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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지음, 이장미 그림 / 한겨레출판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 이 책 너무 좋다ㅠㅠ. 먼저 읽은 친구가 좋다고 그랬는데
읽어보니 진짜 좋다. 이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는 공지영 작가가 딸 위녕과 독자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레시피를 담은 책이다. 총
27개의 간단한 요리법을 알려주면서 딸과 독자들이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기를,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기를 바라는 응원을 담은 책이다.
‘위로’를 이야기 하는 책이 정말 많은데 그 중에서 이 책이 눈길을 끌었던 건 위로와 함께 음식 레시피가 더해져 색다른 느낌을 주어서가 아닐까.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위로받는 방법이 다를 테지만 비슷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맛있는 음식으로 위로 받는다는 것! 나는 먹는
걸 좋아해서 여러 맛있는 음식들에 위로 받는 경우가 많다. 음식이 주는 위로의 힘을 잘 알아서인지 이 책 참 재밌게, 인상 깊게 읽었다.
이 책은 총 3부에 걸쳐 27개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날, 자존심이 깎이는 날, 속이 갑갑하고 느끼할 때, 아픈 날, 특별한 것이 먹고 싶을 때, 술 마신 다음 날 등등 각 상황에 어울리는
요리들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야기를 해준다.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 같은 거.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알게 된 것들, 느낀
것들을... 딸과 독자에게 애정을 듬뿍 담아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먼저 간단해서 한번 직접 만들어봐야겠다고 느끼게 해준 레시피들이 좋았다.
맛있지만 몸에는 별로 좋지 않는 것들이 아니라 내 몸에 진짜 좋은 것들, 그것을 직접 내 손으로 만들어 맛있고 즐겁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레시피도 레시피지만 개인적으로는 같이 어우러진 그 따뜻한 이야기들이 너무 너무 좋았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해봤을 생각들, 아니면 지금도 여전히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을 문제들에 대해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풀어낸다. 책을 읽고 나니 나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절실히
깨닫게 됐다. 더 자기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몸에 좋은 것들을 먹고, 깔끔한 좋은 옷을 입고, 좋은 말을
듣고, 좋은 향기를 맡고. 나를 사랑하는 것은 바로 내 몸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 정말 공감한다.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은 자기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매일 아침 면도를 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와 함께 빵을 먹었던 동료가 죽어나가는 그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인간으로 느끼지 못하도록 돼지라고 불리는 그 상황에서도 그는 자기 자신이 존엄한 인간임을 잊지 않기 위해 면도를 한 것이다. 나도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아끼고 내 자신이 존엄한 인간임을 잊지 않으면서 열심히 충실하게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