두번째 심장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지음, 권도희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가족중 내 능력밖의 병을 갖고 있다는 것은 가슴속에 죄책감을 안겨 준다. 내 아이가 아토피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원인제공은 나일지 모른다는 확실하지 않은 이유는 무조건적인 헌신만이 미안함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물며 아이가 심장병이라면 어떤 엄마든 아이의 심장이 되어주고 싶어 하고 손발이 되어주고 싶어 하지  않겠는가. 비다의 엄마 애비게일 그녀 역시 평생을 딸의 곁에서 맴돌며 위험요소를 모두 제거해주는것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처럼 살아간다. 누군가의 사고로 심장이식 행운이 딸에게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기증자의 죽음은 유감이지만 그 죽음은 모녀에게 포기할 수 없는 행복이고 행운이다. 막연히 기다려 온 그 행운이 현실이 되었을때 그들은 죽음을 빌었던 죄인(?)죄인이 되어 마음놓고 기뻐하지 못했다.

비다는 로리라는 30대 여성의 심장을 기증받았다. 자동차 부품을 갈아끼우듯 새 심장으로 바꿔서 거부반응없이 잘 적응한다는 생리적인 문제외에 그녀에게 새심장은 예전 주인의 안타까운 사랑을 기억하게 하고 행동하게 만든다. 갑작스런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는 로리의 남편 리처드는 장모님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비다와 만난다. 첫만남에서 비다에게서 로리를 느끼게 된다.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는 아내를 어린아이같은 이제 20살 밖에 안된 비다를 통해 연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에 스스로 놀라고 거부하려 하지만 그럴수록 저돌적으로 나 로리야 하며 외치듯 다가오는 비다의 확신에 찬 구애에 리처드는 혼란스러워한다. 하지만 결국 둘은 보이지 않는 텔레파시에 이끌리듯 이미 정해진 운명의 단추를 끼우듯 예정된 수순처럼 둘이 꼭 만나야 할 것 같은 그 자리에서 만난다. 그 순간 둘은 알게 된다. 그 만남을 간절히 원한것은 비다와 리처드가 아닌 로리와 리처드였다는 것을. 비다가 이식수술을 받은 후 새기운은 로리가 전해준 것이였지만 이제부터는 자신의 심장이 될 거라는 알게 된다. 리처드도 이제 비다에게서 더이상 로리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 있던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읽으면서 참 미국적인 로맨스네 하며 읽었다. 우리 나라 처럼 애절하고 사무치는 그림움 가득한 사랑이야기가 아닌 적극적이고 행동지향적인 그들의 사랑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며 읽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난 아내에게서 받은 심장을 가진 비다와 리처드의 다분히 상상가능한 레파토리를 에상하며 읽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의 심장을 가진 그녀에게서 아내를 느끼는 사랑 이야기가 아닌 그녀는 없지만 그녀의 심장이 전하는 사랑이야기엿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지만 우리 육체는 단순한 부품이 아닌 아름다운 기억까지 간직하고 있는 고유한 생명체라는 걸 느끼게 해 준 이야기였다.
내 육체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고 무엇을 기억하게 할 지 곰곰히 생각하게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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