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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잔으로 충분한 꽃 수채화
Quarto 편집부 지음, 김광우 옮김 / 미술문화 / 2020년 5월
평점 :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지만, 수채화는 좀 어려웠다. 어렸을 때는 미술학원에서 수채화를 종종 연습하곤 했고 유화도 해 봤지만, 성인이
되어서 다시 수채화를 한다는 게 만만치 않았다. 물감과 붓, 물통, 팔레트도 준비해야 하니 한 번 시작할 때마다 판을 벌려야 했다. 그게
귀찮아서 자주 안 잡게 되는 데다가 물이 소재이니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 대안으로 요새 많이 나오는 수채 컬러링을 좋아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밑그림이 그려져
있고 대부분은 컬러링 가이드가 있으니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역시나 물감, 붓 등을 준비해야 해서 한 번 하려면 큰 마음을 먹어야 하지만 좀 더 쉽게 펼칠 수 있었다.
<물 한 잔으로 충분한 꽃 수채화>는 준비물마저 책에 들어 있어 시작하는 데
별다른 힘이 들지 않는다.

종이물감과 붓이 책에 들어 있다. 더 필요한 것은 물 한 잔 뿐. 팔레트도 있으면 좋지만 없다면 종이물감의 빈 부분에 색을 섞으면 된다. 종이물감은
그냥 보기에는 마치 인쇄물 같지만, 물을 적시면 물감이 묻어 나온다.
양은 적지만 쓸 만 하다. 10가지 색이 2 세트로
준비되어 있고 흐리게 발색되기는 하지만 매력적인 색들이다.

이 간편함에 반해 얼른 그림 하나를 그려 보았다. 윤곽선이 흐리게 프린트되어 있지만 진하게
그으면 좋을 것 같아 라이너로 진하게 덧그린 후 채색을 했다. 적은 양의 물감으로 채색하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자주 종이 물감에서 물감을 가져와야 해서 특히 색을 섞으면 자주 다시 색을 만들어주어야
했다. 또한 채색하는 부분의 종이가 수채지가 아닌 듯 했다. 살짝
도톰한 종이이기는 하지만 채색하면 꽤 울어 버리고, 물 표현이 쉽지 않았다. 종이가 울지 않게 하려면 절취선 대로 잘라내어 화판에 마스킹 테이프로 붙이고 채색해야 할 듯 하다.

욕심 내서 멋진 수채 컬러링을 하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간편하게 어디서나 물 한
잔 종이컵에 떠다 놓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아주 훌륭한 취미 용품이다. 특히나 준비할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물감이나 붓, 팔레트가 없는 초보자들이 처음에 수채 컬러링을 시작할 때 쉽게 즐길 수 있다. 좋은 수채 컬러링 책이 이미 있음에도 자주 펼치지 못하는 나에게도 수채 컬러링을 좀 더 자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접근성이 좋은 책이다. 물 표현에 서툰 나도 이 책으로 좀 더 자주 연습할 수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