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평범한 책이라고 생각하게 한 첫장 하지만 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하나둘 많아지면서 왜 모두들 감동하는지 공감하며 읽었다.




발달장애 즉 자폐증이라는 병을 갖고있는 손자에게 세상의 시련을 먼저 겪은 장애자 할아버지가 세상을 좀더 살맛나게 살 수 있는 지름길(?)을 알려주는 귀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비단 두사람처럼 특별한 상황에 처한 영혼들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식이 있는 부모라면 또 피해의식을 갖고 궁지에 몰린 자신을 자주 만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샘물처럼 잔잔하게 자신을 적셔줄것이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인생지도를 나 스스로 얼마나 찾았는지 자문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여기선 누군가 물려준 지도는 내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내 인생지도는 부모를 보며 배운 것, 부모가 물려준 것들로 가득차 있다는걸 깨달았다.

그리고 고스란히 답습하듯 내 아이에게 또 그것을 물려주고있다는걸 깨닫는 순간 경악하고 뭔가 바로잡아야지 하며 마음이 분주해졌다. 내 아이에게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어 당당하게 살아가라 말하고 싶은데 이책을 보며 넓은 혜안과 지식을 빌리고 싶은 욕망이 가득해졌다.




또 저자는 말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별과 상실의 아픔은 늘 존재하는데 그 아픔을 달래줄 대체물을 찾지 말라고. 그것은 그저 지나가는것이라고.모든 것은 다만 때가 되면 오는것이라는걸 믿고 올 것은 온다고 믿고 기다리라 말한다.




[상처받은 자가 상처를 준다] 아이들 둔 부모에게 전하는 글을 읽으며 다르고 독특한 처방전을 받아든 기분이였다.

독사는 위협을 느낄 때에만 독을 품는다는 우화를 이야기하며 자식을 괴롭히는 아이들에 맞서 부모는 자식을 위해 어떤 위로를 해주어야 할까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는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해준다. 아이에게 겁쟁이가 되지 않으면서 현명한 처신을 했다는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부모와 자식간의 거리가 한층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난 두아이의 엄마이지만 육아일기 한권도 제대로 써보지 않았다 .

처음엔 흉내처럼 시작했지만 작심삼일처럼 흉내로 끝내면서 내 자신에게 실망하는 계기만 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렇게 진지하게 손자를 위해 소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책을 보면서 늘 아이들에게 큰소리로 야단치고 엄마는 뭐든 제대로 하고 있는데 넌 늘 엉터리라는 인식만 심어준 지난 시간들을 반성하게 되었다.




내 아이에게 책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내 아이가 나를 추억하면서 책 한권 쓸수있을만큼

영혼의 스프 레시피를 많이 만들어주어야겠다.




세월이 지나서 예전에 편지를 꺼내보고 싶은것처럼 이 책 한권도 언제나 내 인생의 지침서처럼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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