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 - 시나리오에서 소설까지 생계형 작가의 글쓰기
김호연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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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사람을 마지막 직업으로 삼고 싶은 사람으로서 작가가 쓴 자전적 에세이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다양한 삶을 살아온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면, 그 이야기가 미화가 되었건 찐 사실이건 상관 없이 그 들의 인생을 내가 산다면 난 얼마나 긴 무명의 시절을 견딜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어떨 때는 마지막 장을 희망과 함께 넘기는 경우도 있고, 어떨 때는 타고난 재능이 없으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곱씹는 무거운 손 끝으로 마지막 장을 넘길 때도 있다.

망원동 브라더스와 불편한 편의점을 통해 알게된 작가 김호연의 이야기는 만년의 작가를 꿈꾸는 나에게 심술궂은 모종의 좌절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질 수 밖에 없는 그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며 마지막 장을 맞이하게 해 주었다. 작가가 되려면 이 처럼 글을 사랑하고 글을 밥 먹듯이 써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나로서는 따라하는 시늉 조차 힘들 것 같은 경지에 있었다. 무엇보다도, 글쟁이의 삶을 힘들게 연명하는 가운데에도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이어나가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은 그의 모습에서 난 결정적 한방을 맞았다.

내가 가진 깜냥으로는 흉내조차 내기 힘든 삶을 (특히 하루 한끼 공복에 쓰는 글) 살아온 김호연 작가에게 엄지척을 날려주고 싶다. 그리고 그를 알게 해 준 두 편의 따스한 이야기를 선사해 주어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 나도 언젠가 작고 초라한 내 책 페이지 한 켠에서라도 나의 작가로서의 인생을 살게해 준 고마운 사람들을 읊을 기회를 얻게 된다면, 그 중 한 사람으로 김호연을 언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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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 한겨레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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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오웰의 에세이와 평론을 모아놓은 책이다. 국제적 정세와 정치가 지금보다도 훨씬 혼란스러웠던 20세기 중반에 작가 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개인적인 이익을 철저히 배제하며 논리 정연한 주장으로 자신의 평론을 뒷받침한 점이 놀랍다. 이런 그의 노력 때문에, 그가 주장하는 바에는 억지와 비약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복잡한 사상과 정치적 이념, 그리고 이로 인해 일어나는 사회적 현상과 이데올로기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명쾌하고 쉽게 그 발생 원인과 허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글을 쓴 조지오웰의 능력에 대해, 단지 놀라운 필력 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고, 인생 밑바닥을 살아 오면서 목도하고 느끼며 갖게된 날카로운 통찰력과 냉정한 균형감각을 동원해야 설명이 가능하다. 600여쪽에 걸쳐 그의 다양한 논평과 에세이를 본 바, ‘건강한 정신을 가진 작가가 좋은 글을 쓴다’는 명쾌한 진리를 얻게 되었다. 인생 마감하기 전에 이런 에세이 집 한 권 남길 수 있다면, 떠나는 길 참으로 뿌듯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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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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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브라더스’의 카우치포테이토에 어울리는 재미를 기대하고 책장을 열었다가 묵직한 감동에 어퍼컷 맞은 기분이다. 페이지 한 장 한 장 넘기는게 아까울 정도로 아껴 읽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고, 마지막 장은 완벽한 마침표를 찍으며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책 읽다가 웃음띤 눈물지어 본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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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브라더스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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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 외로울 때 읽으면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싶어지는 이야기. 마음이 따듯해 진다. 작가의 편안한 문체와 물흐르듯 흘러가는 스토리텔링은 마치 술 자리에서 입담좋은 친구의 입을 빌어 듣는 흥미로운 인생 이야기 같다.

여름 휴가 때 차가운 맥주 한 잔 들고 낄낄거리다 미소짓다 할 수 있는 좋은 친구같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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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번 써봅시다 - 예비작가를 위한 책 쓰기의 모든 것
장강명 지음, 이내 그림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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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번역서를 읽다 국내 문학작가의 책을 읽으면 내가 참 책을 빨리 읽는구나 하고 착각하기 쉽다. 사실은 작가의 문장력이 독자가 쉽게 자신의 글에 빠지게 만드는 것인데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기자 출신인데, 현실과 추상적인 허구 사이에서 밸런스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눈에 띄는 것을 제외하고는 애초에 처음부터 문학을 해 온 사람인냥 글을 참 맛깔나고 쉽게 쓴다. 긴 문장도 없고, 이야기에는 자신의 스토리가 항상 자리한다. 그래서 딱히 재미있는 주제가 아닌데도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가 빠르다.

작가는 이 세상에 저자가 많아지길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책을 평가하는 행동도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이점을 생활 속에서 쉽게 느낀다. 책을 좋아해서 나도 SNS에 짧은 독자평을 남기는 것을 즐기는데, 이 사실을 알게된 사람들로 부터 ‘좀 부끄럽지 않냐?’, ‘책 많이 읽으시나봐요?’ 의 반응은 들어 봤지만, ‘그 책 좀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 왜 그렇게 맘에 들었는지...’라고 물어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작가는 이 책의 서문에서 얘기하듯이 사람은 창의력을 발휘할 때 삶의 에너지를 느끼고, 그렇지 못한 지루한 일을 할 때에 지친다. 회사일도 그렇다. 내가 비록 틀릴 수는 있겠지만, 내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쓸 때와 윗 사람들이 쓰라는데로 보고서를 쓸 때 느끼는 감정은 확실히 다르다.

남의 창작물에 내 생각을 더 해 평가해 보고, 나도 내 창작물을 만들어 보는 것은, 둘 다 내 인생을 보다 보람있게 만드는 창의의 활동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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