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나의 좋은 사람들과 나는 같은 존재로 살아갈 수는 없는 걸까?나는 왜 살아가야 하는 걸까?많고 많은 질문을 우직한 노든의 삶으로 답해준다. 곁에 있는 고마운 존재들을 위하고 때로는 이별하고 그 슬픔에 질식당하면서도 살아가는 이유. 그들과의 조용하고 당연했던 연대가 삶을 이어가는 동력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쉽게 풀어쓴 니체의 사상. 스무살엔 도저히 읽히지 않던 것이 나이를 먹으며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하지만 책은 마흔을 상정하지 않았더라도 괜찮았을 이야기였고 내가 이 책을 읽고 교양철학을 들었다면 공부를 조금 더 편하게 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니체의 삶은 니체의철학을 완성했다. 다만 모든 철학자들의 삶의 모습이 달랐다면 그의 사상은 과연 같았을까 하는 호기심이 든다.
나는 사물에 있어 필연적인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보는 법을 더배우고자 한다. 그렇게 하여 사물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 중하나가 될 것이다. 네 운명을 사랑하라. 이것이 지금부터 나의사랑이 될 것이다! 나는 추한 것과 전쟁을 벌이지 않으련다. 나는 비난하지 않으련다. 나는 비난하는 자도 비난하지 않으련다.눈길을 돌리는 것이 나의 유일한 부정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나는 언젠가 긍정하는 자가 될 것이다!《즐거운 학문》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유 의지의 철학은 실패한사람에게 ‘당신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며 일방적으로 책임을 묻는다.니체는 이러한 입장을 ‘단죄의 철학‘이라 부른다. 그는 《우상의 황혼》에서 "의지에 관한 학설은 본질적으로 처벌을 목적으로, 즉 죄를 찾아낼 목적으로 고안되었다"라고 말한다. 니체의말처럼 우리는 지금 이 순간부터 자신을 탓하거나 다른 사람을탓하지 말자. 운명애는 타인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비난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니체는 "후회는 어리석음에 또 다른 어리석음을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과거의 잘못된 선택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해서 현재 절망스럽고 후회스러운 날이 많다 해도 걱정과 후회는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 - P71
니체는 우리의 삶이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삶이기를 바란다.니체 철학의 핵심적인 주제가 바로 ‘자기 극복‘이다. 자기 극복은 자기 변화 또는 정신의 변화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 니체는 자기 자신을 극복하려는 정신의 진보와 발전에도 일정한 단계가 있다고 본다.
• 든든한 식사가 너무 양이 적은 식사보다 소화가 더 잘된다.• 누구든 자기 위의 크기를 알고 있다. 오래 질질 끄는 식사를 피하라.· 간식도 먹지 말고 커피도 마시지 마라. 커피는 우울하게 만든다.치는 아침에만 견딜 만하다. 조금만 마시되 강하게 마셔라.• 가능한 한 앉아 있지 마라.• 야외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탄생하지 않은 생각은 무엇이든 믿지 마라.건조한 공기와 맑은 하늘이 있는 장소와 기후를 선택하라.• 모든 독서는 나의 휴식에 속한다.• 많은 것을 보지도, 듣지도, 자기에게 다가서도록 내버려 두지도 마라.
막연히 삶의 의미를 궁금해한다고 해서 삶이 해답을 주지는않는다. 왜냐하면 삶의 모습은 개인마다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질문은 항상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적어야 한다. 내가처한 구체적인 상황에 맞게 질문할 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수 있는 해답을 찾게 된다. 어차피 해결하지 못한다고 체념한채 온갖 질문을 가슴속에 묻어 두고 살아왔다. 우리는 일단 시도해야 하고 그 길 위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물음, 그리고 물음에 대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삶에서 최악의 상황은 아무런시도도 하지 않는 것이다. 시도하는 사람은 언젠가 자신의 질문에 대답을 얻게 될 것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말고 열린 마음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하라. 꿈꾸는 자만이 삶을변화할 수 있다.
이제 인간은 인간 이전의존재인 짐승으로 퇴락할 것인가, 아니면 삶을 극복하여 초인으로 상승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여기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니체만의 비결이 있다.
시간이 흐른 뒤 과거에 일어났던 우연한 일들을 돌아보면 아무리 사소한 것, 사소한 만남이라도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작은 변화가 모여 운명이 된다. 작은 행복에 감사해하는 사람에게 더 큰 행복이 찾아오는 법이다. 일상생활에서 아주 사소하다고 넘겨 버리는 것들이 인생을 아름답게 만든다. - P142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이러한 질문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면 허무주의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니힐리즘‘은 삶은 무의미하다는 허무주의를 이르는 말이다. 니체는 《권력에의 의지》에서 자신이 철학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 2세기의 역사, 니힐리즘, 즉 허무주의의 도래"라고 한다. 앞서 신의 죽음을 통해 니체가 말하고자 한것이 바로 허무주의의 도래이다. 니체는 허무주의를 가리켜 "모든 방문객 가운데 가장 기분 나쁜 이 존재"라고 말한다. 그는 니힐리즘이란 "지고의 여러 가치가 그 가치를 박탈한다는 것, 즉목표가 결여되어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무엇 때문에‘에 대한 대답이 빠져 있는 상태이다.
누구나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여 그 꿈을 포기해야 했다. 또한 자신이 만든 목표나 꿈이 자주 바뀌거나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자신의 진정한 목표를 다시 이룰 시간은 없었고, 남들이 하던 대로 따라가기에 바빴다. 이렇게 삶의 목표가흔들리고 사라질 때 니힐리즘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내가 무엇 때문에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의미를 도무지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판에 박힌 낡은 일상을 어떻게 벗어던져야할까?먼저 스스로 허무주의에 빠졌다는 사실을 의식해야 한다. 어느날 문득 무기력한 자신을 발견했다면 ‘왜‘ 하는 의문을 제기하며 스스로 의식해야 한다. 반복되는 삶이 주는 허무주의는 결국 의식의 변화를 일으킨다. 매너리즘에 빠져 매일매일 권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야겠다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해야 인생 후반으로 향하는 문턱을 잘 넘어갈 수 있을까? 인생의 전환점에서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지못할 때 갑자기 들이닥치는 감정이 권태이다. 사람은 항상 새로운 욕망이 충족되기를 바란다. 그 욕망이 충족되어 가라앉으면다시 공허감과 권태에 빠진다. 권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또다른 강한 욕망이 존재해야만한다.
권태기는 위기가 아니라 전환기이다.자기 삶의 진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동력을 얻는 때이다.
하지만 니체는 욕망이 가라앉아 끝도 목적도 싫증도 욕구도 없는, 마치 호수의 물결 같은 휴식 시간이 찾아온다면 이러한 짧은 즐거움 뒤에 찾아온 권태는 얼어붙은 삶의 의지를 녹일 봄바람이라고 말한다. 권태는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다. 니체는 오히려 일의 성공을 위해 권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인생의전환점에서 만난 권태로움을 단지 앞으로의 순조롭고 즐거운항해에 앞선 유쾌하지 못한 ‘영혼의 무풍상태‘에 비유한다. 따라서 사상가와 창조자는 이 권태로운 상태를 견디면서 기다려야만 한다.인생의 중반부터는 고통스러운 삶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 또한 새로운 삶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무엇인가를 회피하기보다는 그 무엇을 향해 나아가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남은 삶에서 우리는 더욱 열린 마음으로 기쁨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이 작품의 시작은 분명 시의성을 갖춘 세련된 단편인데 결국은 sf 단편들로 이어진다.(트위터를 뜨겁게 달군 웨딩드레스44를 보라). 그 간극이 커서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정세랑 작가의 상상력은 진득한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아픔을 위로하는 무언가로 존재한다. 이해가 가고 아팠다. 위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