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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우리는 이기적일까 - 인문학으로 풀어보는 너, 나, 우리의 16가지 고민
송가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7월
평점 :
어느 날, 서울로 가는 버스 안에서 우연히 할아버지 두 분이
말씀하시는 걸 듣게 됐다. 나는 버스 뒤쪽 좌석에 앉아있었고 할아버지 두 분은 네 줄 정도 앞에 앉아 계셨는데 이야기의 요점은 뭐, 요즘 애들은
이기적이고 버르장머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어른들의 시각에서 본 20대는 이기적인 존재인가 보다. 눈은 높고 주어진 상황에 감사할 줄 모르는,
자기만 아는 존재들. 한참 열변을 토하셨는데 나와 옆자리의 내 또래쯤 되는 여자는 잠깐 눈이 마주치고는 멋쩍어서 서둘러 이어폰을 각자의 귀에
집어넣었다. 그날 버스에서 서울로 가는 내내 나는 우리 20대가 그렇게 이기적인가 한참 생각을 했었다.
이 책 <20대, 우리는 이기적일까> 제목을 보자마자
그때가 떠올랐다. 그때 한참 생각했다고 해도 서울에 도착하기까지 한 시간 안쪽의 시간이었을 뿐이고 결론이라고 해봤자 옛날과 지금은 상황자체가
다르다는 것일 뿐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목숨이 위태롭던 시기의 삶을 살아온 어른들의 눈엔 지금 20대의 고민이 하찮은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각종 사회문제에는 관심을 갖기보다 자신의 학점, 토익점수, 취업에 관심 갖는 모습이 이기적으로 보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20대의 그런
모습들이 정말 이기적이기만 한 걸까? 우리의 고민은 가치가 없는 것일까?
저자는 책상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종이 뭉치를 보고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삶에서 마주하는 현실적인 일들에 대한 고민들을 적은 종이.. 저자는 거기에 전공인 인문학을 적용했다. 책 앞날개를 보니 저자도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일까 찾느라 방황했고 지금도 방황 중인 것 같다. 조경학부에 입학했다가 다시 심리학과에 입학하고 또 철학과 대학원을
나왔다고 한다. 읽기 전부터 책 내용이 쉽지만은 않겠구나, 생각은 했다. 타인의 잣대를 무시하고 살아가기 힘든 대한민국에서 떠밀리듯 살아가는
너와 나, 우리를 위한 삶에 대한 16가지 고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늦었다는 것은 과연 문제일까, 대학에서의 우리의 모습들, 우리의
이기심, 학력에 대한 몇 가지 오해, 어른이 된다는 것, 자기 찾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 등등. 딱 봐도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20대이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읽고 싶었고 오랜 시간 더 붙잡고 있었다. 그래서 더 잘 읽히는 부분이 있는가하면 도무지 책장을 넘기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다. 그 고민에 대한 정답은 이거야.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고민이란 걸 다들 왜 하고 살겠는가. 그렇지만 한번쯤 읽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20대들이 공감하고 앞으로 살아가는 데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도록 도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꼭 20대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읽고
우리 20대들이 무슨 고민을 하며 사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