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병아리
한해숙 글, 장호 그림 / 한림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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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책을 읽으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내 아이들이 정말 순수하고 예쁘구나를 발견하고 소리없이 혼자 느낄 수 있는 시간입니다. 늘 말썽피우고 엄마 속을 썩이면 내가 왜 이 녀석들을 낳아서 이 고생인가 싶어 웬수가 따로 없구나 한숨나오는데 병아리처럼 가녀리고 보송보송하고 천진난만한 감성을 볼 때면 정말 천사구나 싶어집니다.

이책을 읽으면서 또 한번 내 아이들이 천사라는 걸 느낍니다.

"안녕, 병아리 에서 안녕은 만나서 반가운거야, 아님 잘가 하면서 헤어지는 안녕이야?"
 하고 아이들이 묻습니다.
"글쎄, 엄마도 모르겠는데 그럼 같이 보자, 어떤 안녕인지."

작은 아이가 아는체를 합니다.
"난 알아 병아리가 죽어서 잘가라고 안녕하는거야.. "
그럽니다. 큰 아이가
"정말? 너 읽어봤어? "
"응 내가 읽어 봤는데 목욕시켜서 병아리가 죽었어."  "어디보자.."


저도 모르는데 어느새 작은 아이가 이 책을 혼자 읽었나봅니다.
그렇게 우린 이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읽는 내내 우리 아들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얼굴을 안 보여줍니다. 결국 병아리의 죽음을 확인하는 순간 상기된 얼굴로 제 누나한테
"그치 내 말이 맞지? "
하며 다시 이불을 뒤집어 씁니다.
큰 아이도 소리 없이 다시 한번 읽습니다.
"우리도 병아리 키우고 싶다"

마음속에선 한 마리 사줄까 싶지만 병아리를 키우는 즐거움보다 떠나보내는 아픔이 너무 커서 내 아이들에게 상처가 생길까봐 핑계를 대고 입을 막아버렸습니다.

아픔도 실수도 아이들에겐 커가는 양분이 되는 것이라 알지만 그래도 웃음만 많았으면 하는 바램이 부모의 마음인가봅니다.

병아리를 떠나보내면서 어릴적 나의 추억도 더듬어보고 내 아이들이 이불 속에 꽁꽁 숨겨놓고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순수한 마음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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