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 죽이기 2 - 전이하는 메타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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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체 뭘 읽은 거지? 싶었다.

책을 덮고 나서 다시 1권의 첫 페이지로 돌아갔다. 눈을 감고 전체 줄거리를 천천히 되짚어보며 나름대로 정리해본다. 그러다 문득, 주인공이 겪은 이 모든 이야기가 하나의 거대한 메타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가 겪었을 심리적 변화와 소설 속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건들을 하나씩 대응시켜보려 했다.

그런데도 잘 모르겠다. 아직 내 독서력이 부족한 탓일까.

그래도 한 가지는 조금 알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서 주인공은 흔히 누군가에게 버림받거나 헤어진 뒤 상실감과 그리움에 빠지고, 그것을 통과해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여정에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몽환적인 섹스가 등장한다. 상실의 한가운데에도 섹스가 있고, 치유의 과정에도 섹스가 있다.

『기사단장 죽이기』를 다 읽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무라카미의 책은 더 안 읽어봐도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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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 죽이기 1 - 현현하는 이데아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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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들, 어느날 문득 이별을 고하는 아내, 왜 그랬을까 고뇌하지만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주인공, 불확실하지만 세계를 넘나드는 오묘한 공간, 그 공간으로 초대되는 오묘한 존재, 그리고 밀폐된 공간, 어느덧 주인공을 찾아오는 미스터리하고 부유한 인물… 모두 기사단장죽이기에서 볼 수 있다.

아주 평이한 전개인데, 그래서 속도는 안나지만 계속 읽어내어 스토리를 알고 싶은 충동과 타협해야만 하는 오묘한 무라카미 소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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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지다 - 하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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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사물은 왠지 경직된 계급체계 아래 피비린내 나는 얘기가 가득할 것 같아 가까이 하지 않았다. 그러다 단편 모음집 “철도원”을 읽고 작가의 인물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과 기품어린 문체에 매력을 느꼈던 기억을 갖고, 작가 아사다 지로가 쓴 사극 “칼에 지다”를 기대반 우려반으로 펴게 되었다.

그리고 두번째 챕터에서 생각지 못한 액자식 구성이 출현하며 주인공 “요시무라 간이치로”가 살아온 가장으로서의 처절한 투쟁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하자, 겉잡을 수 없이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었다.

주인공이 서술하는 자신의 심정과, 이러한 주인공을 바라봐왔던 동료들이 남기는 주인공에 대한 얘기가 교차되며 주인공 요시무라에 대한 깊은 동경과 가장으로서 본분을 다하는 이야기의 뭉클함이 내 가슴에도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다.

아버지의 이름을 받았으나, 아비도 자신도 정작 서로 만날 기회가 없었던 막내가 아비의 고향으로 돌아와 환영 받는 장면은 긴 이야기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더 없이 훌륭한 피날레였다. 인과 의가 옅어진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실리가 아닌 의미에 얼마나 많은 가치를 두고 살아왔는지 되돌아 보게 한다.

마지막으로 이야기의 감동을 전하기 위해 번역자인 양윤옥이 쏟아부은 성심을 느끼는 것도 큰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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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뎀 이론 - 인생이 ‘나’로 충만해지는 내버려두기의 기술
멜 로빈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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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로인해 시간과 에너지를 소진하지 마라. 그리고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

이 책의 핵심 메세지는 딱 이것 하나다. 이 패턴이 360여 페이지에 걸쳐 반복된다. 그래서 지겨울 수 있지만, 여러 사례에 적용한 부분이 있으니 정독해 보면 좋다.

그리고 이 책은 한 번 정독 후, 뭔가 내 에너지가 소진된다 싶을 때 다시 펼쳐보고 컨트롤할 수 없는 것에 내가 극도로 억제되고 있는 건 아닌지 진단해 볼 만 하다.

참고 살아야 하나, 참지 말아야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어쩔 수 없는 ’타인’이기에 바꾸려 하지말고 반응에 신경쓰지말고 의도를 추측하지말고,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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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주역 - 팔자, 운세, 인생을 바꾸는 3,000년의 지혜 ㅣ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강기진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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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꽤 현실적인 조언을 볼 수 있었던 주역.
잘 되는 배를 골라 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은 원래 노력하는 만큼 상향하는 삶을 결국 살게 되는 곳이라고 인식하고 살게된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노력을 해도 그 성과가 없거나 부족한게 원래 내 인생이구나 하고 인식하고 살게된다. 얼마나 큰 차이의 삶인가.

그리고 세상에 사람이 아닌 사람, 즉 비인에게는 적당한 예의만 차리고 진심을 보이는 예를 다 하지 말아야 한다. 말을 아예 섞지 않아야 겠으나 그러다 보면 비인인 상대의 분노를 살 수 있으니 겉으로만 적당히 대하지 절대 진실된 마음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내 인생의 왕은 나이니 윗 사람이 나를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하지 먼저 찾아가지 말아라. 내게 간청하나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두번 거절하고 세번째 들어주는 패턴을 반복하여 쉬운 사람으로 보이지 않도록 하라. 그렇게 한다고 해서 마음 불편할 필요 없는게, 그게 세상의 이치라 그렇다.

오십의 벗은 같은 길을 걷는 정신이 통하는 사람과의 교분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그런 사람으로 판명되면 기꺼이 내 인생에 포함시켜 마음을 다해 교분하라.

물론 열장의 요약본도 부록으로 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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