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대한 건축가의 생애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 매우 유의미한 독서경험이었지만 아르떼 출판사의 이 시리즈를 즐겨읽는 독자로서 2가지의 의문 때문에 읽고 나서도 썩 개운치 않다. 첫째 이 시리즈는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이라는 모토를 달고 있다. 당연히 예술가의 생애와 업적의 기술과 함께 기행문 형식의 과정이 담기고 그 과정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적지 않다. 그런데 이번 책에서는 도대체 프롤로그에서 르코르뷔지에 무덤을 찾는 여정 빼면 본문에서는 전혀 여정이 느껴지지 않는 건조한 문체만 나열되어 있어 작가가 실제로 어디를 다녀왔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둘째 건축가를 다룬 책임에도 그 건축가의 대표적 건축물에 대한 사진이 없다. 빌라 사보아나 롱샹 성당에 대한 설명만 난무하고 실제 사진은 빌라 사보아가 있는 거리 모습, 롱샹 마을 풍경이나 우표에 그려진 롱샹 성당 그림만 보여준다. 이해할 수 없다. 그나마 유현준의 책에서 본 작품들을 떠올리며 인터넷을 찾아 작품을 봐야했다.이 시리즈의 모든 책들이 독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인 패턴은 지키면서 출간되길 바란다. 알라딘에서 매 신간을 알리는 광고가 뜰 때마다 두근거리며 확인하는 독자로서의 작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