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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팅 하이 getting high - 영원을 노래하는 밴드, 오아시스
파올로 휴이트 지음, 백지선 옮김 / 컴인 / 2020년 8월
평점 :
한 때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음악 영화나 예술 영화만 보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관객은 얼마 없었지만 마치 멋진 공연 하나를 본 듯한 느낌을 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좋아했다. 그
때 본 게 오아시스를 주제로 한 음악 영화였다. 노엘과 리암의 대비되는 성격과 그들의 음악이 강하게
인상에 남았다.
이 책은 오아시스의 어린 시절부터, 노엘과 리암이 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 밴드로 성장하는 과정, 성공하고 난 후의 멤버 간의 갈등 등을 충실히
담았다. 내가 보았던 짧은 러닝 타임의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귁시,
본헤드, 앨런, 마커스 등 주변 인물들도 자세히
다뤘다. 또한 오아시스가 벌인 각종 소동을 비롯하여 스캔들, 그에
대한 멤버들의 입장과 생각, 음악과 공연에 대한 생각 및 자세한 공연 내용, 음반 작업 내용이 아주 자세히, 빠짐없이 나와 있었다. 영화에서는 알 수 없었던 오아시스 멤버의 마음 속까지 들여다 본 것 같아 아주 인상적이었다.
잘 들어요. 사람들이 오아시스의 음반을 사지 않으면 당연히 속상할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빌어먹을 “데일리 미러” 한 부와 담배 한 보루만
있으면 돈 한 푼 없어도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사람들을 위해 곡을 써요. 음반을 살 여유가 없는 사람도
집 청소를 하며 라디오에서 나오는 우리 노래를 휘파람으로 따라 부를 수는 있어요. ‘와, 씨! 방금 그 노래, 들었어?’라고 하면서요. 우리는 그거면 충분해요.
(p.374)
노엘과 리암은 아버지의 폭력 때문에 아주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특히
노엘을 아버지가 가장 싫어해서 폭력을 자주 휘둘렀고 노엘은 이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기까지 했다. 리암은
특별히 아꼈던 아이라 폭력에 시달리지는 않았으나 다른 가족들이 폭력을 당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며 마음에 멍이 들었다.
이들은 자신의 불행을 절도, 마약, 난동 등으로
표현하다가 결국 마지막에는 음악에 빠졌다. 어쩌면 노엘이 뛰어난 작곡 능력을 갖게 된 것이 괴롭힌 아버지
때문일 수도 있고, 한 편으로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준 어머니 덕에 우울증에서 벗어나 능력을 발휘했을
지도 모른다.
노엘과 리암의 대결 구도는 이런 배경이 있다. 아버지의 편애가 노엘에게 상처가 되었으며, 밴드의 전권을 쥐고 소속사의 편애를 받는 노엘에게 리암은 불만을 가졌다. 형제끼리는
원래 티격태격 한다지만, 이런 배경 때문에 노엘은 세 번이나 밴드를 탈퇴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을 다시 뭉치게 하는 것은 언제나 그들의 멋진 음악이었다.
오아시스가 사라져도
앞으로 5년 동안 새로운 밴드가 천 개 더 생긴다면 우리는 할 일을 한 거야. 내가 원하는 건 그게 다야.
(p. 512)
오아시스는 연주 실력과 작곡 능력을 점차로 키워 결국은 세계를 지배했다. 90년대, 컴퓨터 게임보다 더 많은 젊은이에게 사랑을 받았던 락 음악으로 전 세계의 팬들을 공연장에서 흥분시켰다. 그들은 성공하리란 확신이 있었으며 그 때문에 누구보다도 오만했다. 수많은
스캔들과 난동을 피우면서도 그들은 공연과 연습은 절대 고수했으며 아마도 그 때문에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오아시스의 음악과 노엘 갤러거의 솔로 음악을 다시금 들어보았다. 매력적인
목소리와 음악이 지금 들어도 아주 좋다. 90년대 오아시스의 음악을 들었던 키즈에게 이 책은 추억 여행을
떠나게 해 주는 아주 좋은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