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아 극장
엔도 슈사쿠 지음, 김석중 옮김 / 서커스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표지가 재미난 만화처럼 그려져서인지 펼치면 배꼽빠지게 웃겨줄 만화를 상상했다. 받아들고 깨알같은 글씨를 보면서 당황스러웠고 그런 생각을 한 나 자신에게 웃음이 나왔다. 일단 웃고 시작했으니 성공한 셈인가?

 

유모아 극장은 12개의 마당으로 되어 있다. 단편들의 이야기는 독창적이고 황당한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어찌 보면 우리가 한번씩은 접할수도 있는 이야기의 연속성도 보여준다.

 

처음 표지는 무엇을 의미하는걸까 그냥 재밌게 그린건가? 하고 무심코 지나갔는데 책속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표현했다.

 

첫번째 이야기 마이크로 결사대에서 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축소되어 잠수정을 타고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공상만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표지에 장식되어 있다. 구린 냄새를 맡고 코를 쥐고 있다. 그건 의도되로 탈출하지 못해 결국엔 대장을 통과해서 항문으로 나올 형편이 되는데 환자는 변비환자라 자신들의 진로확보를 위해 변과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치부했지만 그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으랴~ 이야기속에 나온것 처럼 상처하나 남기지 않고 몸속 종양을 제거해서 수술후 멀쩡하게 걸어 나와 평범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진보된 과학기술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런 공상은 희망이 되서 현실이 될수있는 근거가 될것이다. 그 옛날 로보트 태권브이에 그려진 화상통화장면이 오늘날 현실이 됬지만 그 당시엔 만화속에서나 나올 이야기로 생각했을테니말이다.

 

표지에서 또 눈에 띄는건 왼쪽 하단부에서 원숭이의 애정공세에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다. 여섯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인듯. 방송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거기서 수많은 연예인을 보게 되고 그러면서 화면에서 볼수없는 것들을 보게되면서 친구들사이에서 어깨좀 펼수있는 허세도 부린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건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연예인을 매일 가까이서 볼수있다는것이다. 그녀는 원숭이와 함께 공연을 하는데 원숭이는 암컷이라그런지 자신과 함께 공연을 하는 여자 연예인에게 늘 시큰둥하고 적대적이다. 화면속에서는 둘은 짝꿍이지만 화면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면서 그녀는 원숭이 이야기조차도 꺼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런 그녀가 다른 연예인 남자와 약혼을 한단다. 그녀와의 러브라인은 깨졌지만 대신 그녀와 함께 공연을 하던 원숭이가 그 남자주인공에게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무조건적인 애정을 표시하는데 주인공은 황당하고 야릇한 감정이다.

실제 이런일이 생긴다면 남얘기라면 너무 재밌다. 내 얘기라면 소름돋을것같기도 하고 왠지 내가 특별한 선택을 받은 느낌이 들것 같기도 할것같다. 마치 킹콩영화속에서 킹콩의 사랑을 받는 주인공이 된것같은 느낌.

 

뒤쪽 표지속 강아지도 그냥 넘어 갈 수없다. 여덟번째의 주인공 동물들 속에 나오는 화류병에 걸린 강아지가 아닐까 싶다. 즉 성병이다. 그 사연이 궁금한가? 그럼 직접 읽어보시길...ㅋㅋ

 

일본만의 독특한 문화가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새로운 공상의 세계를 더 이채롭게 만들어준다. 그러면서도 같은 문화권이라 그런지 공감가는 이야기도 많다. 가루이자와 처럼 여름철 휴가지를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만한 휴양지에서 보내고 싶어하는 심리를 재미나게 그려낸 이야기라든가 우리 아이버지에서 처럼 딸아이의 남자친구에 대한 묘한 적대감을 느낀다던지, 자녀들에게 아버지세대는 어쩌구저쩌구~ 한참 훈계하는 모습도 비슷하고, 여자들의 결투처럼 여자들의 질투가 벌이는 웃지못할 유머도 남일같지 않다.

 

결혼후 아이들 뒤치닥거리에 남편, 시어머니 이렇게 다람쥐 체바퀴 돌듯 내 관심 범주는 거기서 늘 맴돌았는데 이책을 보면서 모처럼 나의 환경을 환기시켜준것 같은 느낌이랄까 좋았다.

 

일상이 지루하시다면 유머아 극장에서 한바탕 웃어보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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