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엔 보관가게
오야마 준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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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근교의 한 상점가 끄트머리에 위치한 한 가게. 간판도 없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가정집인지 가게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운 그 곳은 보관가게라는 곳으로, 하루 100엔이면 어떤 물건이든 맡아주는 곳이다. 보관가게라? 설정이 특이한 것 같아서 관심 갖게 됐는데 책 소개를 보니 소소하고 따뜻한 느낌의 소설이라고 해서 더 기대가 됐다.

이 가게의 주인 도오루는 어릴 적 사고로 앞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성실하고 따뜻하고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이라서 목소리만 듣고도 어떤 손님인지 기억하고 그 사람이 어떤 물건을 맡겼는지 그 물건을 자신이 어디에 보관해두었는지 금방 찾아내 실수 없이 맡은 일을 하고 있다. 경쟁자가 없는 가게라서 어떻게든 유지는 하고 있으나, 찾아오는 손님은 드물다. 하루 종일 아무도 안 올 때도 있는데 도오루는 손님을 기다리는 내내 평온한 표정으로 점자책을 읽는다. 손님이 찾아오면 어떤 물건이든 맡아두는데, 기간을 정해서 하루 100엔으로 계산해 먼저 돈을 선불로 받고, 약속한 그 기간이 지나도 찾으러 오지 않으면 그 물건은 도오루의 것이 된다. 그러면 처음부터 버릴 목적으로 이 가게를 찾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런 사람도 있다. 하루만 맡아달라고 100엔 내고 오지 않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처리하는 비용 때문에 오히려 적자가 계속된 시기도 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이 책은 이런 특이한 보관가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책이다.

재미있는 건 각 장마다 화자가 다른데 4장 빼고 나머지는 그 화자가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각 장 앞부분 읽을 때마다 무엇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갈까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1장에서는 포렴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일본의 술집이나 음식점 등의 출입구에 늘어뜨리는 천, 간판 역할을 하는 포렴이 자신의 입장에서 보관가게를 설명해주는데 정말 재밌었다. 도오루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1장에서 알 수 있는데 그 사연이 흥미로웠고, 포렴의 눈에 비친 주인의 모습과 손님의 모습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이 책에 푹 빠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2장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바로 크리스티라는 이름을 가진 자전거.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이다. 오랫동안 자전거 가게의 천장에 매달려 길거리를 쌩쌩 달리는 자전거만 부러워했던 크리스티에게 드디어 주인이 생긴다. 하지만 즐거움은 잠시 크리스티는 자주 보관가게에 머무는 신세가 된다. 자전거를 보관가게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주인의 사연과 보관가게를 묘사하기도 하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그런 크리스티의 모습이 너무 웃겼다. 결국 크리스티가 있어야 할 제자리로 가게 된 결말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3장은 유리 진열장의 입장에서 주인이 오르골을 보관하게 된 사연을 이야기한다. 그 사이 17년이 흘렀고 4장에서는 유일하게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가키누마 나미라는 여자인데 17년 전 아이였을 때 이 보관가게에 부모님의 이혼 서류를 맡긴 적이 있다. 그녀의 이야기 후에 마지막 5장에서는 이 보관가게의 사장님이란 이름을 가진 고양이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비누 아가씨가 등장하는데 이 이야기는 좀 슬펐다. 다행히 에필로그를 읽고 가슴을 쓸어내렸는데 정말 에필로그 읽기 전에는 가슴이 철렁했다.

전체적으로 특이하면서 따뜻하고 재미있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처럼 시리즈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다. 다음 화자는 무엇일까, 우리 동네에 이런 보관가게가 생긴다면 나는 무엇을 맡길까 상상하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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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 서른 살 빈털터리 대학원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공부법 25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효진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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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독서에 관한 책은 무조건 관심을 갖게 된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책도 제목을 읽자마자 이건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태까지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하는 책을 여러 권 읽어왔지만 이 책만큼 100퍼센트 공감하면서 읽은 책은 없었다.

이 책은 <내가 공부하는 이유>의 저자이자 일본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인 사이토 다카시가 자신이 독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자신의 독서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는 매일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TV 방송에 출연하며, 짬짬이 글을 써서 책을 내고, 강연을 하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절대 독서를 거르지 않는다고 한다. 비록 짧은 시간일지라도 하루도 책을 펼치지 않은 날은 없다고. 그 이유는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알기 때문이다. 과거 서른이 넘도록 대학원을 다니며 이렇다 할 직장 없이 공부하고, 힘들게 쓴 논문이 인정받지 못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묵묵히 책을 읽었고 시간이 흘러 지금의 위치에서 되돌아봤을 때 지금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은 매일 책을 읽은 덕분이라는 걸 절절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저자의 말에 100퍼센트 공감했다. 단 한 군데도 내 생각은 좀 다른데 라고 느낀 부분이 없다. 이런 책 찾기도 힘든데. 정말 평소에 내가 독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과 일치해서 놀랍기도 했고, 반가운 마음이었다. 특히 더 공감했던 부분을 꼽아보자면, 먼저 인생에 쓸모없는 책은 없다는 이야기. 내 주변만 해도 소설책을 읽고 있으면 취업에 도움도 안 되는 거 왜 읽느냐는 둥, 오히려 시간 낭비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전에 만화책을 읽고 있으면 오히려 한심하다는 듯이 ‘네 수준을 알겠다’는 눈빛을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자기계발서를 무시하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고. 어떤 책을 읽고 읽은 사람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나는 그것에 대해 아무도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소설책이든 만화책이든 잡지든 자기계발서든 어쨌든 읽은 사람이 단 한 줄이라도 앞으로 자기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면 그건 그 책이 자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인생에 쓸모없는 책은 없다는 이야기에 공감한다.

다음으로 추천도서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는 이야기. 친구들로부터 책 추천해달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러면 나는 끌리는 책을 읽으라고 대답하는데 친구들은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서 이 책은 어때, 이 책은 읽어봤어? 라고 묻는다. 나는 베스트셀러라고 무조건 다 읽지 않고, 베스트셀러가 아니더라도 끌리면 읽는다. 베스트셀러 목록 자체를 잘 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고르는 기준을 베스트셀러에 두는데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 책이나 끌리는 책을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또, 독서 경험이 늘어날수록 나만의 독서법이 생긴다는 이야기. 나 역시 경험한 것이기에 공감했다. 나는 책 읽는 속도가 지금도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닌데, 예전엔 많이 느렸었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면서 나름의 요령이 생기면서 속도가 예전보다는 많이 빨라진 걸 느끼는데 독서 경험과 습관에 대한 이야기에 많이 공감했다.

마지막으로 동시병행 독서법도 많이 공감했다. 이 방법이 옳고 다른 건 옳지 않다 그런 건 당연히 아니고 그냥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라서 많이 공감했던 것 같다. 나는 장소마다 책을 다르게 읽는다. 한 번에 여러 권을 읽어서 주변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긴 하는데 이렇게 읽는 사람들도 꽤 많다고 들었다. 뭐 다 각자의 방법이니까. 나의 경우는 화장실이나 침대 옆에, 가게에, 거실에, 가방 속에 한 권씩 두고 동시병행해서 읽는다. 어디에 있든, 얼마나 시간이 나든 항상 책을 읽는다. 화장실에서 무슨 책을 읽느냐고 할 수도 있는데, 의외로 그 시간을 이용해서 일주일에 한 권 이상 읽을 수 있다. 그 책이 진짜 재밌는 경우에는 양치하는 잠깐의 시간에도 한 두 페이지 읽기도 한다. 자기 전에 침대 옆에 있는 책 읽고, 가게에서 쉴 때 읽고, 가방 속에 넣어둔 책은 버스 안에서나 어딘가에서 누구 기다릴 때 읽을 수 있다. 밥 먹을 때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라서 안 읽지만 혼자 밥 먹을 때는 책을 읽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짜 공감한 부분이 저자가 텔레비전을 볼 때 책을 읽는다고 말한 부분이었는데 나도 그럴 때가 있다. 엄마께서 옆에서 텔레비전 소리 때문에 책이 읽히느냐고 말씀하시긴 하는데 그게 진짜 가능하다. 재밌는 소설책 같은 경우는 몰입이 금방 되기 때문에 나의 경우는 텔레비전 볼 때 소설책을 주로 펼쳐놓고 볼 때가 있다. 나는 저자처럼 일주일에 10권까지는 아직 못하고 한 번에 5 ~ 6권정도 동시 병행해서 읽고 있다. 나한테 잘 맞는 독서법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렇게 읽을 생각이다.

독서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진짜 독서는 중요하구나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나와 독서에 대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점이 읽으면서 매우 흥미로웠다. 좀 더 내가 독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깔끔하게 정리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좋았다. 도대체 독서를 왜 해야 하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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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해내는 힘 - 세상의 상식을 거부한 2014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나카무라 슈지 이야기
나카무라 슈지 지음, 김윤경 옮김, 문수영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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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시작은 정말 중요하다. 어떤 일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만 하지 말고 한 발 내딛어서 그 일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고, 그 후에는 꾸준하게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이러한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데 성공이 쉽지 않은 이유는, 모든 사람이 성공하는 건 아닌 이유는 무엇일까? 중간에 포기해서가 아닐까? 시작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끝’인데, 끝까지 하지 않고 중간에 멈춰버려서 성공이 힘든 게 아닐까?

생각해보면 모든 일이 다 하다보면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찾아오는 것 같다. 공부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매년 새해 계획으로 의욕 넘치게 실천하던 일들을 중도 포기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끝매듭을 제대로 짓지 못하는 내 자신에게 실망하곤 했다. <끝까지 해내는 힘>이라는 제목을 보고 정말 어떤 일을 끝까지 하는데도 해내는 힘이 필요하구나, 느꼈다. 자꾸 의지가 약해지는 나에게 큰 조언을 해줄 것 같아서 읽게 됐다. 제목만 보고는 몰랐는데 보니까 2014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나카무라 슈지의 이야기였다. 와 대박. 더 기대가 됐다.

이 책의 저자 나카무라 슈지는 청색 LED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세계 최고의 LED 전문가이다.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계 최초로 청색 LED 개발에 성공했는데 그가 개발한 청색 LED는 21세기 LED 조명 시대를 열었으며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IT기기의 혁신을 가능하게 해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 책 속에서 그는 청색 LED 개발을 어떻게 성공하게 됐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 또 그 과정에서 어떤 실패를 했고, 그럴 때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벽을 기어올라서라도 끝까지 해내라고, 시간이 얼마나 걸려도 상관없으니 하나의 일을 완성하라고, 가장 중요한 것은 끝까지 해서 그 일을 완성시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그 말이 그냥 입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자신의 인생을 통해 보여주는 말이라 설득력이 있었고, 읽으면서 그 인내와 끈기에 박수를 보냈다. 어떤 일을 시작하고 조급함 때문에 끝까지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하기도 했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됐고, 그의 끝까지 밀고 나가는 추진력을 본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파트 5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보통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여야 시작하지 않나? 70퍼센트 가능하다던가, 50퍼센트 가능하다던가. 그런데 저자는 50퍼센트는 커녕 1퍼센트도 성공 가능성이 없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가능성에 주목했고 결국 성공했는데 그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저자는 청색 LED의 유력한 재료로 가장 가능성이 있었던 셀렌화아연을 포기하고 결정화가 어렵다는 큰 결점을 가진 질화갈륨을 선택했다. 스스로 말한다. 당시 이 판단은 완전히 비상식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거라고. 그가 질화갈륨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가 셀렌화아연에 비해 청색 LED의 재료로 성공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완전히 제로가 아니라 제로에 가까운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고. 두렵지 않았을까? 중대한 결점을 가진 것을 선택한다는 게. 제로에 가까운 가능성을 비관적을 보지 않고 그래도 완전히 제로는 아니지 않느냐고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 진짜 대단한 것 같다. 괜히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건 아니었다 진짜. 근데 또 가만히 생각해보면 남들이 선택하지 않은 재료로 개발에 성공해 제품으로서 완성한다면 그것은 그의 독자적인 제품이 돼서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건 당연한 사실이므로 자신이 셀렌화아연이 아닌 질화갈륨을 선택한 건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던 예전에 읽은 <제로 투 원>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상식을 파괴하고 멈추지 않는 독한 실행력으로 자신의 목표를 이루어낸 모습이 정말 멋있다. 살면서 그동안 포기했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하니 부끄러울 뿐이다. 이 책을 읽고 좋은 에너지를 받아 나도 나 자신을 믿고 끝까지 밀고 나아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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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설레는 집 도감 -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공간 배치 아이디어 123 집도감 마음이 설레는 집 도감 시리즈 1
X-Knowledge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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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부터 계속 아파트에만 살아서 항상 단독주택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마당이 있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으며, 다른 집의 층간소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집, 나만의 아지트 같은 다락방도 있고, 여름엔 옥상이나 마당의 마루에 누워 별도 볼 수 있는 집, 그런 집을 머릿속에 그리며 마음 설레곤 했었다. 작년에 아파트에서 벗어나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이사 왔을 때 정말 좋았다. 100% 완벽하게 내가 꿈꾸던 스타일의 집은 아니었지만, 맨 위층이라 층간소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넓은 옥상, 다락방 같은 창고가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집이라는 공간이 사람에게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언제쯤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죽기 전에 꼭 한번은 내가 머릿속에 그린 구조의 집을 지어 살고 싶다는 꿈이 있다. 가끔 노트에 설계도를 그리기도 하고, 건축과 인테리어 잡지에도 관심이 있고, TV프로그램 중에 ‘와타나베의 건물탐방’이라는 프로그램도 기회가 되면 챙겨보는 편이라 이 책 <마음이 설레는 집 도감>은 꼭 읽어보고 싶었다.

 

책을 펼쳐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와타나베의 건물탐방을 책으로 보는 느낌이 들었다. 총 123곳의 집 설계도가 소개되는데 소재지가 다 일본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좋았던 건 건축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집을 지었다거나 벽지 등의 재료는 어떤 걸 사용했다 등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한 이론 설명이 적었고, 딱딱한 책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들었다는 점이다. 목차에 맞게 설계도를 중심으로 각 집의 특성을 간단히 소개하고, 공간 배치 포인트를 집어주는 간단한 구성이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사진이 너무 작다. 생각했던 것보다 사진 크기가 너무 작고 개수도 적어서 좀 아쉬웠다.

총 11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리가 한 번쯤은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 라고 생각했던 집들이 다 들어있는 것 같다. 목차를 잘 잡은 것 같다. 조망 좋은 방을 갖고 싶다거나, 실외와 실내를 잇고 싶은 경우, 자연 가까이 살고 싶은 경우, 목재가 어우러진 집,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 집, 깔끔하게 수납하고 싶은 집, 주방을 중심에 두고 싶은 집, 여러 세대가 함께 살 수 있는 집, 한 집에 오래 살고 싶은 경우, 자연 친화적으로 살고 싶은 경우, 적절한 비용으로 괜찮은 집에 살고 싶은 경우 이렇게 총 11장으로, 다 한 번씩은 생각해봤을 부분으로 나눠 여러 집을 소개한다.

사진만 작은 것 빼고는 나에겐 완벽한 책이었다. 여러 집 잘 구경했고, 탐나는 집도 몇 개 있었다. 보면서 내가 살고 싶은 집 머릿속에 그려가며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본 특유의 작지만 공간을 잘 활용한 부분이 돋보였고, 나도 나중에 꼭 나와 내 생활에 딱 맞는 집을 짓고 싶다고 다시 한 번 강하게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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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어떻게 자랐을까? - 아버지 게이츠가 전하는 삶과 교육 철학
빌 게이츠 시니어, 메리 앤 매킨 지음, 이수정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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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의 부자이자 통 큰 기부로 유명한 인물이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빌 게이츠가 그동안 기부한 금액을 일 단위로 환산하면 하루에 50억원을 기부한 셈이라고 한다. 하루에 50억이라니. 정말 대단하다. 빌 게이츠의 기부 기사나 내 방 벽에 붙어 있는 ‘인생이란 원래 공평하지 못하다’로 시작되는 빌 게이츠의 인생 충고 10가지 글을 볼 때마다 빌 게이츠란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자랐을까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런 나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책 <빌 게이츠는 어떻게 자랐을까?>를 읽었다. 제목 잘 뽑은 듯.

이 책은 빌 게이츠의 아버지 빌 게이츠 시니어와 그의 아내 메리 게이츠의 자녀 교육, 삶과 철학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 어떤 아이였는지, 혹시 특별한 교육법이 있는지 궁금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빌 게이츠에 대한 이야기는 적었지만 그의 아버지 빌 게이츠 시니어와 어머니 메리 게이츠의 이야기와 평소 생각들, 마음가짐 등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나누고 봉사하는 삶의 중요성, 공동체, 우리 모두, 더불어 사는 삶, 나서는 삶에 대해 아주 많이 강조하고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께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자라서 지금의 빌 게이츠가 있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평소 지역사회를 위해 나누고 봉사하는 삶을 살았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빌 게이츠도 자연스럽게 자신이 갖게 된 것을 나누어야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역시 특별한 교육법이 있다기보다 부모 스스로 올바른 삶을 사는 것을 보여주는 게 최고의 자녀 교육법이 아닐까 싶다.

또, ‘나의 것’이란 말이 부정적인 효과를 내기도 한다는 말이 기억난다. 그는 빌 게이츠가 미국이 아닌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의 어느 산골에서 태어났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존재할 수 있었겠느냐고 물으며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빌 게이츠 자신의 노력도 있었지만 자유사회, 개방된 사회에 살고 있었기에 가능했고 과거 세대의 어깨 위에 서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우리가 많은 것을 과거 세대로부터 물려받았으니 이제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고민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나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빌 게이츠가 책벌레인 것은 워낙 유명한 이야기인데, 책을 읽어보니 어렸을 때부터 책을 엄청나게 읽어왔다. 빌린 책을 반납하지 않으면 동네 도서관에서 더 이상 책을 빌릴 수 없을 정도로 책을 읽었고, 식사 도중에도 책을 읽는 등 못 말리는 독서광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읽은 책도 어마어마하겠지. 가끔 그가 이번 휴가에는 어떤 책을 읽을까 매우 궁금해진다. 올해에도 7권인가 추천했다던데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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