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 2 - 소설 안중근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안중근.


그를 안다고 생각했지만 책을 보면서 실상 아는건 위대한 이름뿐이였나보다.


그의 일대기는 너무나 생소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단한번도 그의 가문에 대해서 궁금해하지도 않았고 어떤 정보도 없었던 터라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행적들은 낯설고 기묘하게 느껴졌고 그의 상무적 기질은 조상대대로 이어져온 것이라는것을 알게 됬다. 그에게 아버지 안태훈은 시국을 바로보는 눈이였고 시대를 읽어내는 힘이였습니다. 언제까지나 그 테두리안에서 젊은 기상을 떨칠거라 여겼던 그는 쇠약해지는 안태훈의 기력만큼 더 빠르게 강하게 성장했습니다. 스스로 나라의 흐름을 읽어내고 제 갈길을 정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은 아버지 스승을 뛰어넘는 청출어람이였습니다.

 




안태훈이 가문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천주교에 의지했다면, 안중근은 그 속에서 모순을 알게 되었고 진정한 구국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을 찾았습니다.그 모순은 열강들이 숨긴 대한제국을 향한 야욕이라는것을 서서히 감지하게 됩니다. 그 야욕을 뿌리 뽑는일은 나라의 원수 이토히로부미를 사살하는 것이라 결정을 합니다. 결정을 실행하기까지 지루하게 서술된 많은 페이지라 여겨지는 그 시간이 자신의 일생을 결정짓는 순간이라 여기면 과감한 결정이였기에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그 길을 가면서 자신의 혈족과 무덤덤(?)하게 다음을 기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나 가지 못할 길이라는 걸 또한번 느낍니다. 오로지 나라의 운명만을 위해 달려가는 그를 묵묵히 놓아주는 어머니, 아내, 형제들을 보니 그들은 또다른 안중근이라 불러야 할 듯 합니다. 이 땅에 수많은 의인이 있다면 그 의인을 의로운 길로 인도할수있는 버팀목은 묵묵히 말없이 제자리를 지켜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새삼 확인합니다.

 

거대한 신처럼 느껴졌던 그도 한 인간이라는걸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동학군을 토벌하려 나섰던 호기가 민망할정도로 그는 훗앓이를 심하게 앓았습니다. 그건 그가 자신만의 길을 찾는 과정에서도 수없이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 과정이 있었기에 위대한 안중근이 탄생했는지도 모릅니다. 이책을 통해 그도 여린 청년시절이 있었고 아내를 위해 마음 한구석 내어주는 사내라는걸 알게 됬고 자식의 후일을 걱정하는 아비라는걸 느낄수 있었습니다. 인간적인 그를 만나는 시간이였습니다.

 

책속에서는 다양한 자료를 참고하고 있습니다. 그의 행적을 조금이라도 더 객관적으로 사실적으로 진술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 노력은 방대한 양으로 표출됩니다. 그 양이 버겁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질지 모릅니다. 좀더 쉽게 빨리 강렬하게 그를 느끼고 싶어하는 우리에게 인내심을 요구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의 행적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바로 지금 그를 지켜보듯 생생하게 그려내기 위해 축약은 양보할수 없었나봅니다.

 

읽는 동안 시간이 꽤 걸렸지만 마지막 장을 덮기까지 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의 행적들은 작가의 수고로움 덕분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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