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발언들 덕분에 우리는 각자의 생각을방어 없이 자유롭게 말했고, 그 생각들이 비록 도전받을지라도 결국 받아들여질 것을 아는 데서 오는 안정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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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후쿠나가 다케히코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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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을 얼마로 해야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최근 번역이어서인지 전후 일본 소설같지않게 매끄럽게 읽혔다. 왜 액자식 구성이었을까 한참 생각했다. 후지키를 사랑하는 시오미의 노트를 읽는 화자. 세상에, 화자의 이름도 기억이 안나네. 처음에는 화자가 작가인가 했는데 볼수록 시오미가 작가 자신이었다. 일단 소설을 쓴다는 설정부터. 결국 현실에서 자신은 사랑받지 못했고 사실은 사랑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전달해줄 화자가 필요했을까? 읽는 내내 혼자만의 감정으로 달리고 강요하는 시오미의 사랑에 나는 숨이 막히던데 그 사랑을 거절하는데 시오미가 싫다는 상대의 의견은 진정 없는 걸까? 열여덟에는 현실이, 스물넷에는 이상이 이유라는 건 좀. 나 시오미한테 너무 박한가. 그런데 그 나이의 나도 그랬던것같고. 나의 절절했던 짝사랑은 살짝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싶은 기억인데 누군가는 소설을 쓰고 공감을 받네. 이래서 나는 언제까지나 독자♡

※역자의 글에서 시오미가 본인+지인으로 명시하였으며 후지키들도 모두 모델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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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2-02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자의 이름이 없었던거 같기도 합니다 ㅋ 시오미의 후지키에 대한 사랑은 그냥 직진이어서 인상깊었습니다~!!

mytripo 2023-12-02 20:34   좋아요 1 | URL
앗 제가 흘린 게 아니었군요. 화자는 진짜 그냥 화자였네요 ㅎㅎ

이거 읽고 바로 읽고 있는 책에서 허먼 멜빌의 동성애적 성향을 언급하는데 시오미의 마음과 비슷한 부분이 있긴 한 것 같아서 신기했어요!
 
아무튼, 하루키 - 그만큼 네가 좋아 아무튼 시리즈 26
이지수 지음 / 제철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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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봉투 속에 담긴 블라인드 추천도서를 빌려와 읽게 되었다. 하루키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아서 평소의 선택이라면 결코 읽지 않았을 에세이였을듯. 당연히 에세이 속 작품을 다 읽은 것도 아니어서 일부는 번역가분의 에세이로 읽었다.
마흔이 가까워졌어도 십대의 그것을 아직도 좋아하는 마음도 부러웠고 그것으로 밥벌이를 하고 책을 내는 것도 멋졌다.

나는 어릴적 정신없이 읽었던 때도 남주들이 조금 찌질 하다, 여자들이 왜 이유 없이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저 남자랑 밤을 보낼까 생각했는데 작가분은 주인공들이 취향을 갖추고 있어 멋있다고 생각하셔서 놀랐다. 나이가 들어 읽은 하루키에는 조금 더 박한 점수를 줬는데 세상 덤덤한 척 하며 사실은 되게 밝히는 느낌이었달까. 여성은 주인공에게 중요하진 않은데 섹스는 되게 중요하게 나와서 조금 헛헛하달까, 대단한 문인이지만 덜자란 어른을 보는 기분이긴 했다.
가장 좋았던 챕터는 마지막 독서토론. 그녀들의 대화에 내가 느꼈던 대부분이 있었다. 아무튼, 하루키를 조금 더 읽어보기로 했다. 마지막 완독이 1Q84였던가.. 그 이후의 어떤 작품을 완독해내지 못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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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1-30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튼 시리즈 중에서 <아무튼, 하루키> 가 제일 좋더라구요. 그 다음은 <아무튼, 술> ㅋ 하루키 소설은 취향이 많이 갈리는거 같아요ㅡㅡ

mytripo 2023-12-01 00:17   좋아요 0 | URL
아무튼, 술! 기억하겠습니다. 감사드려요!!
 
소네치카·스페이드의 여왕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4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박종소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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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뜰에서 거닐던 익명의 독서중독자들이 감동을 느낄 요소들이 분명히 있었으나 나는 서글펐다. 소네치카에게 구질구질한 생계의 짐을 지우고 예술 혼을 펼치는 가족에게, 유년부터 노년까지 군림하는 모친을 모시고 그에게서 가족을 지키려 애쓰다 죽음에 이르는 안나에게. 아무리 40년대생이 쓴 90년대 초반의 소설이지만 입이 썼다. 특히 소네치카는 애초에 남편과 동반자적 관계였지 예술혼을 존경해서 맺어진 것도 아니지 않나, 동업자의 배신에는 걔 잘되라 안아주는 것이 아니라 손절이 맞지 싶다. 결국 우울한 가정을 마지막까지 지키며 문학의 세계로 도피하는 소네치카 진정 슬프다. 가장 행복할 때 책은 왜 없는 것인가? 그나마 남편이 어린 애인을 뮤즈로 만든 작품들이 비싸게 팔렸다는 사실이 병아리 눈물만큼의 위안을 준다. 늙고 못된 남편의 사죄는 돈으로 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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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1-29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늙고 못된 남편의 사죄는 돈으로 하는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mytripo 2023-11-29 23:31   좋아요 1 | URL
그나마 최소한의 도리는 하고 갔기에 반쯤은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ㅋㅋ(안하면 어쩔건데?ㅋ)

페넬로페 2023-12-10 0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은 생각이예요^^
 
너무나 많은 여름이
김연수 지음 / 레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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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미래의 습작노트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
낭독회를 위해 쓴 짧은 소설들은 다소 거칠었고 곧 살을 붙여 더 좋은 작품이 되었으리라.
김연수 작가의 사색이 주인공 이름만 바꾸며 이어지다보니 작가의 말조차 한 편의 소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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