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선생님이 돌아가셨다..아침에 경향신문에 쓴 노회찬의 추모글을 읽으며 끝내 울고 말았다. 누구집에나 신영복의 책 한두권은 있다. 좋은 책들을 많이 쓰셨기 때문이다. 신영복 책과의 추억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우연히 버스를 타고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지나다가 버스 안에서 창문 밖을 통해 본 신영복의 <엽서>와의 추억이 남다르다.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도 좋지만 그의 손글씨를 느낄 수 있는 엽서와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책으로 만든 영인본 <엽서 >는 당시 절판이었고 가지고 싶은 책 목록에 있었는데 우연히 버스 안에서 헌책방에 진열된 책을 발견한 것이다. 당장 버스에서 내려 온 길을 거슬러 가 그 책을 손에 넣었다. 여러 좋은 글들이 많지만 (청구회 추억) 에피소드는 정말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청량한 감동으로 기억된다. 노회찬은 추모글에서 사람을 만나고 대하는 법을 어디서 배웠냐고 묻는다면 신영복 선생이 육사 교관시절 가난한 아이들과의 우정을 그린 `청구회 추억`에서 배웠다고 답할 것이라고 썼다. 사람과의 관계가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한 것도 그 글이라고 했다. 나 또한 이 아름답고 담백한 글 속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예쁜 그림과 함께 청구회 추억 에피소드만 따로 편집한 책이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으면 좋겠다. 청년시절부터 그의 인품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선생이 없는 대한민국은 더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