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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밥상 - 유기농 대표농부 10집의 밥상을 찾아서
안혜령 지음, 김성철 사진 / 소나무 / 2007년 2월
평점 :
농부의 밥상
개인적으로 화사하고 세련된 것 보다 구수하고 투박하고 손때가 묻은 것을 좋아해서 이책 너무 읽어보고 싶었답니다.
따뜻함이 느껴지는 나무상에 정갈하게 차려진 우리음식의 사진이 담긴 표지가 그래서 정말 좋았구요.
내용은 우리의 전통 밥상을 맛있게 차려내는 10분의 집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있네요.
그래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이 너무 재밌게 꾸며져있어 지루한지 몰랐어요.
재미중에서 남의것 엿보는 재미도 솔솔하잖아요.
여자들이 남의 집들이가면 부엌살림살이부터 구경하듯 이분들의 살림살이 구경 재미 질투하며서 봤습니다.
그리고 밥에 대해 10가지 이야기로 꾸며져 있어서 넘길때마다 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구요.
모든분들의 밥상이 모두 탐났어요.
공통점이 있다면 밑반찬이 많다는것과 사시사철 제철 음식을 먹는다는거였습니다.
그리고 버리지 않는다는것...
읽으면서 부러움도 컸지만 저에 대한 자부심도 커지던걸요.
시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우리집은 대부분 토종 입맛에 맞는 토종음식으로 차려지거든요.
야채는 농약이 없는 것으로 대부분 차려지구요 계절음식을 찾아먹죠.
불편하고 귀찮아도 손으로 만든 음식을 고집하구요.
그것이 곧 건강과 직결되니까요.
무얼먹는지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다는 말은 꼭 맞는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의 먹거리 욕심이 건강한쪽으로 바뀌어갔으면 좋겠다 싶어졌습니다.
아직도 tv에서는 아이들에게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인스턴트 식품을 사주는 부모의 모습을 자상하고 대단한 부모처럼 그리는걸 보면서 혼자 분개합니다.
그건 진짜 자식사랑이 아닌데 왜 저렇게 보여주는지 몰라...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만 혼란스럽게 하고.
혼자 그럽니다.
이책을 읽으면서 욕심많은 저는 내내 나도 이거 해먹어야지 이것도 해먹어봐야지..혼잣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우리도 아이들 조금만 더 크면 마당이 있는집으로 옮겨서 이것저것 심어서 직접 재배해먹자도 했더니 남편도 그러자고 합니다. 자연식 입맛으로 따지자면 남편이 선배거든요. 전 그런 남편과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바뀐거구요. 아이들도 그런 엄마의 입맛에 길들여지고 커가면서도 그 입맛을 그리워 하기를 바라면서 먹거리를 준비합니다.
요리책 들여다보듯 이책은 제 손에 가끔씩 들려질것입니다.
봄이면 이집에서는 뭘 해먹었지? 아참 뽕잎이 생겼는데 어떻게 해먹었드라...
이렇게 심심찮게 물으러 갈겁니다.
시어머니 한분 더 모시는것처럼 장인의 손길 느껴지는 엄마손 잡은 듯 든든해집니다.
웰빙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은 이책 권하고 싶습니다.
진정한 웰빙이 무엇인지 자연스러움이 무엇인지 알게 될것입니다.
우리것이 점점더 어색해지고 패스트푸드가 익숙해져가는 아이들에게 우리것을 더 많이 기억하게 해줄 엄마의 밥상
그건 정말 엄마의 몫입니다.
밥은 입으로먹고 똥으로 배설되는 생리적인 것이 아니라
그속에 수많은 생각과 추억과 건강과 이야기가 피어날수있다는걸 알게 해주는 책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