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따라, 영국의 길을 걷다 - 아름다운 풍경, 낭만적인 문학,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북 잉글랜드 횡단 도보여행 일기
김병두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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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을 걸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꽤나 길치라, 혼자 도전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하염없이 아름다운 길을 걷다 보면 행복해질 것 같았다.
여기 한국도 아닌 머나먼 영국을 서에서 동으로 횡단한 사람이 있다. Coast to Coast(CTC) 길이란 유명한 길이다. 길쭉한 영국 땅을 허리에서 잘라 서쪽 해안 끝부터 동쪽 해안에 닿을 때까지 걷는 길이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도 아니고 영문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기업에서 정년퇴직한 시니어 도보 여행자다. 그는 CTC 길을 걸으며 시인 워즈워스, 소설가 브론테 자매 등 영문학의 발자취를 동시에 쫒았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이 책에 충실히 복원해놓았다.
이미 CTC 길 도보 여행에 대한 안내서가 영국 내에 최신의 아주 두꺼운 책으로 나와 있지만, 혹시 CTC길을 걸으려는 또 다른 사람이 있다면 이 책 역시 다른 측면에서 아주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이 책에는 CTC길에서 만난 영국인들 및 다른 외국인들, 숙박한 다양한 B&B의 식사 및 주인들과의 대화, 길을 걸으며 짐을 맡기는 문제 등 살아있는 체험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는 워즈워스의 무지개에 대한 시를 원문과 함께 번역해 싣고, 워즈워스가 즐겨 찾았던 호수를 방문해 그 호수에 뜬 무지개 사진을 옆에 실었다. 워즈워스가 보았을 만한 무지개와 그의 시라니.
또한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찾고자 현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CTC 길을 완주하고 나서는 브론테 자매 박물관을 찾기도 했다. 그리고 브론테 자매의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그 곳의 모습을 사진과 설명으로 충실히 전한다.
하루 사용한 여비와 그 날의 날씨, 이동한 경로까지 꼼꼼하게 기록한 CTC 길 도보 여행의 충실한 안내서일 뿐 아니라 영국에서 찾을 수 있는 영문학의 발자취를 조금이나마 소개하는 책이었다. 코로나로 영국 여행이며 제주 올레길 등을 걸을 수는 없지만, 이 사태가 끝나고 나면 어딘가를 걷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나도 언젠가는 CTC길 까지는 못 가더라도, 올레길이나 가까운 둘레길이라도 걸어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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