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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
김예지 지음 / 성안당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우울증으로 삶을 등진 이들의 소식이 종종 들린다. 그 중 누군가는
정신과에서 오히려 더 상처를 입은 듯 하다는 추측을 남기고 저 세상으로 떠났다.
이 책은 김예지 작가의 자살 시도 경험담으로 시작해서,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하고 찾아갔던
정신과에서 무심함과 냉담함, 적절하지 못한 투약으로 상처 입었던 경험 및 사회 불안 장애와 싸워온 경험을
담았다.
사회 불안 장애는 학생 때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겉도는 느낌을 받게 만들었고, 동아리 활동
등 더 많은 사회 활동을 해야 하는 대학생 때는 다른 사람과 담을 쌓게 하는 등 학교 생활을 힘들게 했다.
겪어보지 않고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사회 불안 장애는 누구나 겪어 본 수줍음하고는 다르다. 수줍다고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려 들지는 않지만, 사회 불안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공포에 가까운 경험과 경직을
경험하고,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게 만든다.

김예지 작가는 아주 오랫동안 자신이 사회 불안 장애라는 것도 모르고 고통 받았다. 자신의
모습이 바보같고, 혼자만 힘든 것 같고, 학교도, 직장 생활도, 직장을 그만두고 했던 아르바이트도 너무나 힘들기만
했다. 사회 불안 장애는 우울증을 불렀고, 공황장애까지 불러서
밤마다 잠도 못 들고 먹지도 못하게 했다.
그러다 너무나 힘들어 인터넷 검색을 해 보고서야 자신이 사회 불안 장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상담과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나아질 수 있었던 것도 미국에서 만들어진 사회 불안 장애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서였다.
치료를 받고자 찾아갔던 정신과에서는 오히려 무심히 던지는 말들에 상처 받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했다. 정신과에서는 오히려 병명도, 환자가 알아야 할 것도 하나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정신과보다 인터넷
검색이 더 도움이 된다는 아이러니라니.
그래도 사회적 활동을 최소한으로 해도 되는 청소일을 엄마와 함께 하면서, “저 청소일 하는데요”라는 베스트 셀러를 써서 자존감을 찾고, 상담과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며
나아질 수 있었다.
상담에서는 자신과 맞는 선생님을 찾는 게 중요했고, 심리적인 문제들을 함께 이야기하고 해결했다. 정신과 치료에서는 심리적인 부분을 아예 포기하고 약이 잘 맞는지만을 고려하여 병원을 선택했다.
그 결과 <저 청소일 하는데요> 출간
관련 강의까지 다니며 독자와 소통할 수 있었다니. 모든 사회 불안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사실이었다.
사실 김예지 작가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고,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기 위해서였다. 자살 시도 이야기로 시작한 책은 “다행이다 살아있어서”로 끝을 맺는다.
이 책에는 뫼비우스의 띠 이야기가 나온다. 끝이 없이 반복되는 일이나 과정. 그리고 이 뫼비우스의 띠는 김예지 작가의 우울증에도 적용되었다. 그러나
김예지 작가는 사회불안장애와 그에 수반된 공황장애, 우울증을 이겨낸 후 중간이 끊어진 뫼비우스의 띠를
문신으로 남겼다. 그 끝없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기 위해.


상당히 내밀한 기록일 수 있는 사회 불안 장애를 이겨낸 경험을 공유할 용기를 낸 김에지 작가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오늘도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 방황하고 있을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