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윌리엄 캄쾀바, 브라이언 밀러 지음, 김흥숙 옮김 / 서해문집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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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말라위의 14살 소년 캄쾀바가 풍차를 만들어 좀더 풍요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어찌보면 당연하고 처절한 몸부림 이야기 였습니다.   

처음에는 지루하리 만큼 말라위의 전체적인 사회이야기 배경이야기 문화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이야기들은 우리네의 지난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시간이였습니다. 전기도 없어서 어두워질 시간이면 잠자리에 들어야 하고, 배고픔에 허덕이고, 먹을것을 지키기 위해 서로를 죽이기 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식량이 곧 생존이엿던 시절을 경험한 우리에게 익숙한 배경이였고 그 아픔을 알기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게다가 말라리아가 기승을 부리는 악조건과 싸워야 하고 그들을 품어주어야 할 대통령은 제 배 불리기에 급급한 모습에 읽는 내내 분통이 터졌습니다.  먹을거 앞에서 자신을 그림자처럼 따르는 개 캄바도 죽음으로 내몰았던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에서 어린아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윤리적인 문제까지 떠 앉은 모습에 가엾었구요. 

학비가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하지만 그래도 배우고 싶다는 욕망에 도서관에 갑니다. 그곳에서 캄쾀바의 운명을 바꾸어줄 물리책들을 많이 발견하지요. 어느날 표지를 장식한 커다란 풍차를 보면서 자신이 만들어야 할것이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길버트와 라디오 분해를 통해 발전기, 자석의 원리, 전기의 원리에 대해 기본 지식이 있었기에 그의 머리속에는 벌써 거대한 풍차설계도가 그려졌습니다. 돈과 재료가 풍부하다면 너무 쉽게 실현될수있는 꿈이였지만 보이는 길을 멀리 돌아갔기에 도착했을때의 희열은 더 컸습니다.  

풍차를 만들기 위해 폐차장과 쓰레기장을 뒤지던 그를 보면 친구들과 이웃사람들은 미쳤다고 놀렸지만 그럴때마다 당당하게 지적을 보여주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결국 그들의 영웅이 되지요. 캄쾀바는 아프리카 인들의 더 큰 희망을 실현시켜주기 위해 본격적인 공부를 하게 됩니다.  

중간 중간에 실린 그때의 사진들은 설마설마 하던 이야기들이 눈앞에서 현실이 되면서 두근거림과 기쁨의 설레임을 안겨줍니다. 사실 캄쾀바가 풍차를 만들기까지의 원리와 방법들을 적어놓았지만 사실 전 1/3도 이해를 못하겠더라구요. 보면서 나도 이걸 모두 이해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나도 한번 해볼텐데...싶네요.  

캄쾀바의 이야기를 보면서 꼭 많이 가진 자만이 큰걸 이루어내는건 아니라는걸 실감합니다. 황폐한 삶은 그의 육체를 곤궁하게 했지만 그의 영혼까지 피폐하게 하진 못했으니까요.  

우리 아이들은 너무 많은것을 누리고 잇어 부족한것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배움에 목마름이 무엇인지 이렇게 실감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처한 환경이 다른데 그렇게 느끼라고 강요하는것이 어불성설이지요. 우리 아이들에게 가진것을 제대로 누릴수잇는 걸 가르치는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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