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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 마음속 108마리 원숭이 이야기
아잔 브라흐마 지음, 각산 엮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라는 책에서 마음속 108마리
코끼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아잔 브라흐마 스님이 이번에는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라는 책에서 마음속 108마리 원숭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복잡하고 번잡한 마음을 시끄러운 원숭이라고 표현한 것이 참 재밌다. 마음속이 시끄럽고 번잡할 때는 조용한 곳에서 생각에 잠기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런 책 한 권 함께 읽으면 생각이 많이 정돈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명상 에세이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한시도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원숭이 마음, 즉 분주한 마음과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108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쉽게 읽히는 재밌고 감동적인 108가지의 이야기. 그런데 이게 하나하나 읽고 나면 생각할 거리가 참 많아진다.
어느 정도 컨트롤 할 수 있을 정도의 생각과 목표는 나를 나아가게
하지만 가끔은 내가 왜 이렇게 이 모든 걸 잡고 있으려 하는 건가 지칠 때가 있다. 이걸 놓으면 편해질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게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그런 상황이랄까. 한시도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그 원숭이 마음을 나도 갖고 있는 것이다. 원숭이 마음 없이 산다는 게 가능하긴 할까?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마음을 고요하게 유지하기가 왜 이렇게 힘든 것이었을까. 그동안 핵심을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내 마음 하나 제대로 모르고도 살 수는 있구나. 이런 여러 가지 생각.
한 남자가 분노와 상처 입은 자부심을 극복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
방법을 알려준 그 선생님은 정말 현명하신 분 같다. 반 아이들 사이에서 불만이 생겨 큰 싸움이 일어날 것 같았던 상황에 선생님은 반 아이들을
모두 모아 책상에 앉히고 연습장 한 장을 찢으라고 지시했다. 반으로 나눠 왼쪽에는 자신이 싫어하는 아이의 어떤 점이 싫은지, 어떤 점이 미운지
적게 하고, 오른쪽에는 그 아이에 대해 칭찬하고 존중해주고 싶은 점을 적으라고 했다. 왼쪽은 가득 채울 수 있었지만 오른쪽은 적기 쉽지 않았다.
미워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선생님이 다그쳤기 때문에 아이들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적었다. 그 후 선생님은 이제 그 종이의 반을 찢으라고
지시했고, 자신이 지금부터 휴지통을 들고 다닐 테니 거기에 왼쪽부분을 버리고, 오른쪽 부분은 자신이 미워하는 그 친구, 당사자에게 전해주라고
했다. 한 남자도 종이를 받았다. 자신을 제일 미워하던 이가 그의 장점을 적어 전달해준 종이였다. 그는 죽을 때까지 그 종이를 지갑에 넣어
가지고 다니며 누군가에게 화가 치밀 때마다 꺼내서 들여다보았다고 한다. 이게 만약 자신을 제일 미워하는 친구가 자신에게 발견할 수 있었던
점이라면 자신도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의 좋은 성품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스님 말씀처럼 자신에게 대입해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자신이 싫어질 때 종이 한 장을 꺼내 왼쪽, 오른쪽에 적는 것이다. 그리고 단점을 적은 왼쪽은 버리고 장점을 적은 오른쪽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자주 꺼내보는 것이다. 그러면 나에게도 이런 장점이 있구나 깨닫고 무너져 내릴 것 같을 때마다 자신을 존중하며 일으켜 세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들,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좋은 책이었다. 만족할 줄 알고 느긋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