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오웰의 에세이와 평론을 모아놓은 책이다. 국제적 정세와 정치가 지금보다도 훨씬 혼란스러웠던 20세기 중반에 작가 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개인적인 이익을 철저히 배제하며 논리 정연한 주장으로 자신의 평론을 뒷받침한 점이 놀랍다. 이런 그의 노력 때문에, 그가 주장하는 바에는 억지와 비약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복잡한 사상과 정치적 이념, 그리고 이로 인해 일어나는 사회적 현상과 이데올로기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명쾌하고 쉽게 그 발생 원인과 허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글을 쓴 조지오웰의 능력에 대해, 단지 놀라운 필력 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고, 인생 밑바닥을 살아 오면서 목도하고 느끼며 갖게된 날카로운 통찰력과 냉정한 균형감각을 동원해야 설명이 가능하다. 600여쪽에 걸쳐 그의 다양한 논평과 에세이를 본 바, ‘건강한 정신을 가진 작가가 좋은 글을 쓴다’는 명쾌한 진리를 얻게 되었다. 인생 마감하기 전에 이런 에세이 집 한 권 남길 수 있다면, 떠나는 길 참으로 뿌듯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