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탄소 사회의 종말 - 인권의 눈으로 기후위기와 팬데믹을 읽다
조효제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업의 기후인권 책임

전통적으로 국가가 인권에 최종적 의무를 가진 주체였지만 신자유주의적 지구화가 진행되면서 기업, 특히 다국적기업의 영향력이 웬만한 국가보다 더 커졌다. 유엔은 2011년 「기업과 인권 이행지침」을 발표했다. 인권의 발전사에서 큰 변화로 기록될 만한 일이었다. 지침의 주요 골자는, 책임 있는 모든 기업 행위자는 자기 행동이 인권에 끼친 부정적 영향에 대해 책무를 져야 하며, 필요한 경우 구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433
적어도 기업 활동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겠다는 인권의 ‘존중’ 의무를 강조한 내용이다. 이를 기후위기에 적용하면 모든 화석연료 기업은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야 한다.

국제인권법의 기준과 원칙 적용
「세계인권선언」 「자유권규약」 「사회권규약」과 같은 인권 정전들canons, 그리고 「비엔나선언 및 행동계획」(1993) 「발전권선언」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의제」 등이 「기후변화협약」 내에 녹아들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인권을 보편적으로 보장해주고(보편성), 권리들을 따로 분리하지 못한다는 원칙(불가분성), 평등과 불차별, 참여와 포용, 법의 지배 등이 기후레짐에도 똑같이 포함되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탄소 사회의 종말 - 인권의 눈으로 기후위기와 팬데믹을 읽다
조효제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후난민자격. 키리바시

물 부족, 토양 염류화,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범죄 등 사회문제가 극심해지자 테이티오타는 뉴질랜드에 기후난민 자격을 신청했다. 하지만 신청이 거부당하자 유엔에 진정을 넣었던 것이다.
자유권위원회는 일단 그의 진정을 기각했다. 당장 난민이 되어야 할 정도의 긴급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위원회는 앞으로 기후위기 때문에 난민 신청자의 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면 「난민협약」의 ‘강제송환 금지non-refoulement’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 정식으로 기후난민이 인정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412
키리바시, 몰디브 같은 작은 섬나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 자체가 지도상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키리바시는 2014년 피지의 바누아레부섬에 약 20제곱킬로미터의 땅을 900만 달러에 구입했다. 서울의 구로구와 비슷한 크기다. 일단은 식량 조달을 위한 용도이지만 유사시에는 이주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국가의 영토 자체가 사라지는 일은 인류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태다.
413
키리바시의 타네티 마마우Taneti Maamau 대통령은 2020년 8월, 중국의 도움을 받아 산호초의 준설 작업을 통해 키리바시의 해발을 1미터 정도 높인다는 국토 보존 계획을 발표했다. 그렇게 하면 국민들이 이주를 하지 않아도 얼마 동안 더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한다.
414
하지만 이러한 미봉책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해수면 상승으로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섬나라들의 상황은 ‘영토-주민-정부’의 세 요소로 국민국가가 형성된다는 국제정치의 기본 전제를 무너뜨리는 현상이다. 국토 없는 국민, 국토 없는 국가를 상상할 수 있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탄소 사회의 종말 - 인권의 눈으로 기후위기와 팬데믹을 읽다
조효제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후 이주민

흔히 기후난민이라 부르지만 국제법상으로 엄밀하게 보면 기후변화로 인한 이주자 혹은 강제 이산민이라 부르는 편이 정확하다.
406
국제 「난민협약」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상황을 반영하여 상당히 협소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이래 전 세계에서 매년 2,170만 명의 국내-국제 이산민이 발생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2050년까지 2억 명의 환경 이산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세계은행은 2050년까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8,600만 명, 남아시아에서 4천만 명, 라틴아메리카에서 1,700만 명, 도합 1억 4,300만 명의 국내 이산민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407
유엔은 ‘급격한 개시’ 사건에 의한 이재민 그리고 ‘완만한 개시’ 사건에 의한 국제 이주를 포함해 모든 기후변화 관련 이산민, 이주자가 어떤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408
기후변화로 이주하는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폭력, 갈취, 강간, 인신매매, 강제 노동, 사기 등 온갖 인권침해에 노출된다.
특히 경제·사회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이산민이 되기 쉬우며 이들은 사회적 의미에서의 지하 생활자로 떠돌 가능성이 높다. 환경 이주민들이 국외로 이동할 때 그들의 입국 및 체류 자격 그리고 그것에 따르는 처우 및 권리 보장에 대한 인권기반적 법제가 마련되어야 하고, 이들이 자기 땅으로 귀향할 때에도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409
또 이들이 타향에서 재정착할 경우, 인권원칙에 따라 최소한의 기본권과 생계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410
작은 섬나라 국가에서도 기후변화에 의한 이주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411
최근 남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의 남타라와섬에 살던 이오아네 테이티오타Ioane Teitiota가 유엔 인권위원회(자유권위원회)에 뉴질랜드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한 사건이 있었다. 남타라와섬의 인구는 1947년만 해도 1,641명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5만 명으로 늘어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탄소 사회의 종말 - 인권의 눈으로 기후위기와 팬데믹을 읽다
조효제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활동가 살해 실태

브라질에서 극우파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아마존 산림이 막개발 되면서 킬롬볼라Quilombola 부족과 같은 토착민들의 삶이 크게 파괴되었다. 대두 농사를 지어 가축 사료용으로 수출하기 위해 개발업자들이 열대우림에 밀려 들어와 숲을 태우고 파괴한다. 결국 선진국들의 ‘탐욕스런 소비 욕구’가 아마존 토착민들을 파멸로 몰고 있는 것이다.
399
자신의 생활 터전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토착민 환경운동가들이 벌목업자, 지역 유지, 경찰의 탄압을 받아 살해되는 경우가 흔하다. 기후위기, 환경파괴, 생계 파괴, 생명권 파괴가 함께 일어나고 있다. 2002~2017년에 전 세계 50개국에서 총 1,588명의 토착민 환경운동가들이 살해되었다는 조사가 있으며, 2019년 한 해에만 212명이 살해되었다.
400
환경보전은 인권을 위해 중요하고, 인권은 환경보전을 위해 필요하다. 기후위기 시대에 인간이 자연을 착취할 권리를 강조하지 않고, 자연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강조하도록 하는 연결 고리가 토착민들이라 할 수 있다.
4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탄소 사회의 종말 - 인권의 눈으로 기후위기와 팬데믹을 읽다
조효제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후와 스포츠

2020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산불로 모든 스포츠 행사가 중단되었고, 코로나19로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었을 정도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거의 모든 야외 스포츠, 특히 육상이나 마라톤 같은 경기는 진행이 불가능하다. 미세먼지로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가지 못하게 되면 정신적, 심리적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 해수면 상승으로 골프장에 바닷물이 들어오고, 폭우로 인한 경기장 침수와 범람으로 오랜 기간 체육 활동을 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스포츠는 기후위기의 피해자이면서 유발자다. 환경사회학자 데이비드 골드블라트David Goldblatt가 2020년 6월에 발표한 보고서가 이 같은 점을 잘 지적한다.
395
올림픽으로 배출되는 탄소를 조사한 결과가 있다. 하계올림픽의 경우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120만 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340만 톤, 2016년 리우 대회에서 360만 톤을 배출한 것으로 나왔다. 동계올림픽의 경우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25만 톤, 소치 대회에서 52만 톤, 한국의 평창 대회에서는 무려 159만 톤을 배출했다.
396
전 세계에서 매년 스포츠 활동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앙골라나 튀니지 같은 나라의 1년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고 한다. 환경 지속가능성 조항이 1999년에 「올림픽헌장」에 포함되었고, 국제올림픽위원회는 2030년부터는 올림픽대회에서 탄소 중립이 아니라 탄소 배출 제로를 지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