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가 박래군이 쓴 한국현대사 인권기행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여기 대한민국의 역사가 있고 인권의 현주소가 있다. 대한민국이 진보하기 위해서는 박래군이 가슴에 불을 안고 찾은 이 장소들과 이곳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외면하고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우리가 애써 고개 돌리고 잊고 싶어했던 그곳에서 대한민국 인권의 첫 걸음이 내디뎌진다.
제목도 좋고 내용도 좋고, 표지 그림도 번역도 좋다. 봄날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에 읽으면 좋다.너무 눈부신 봄에 말고 조금씩 꽃이 지기 시작하는일본 느낌으로 쇠락하는 봄날에 말이다.조금은 물기 묻은 봄날 어디쯤에서 말이다.나는 2020년 4월에 긴 답답함과 고요함 속에서 아주 천천히 조금씩 이 책을 읽었음을 기억할 것이다.
올해 내가 어떤 책을 더 읽든지 이 책보다 더 좋은 책을 만나기 힘들 것 같다. 이 책은 장애인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인간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나는 이토록 인간이라는 존재가 존귀하고 존엄을 누릴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새삼 깨달았다. 그 말은 이 책을 통해 내가, 당신이, 우리가 모두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며 거기서 무한한 감동과 위안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렇게 아름다운 주제가 이토록 논리적이고 명확하며 지적인 문체로 서술되다니...이토록 좋은 책을 써준 작가에게 큰 감사를 느낀다. 내가 일상의 최소한의 것들을 하는 시간을 배제하고 오로지 수행자처럼 책만 읽는 이유는 이처럼 좋은 책을 발견하는 오늘 같은 벅찬 순간을 만나기 위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