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오류들 - 고장 난 뇌가 인간 본성에 관해 말해주는 것들
에릭 R. 캔델 지음, 이한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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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을 처음 접한 몇 년 전, 나는 무척 놀랐다. 아직 우리 뇌에 대해서 밝혀진 것보다 밝혀지지 않은 것이 훨씬 많겠지만,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들도 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뇌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관심의 일부는 내 뇌가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나를 이런 사람으로 만들었는지에 있기도 했다.

뇌과학자들은 뇌에 장애가 생긴 사람들을 연구하여 뇌의 메커니즘을 알아내기도 했다. 때로는 수술의 결과를 분석하기도 하고, 때로는 장애가 생기기 전과 후를 비교했다. 이 책에서는 고장난 뇌의 사례를 연구하여 뇌의 정상 메커니즘에 대한 통찰을 얻는 과정을 설명했다. 그리고 그 중의 많은 부분이 유전자에 기인한다는 것이 놀랍다. 물론 대부분의 뇌의 장애는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현되지만 말이다. 그 중 조현병, 조울증, 자폐증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유전자가 있기도 했다.
심지어는 사이코패스의 발현 역시 유전자와 환경이 모두 기여한다. 반사회적 행동과 타인에 대한 공감 결여를 보이는 이런 사람들은 감정을 처리하거나 도덕적 판단을 내릴 때 관련된 신경 회로의 활성이 평범한 사람들보다 약하다. 사이코패스가 개인적인 인격 문제라기 보다는 뇌의 장애라는 사실이 놀랍다. 이러한 사실은 형사 사법 제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뇌의 장애의 원인은 다양하다. 뉴런에 필요없는 가지 치기가 일어나는 시기에 가지치기가 과하게 이루어지면 조현병이, 가지치기가 너무 적게 이루어지면 자폐증이 발생한다. 단백질 접힘에서 오류가 일어나 유해한 단백질 덩어리가 생기면 이것이 뇌의 조직을 죽게 만들어 파킨슨병, 헌팅턴병, 알츠하이머 등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일에 신생 돌연변이 등의 유전자가 관련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장난 뇌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인격적으로 미숙하다거나, 의지가 없다거나, 도덕적으로 방탕하다거나.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질환의 커다란 이유로 유전자를 들고 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우리의 뇌의 기능과 특질의 많은 부분이 유전자와 뇌의 해부학적 구조, 뉴런의 작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의 뇌를 들여다보는 여정을 통해, 인간 본성의 많은 부분이 뇌의 기능으로 인해 이루어지며, 일정 부분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그리고 또한 같은 이유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제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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