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내 시간표대로 살겠습니다 - 나만의 리듬으로 주인공이 되는 삶의 기술
미카엘라 청 지음, 김정혜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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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보다 꽤나 마음을 끓이며 사는 것 같다. 특히 서양에서는 외향성만이 이상향이고, 잦은 파티 문화도 있기 때문에 내향인들이 설 자리가 없지만, 동양이라고 내향인들의 삶이 크게 쉬워지지는 않는다

나만 해도 어렸을 때 답답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목소리가 그렇게 작아서 어디다 쓰냐. 손님이 오면 숨지 말고 인사해라. 숙맥이 되어서 어쩌냐. 미련한 곰탱이 같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난 작아졌고, 이런 류의 말을 들을 일이 이제는 별로 없어도 아직도 이것과 비슷한 말들은 학을 떼며 싫어한다.
<
이젠 내 시간표대로 살겠습니다>는 내향적인 사람들이 좀 더 삶을 풍족하게 살도록 안내한다. 다른 사람 안에서 오래 부대끼다 보면 에너지가 떨어져버리는 내향인들은 자신을 고갈시키는 활동보다 충전이 되는 활동에 우선순의를 두어야 한다. 에너지를 뺏기는 활동을 할 때는 그럴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 정말 사랑하는 자신의 일을 위해 환자와 대화한다던지. 꼭 배우고 싶은 것을 위해 많을 사람 사이에서 강의를 듣는다던지.
부정적인 피드백을 자주 받는 내향적인 사람들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자기 자신에게 내뱉는 아픈 말들을 치우고 자신의 강점을 인식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좀 더 시간을 써야 한다.
외향성이 높게 평가받는다고 늘상 외향성의 가면을 쓸 필요는 없다. 그건 한계가 있다. 자신의 본성 대로 살아야 한다. 내향적인 사람도 충분히 자신감있게 살 수 있다. 조용하고 침착한 자신감이다. 누군가에게 다가가기 어려워 인간관계가 힘들다면, 감정을 표현하며 진정성을 드러내, 다른 사람을 끌어당겨라. 목소리는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한다. 공명음을 내는 훈련을 하여 울림있는 목소리를 가져라. 자신감을 발산하는 자세로 신체 언어의 힘을 길러라.
내향적인 사람들의 인생을 가이드하는 이 책을 읽다보니, 다른 사람에게 부정당하던 내 모습을 종종 발견하고 공감했다. 전화를 싫어한다거나, 말보다 글이 편하다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다 보면 멍해진다거나.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안도마저 들었다.
마치 나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한 미카엘라 청이 안내하는 대로 나만의 길을 가련다. 공연히 애쓰지 않고. 내 자신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내 본성과 감정에 충실히. 그건 아마도 지금까지보다 훨씬 편안하고 행복한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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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외출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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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가장 처음 마주한 죽음은 할아버지의 죽음이었다. 그 때 난 엄마 뱃속에 있었고, 물론 아무 것도 몰랐겠지만, 내 안에는 어쩌면 그 때 무언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는지도 모른다. 그 다음은 할머니의 죽음이었다. 그 때 난 겨우 세 살이었고 역시나 무슨 일인지 잘 몰랐겠지만, 또 다른 어둠이 생겼을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죽음은 고모의 죽음이었다. 병약했던 고모는 제대로 치료도 받아보지 못하고 약국만을 전전하다가 젊은 나이에 어린 사촌 동생을 남겨두고 떠났다. 초등학생 때여서 기억이 나는데, 고모를 무덤에 모시고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어른들이 슬픔을 이기려는 듯 일부러 우스운 이야기들을 하며 우는 듯 웃었다.
내가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생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였다. 어린 시절 외가에서 종종 지냈던 나는 아기 때 외할아버지가 안고 우유를 먹이기도 했다. 그랬던 외할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난 고민이 많아지고 죽음이 무서워졌다.
가벼운 필치의 만화 작품으로 유명한 마스다 미리의 <영원한 외출>은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하기 조금 전부터 다시 일상을 찾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한 어조로 그렸다. 그의 유명한 만화와는 결이 다른 에세이이다.
어린 시절의 가족과 친척들의 죽음이 내게 어느 정도의 어둠을 드리운 반면, 마스다 미리는 일상 속에 은근히 스며드는 가슴 속 구멍을 이야기한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음식을 마트에서 발견할 때. 아버지가 언제 한 번 가보자고 했던 여행지가 생각날 때. 엄마와 TV를 보고 있으면 이런 저런 음식을 드시고 싶다고 하며 엄마를 주방으로 이끌던 아버지의 방해 공작이 없는 명절을 보낼 때.

한동안은 그 구멍 앞에 서 있기만 해도 슬펐다. 그것은 추억의 구멍이었다. 구멍 주위에 침입방지 철책이 있어서 안으로는 도저히 들어가지 못한다.
하지만 얼마간 서 있다가 침입방지책을 넘어서 구멍 속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이런 일도 있었지, 저런 일도 있었지. 한 칸 한 칸 내려가면서 그리워하고, 후회한다.
눈물이 끓러오르기 전에 서둘러 계단을 내려간다. 그리움과 후회를 반복하며 조금씩 깊이 내려가면 한동안 구멍 속에서 가만히 있을 수 있게 된다.
(p. 155)


마스다 미리의 아버지는 암을 발견하고도 병원 입원을 거부하고 집에서 치료했다. 그는 종종 본가에 들렀고, 아버지에게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다. 같이 어묵을 사러 가서 아버지가 사 준 어묵이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마스다 미리에게 사 준 것이 되었다. 세상을 떠난 사람의 마지막 모습이나 마지막 추억은 살아가는 내내 뇌리에 남는 것 같다.
집에서 치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는 엄마의 손을 잡고 잠에 들듯 숨을 거두었다. 서둘러 본가에 내려간 마스다 미리는 아버지와 단둘이 방에 남아 손을 포개고 한참을 울었다. 애도의 시간이 지나간 후 장례라는 큰 일을 마주했고, 유품 정리가 남았다. 마스다 미리는 아버지가 어묵을 사 줄 때 가져갔던 동전 지갑을 기념으로 챙겼다. 나머지는 모두 처분했다. 그러나 추억을 잃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내 경우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외가집이 없어졌다. 그 작은 집이 없어진다는 것은 서글펐지만, 내 마음 안에는 거기서 보냈던 유년시절의 기억이 살아있다. 지금도 지하수를 끌어올려 받아놓던 그 집의 뒷마당이며, 불을 피우던 부뚜막이 있는 흙으로 지은 작은 부억이 선명히 떠오른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죽음을 마주해야 했던 내게는 앞으로도 또 다른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 수록 내가 알았던, 그러나 이 세상에는 없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만 간다. 지금까지보다 더 두려운 죽음들이 남아있지만, 그 때가 된다면 마스다 미리처럼 마음껏 애도의 시간을 갖고, 그 죽음이 만들어낸 그림자를 일상 속에서 담담히 마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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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붓 - 문학계 거장 100인의 숨은 재능을 만나다
도널드 프리드먼 지음, 박미성.배은경 옮김 / 아트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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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은 같은 충동에서 이루어지는 것일까. 둘 다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 형식과 성질은 전혀 다르지만, 어쩌면 본질적으로는 비슷한 일인지 모른다.

그림 실력도 일천하고 글을 그리 잘 쓰지도 못하지만, 하루의 마지막에 일기장이나 노트에 아무 글이나 쓰는 시간을 좋아한다. 좋은 문학 작품을 필사해보기도 했지만, 그런 멋진 글은 못 쓰더라도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을 쓰는 기쁨이 더 컸다.
미술이라고는 초등학생 때 미술학원에 다닌 게 다이지만, 마음에 드는 그림을 따라 그리고 나서 완성된 작품을 볼 때의 기쁨은 미술관에서 아무리 유명한 그림을 본다 해도 느낄 수 없었다. 자신의 깊숙한 내부에서 나온 것들을 보는 기분은 어느 것에도 비견할 수 없다.
<
작가의 붓>은 그림을 그린 작가, 화가이면서 작가인 사람, 정치가,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활약하면서 그림을 그린 사람 등,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동시에 한 사람들을 총망라했다. 그들이 그린 그림도 실었고 그들의 예술관과 활동 내용, 간단한 약력과 인생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그들의 그림은 노트에 그냥 낙서한 것 같은 간단한 드로잉부터 유화, 조각까지 다양했다. 때로는 자신의 문학 작품에 삽화를 그려 넣기도 하고, 글을 쓰다 막히면 그림을 그리며 돌파구를 찾기도 했다.
인상적인 인물로는 윈스턴 처칠이 있었다. 정치가인줄로만 알았는데 수준급의 유화를 그렸다. 그가 유화를 시작한 것은 마흔이 지나서였다. 그 안에서 기쁨을 발견한 그는 <Painting as a Pastime> 이라는 에세이집도 남겼다.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것 같아 원서로 읽고 있다. 아주 논리 정연하게 그림 그리기가 왜 재충전에 좋은지 논하고 있다.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의 소설 속 등장인물을 그렸다. 원고의 여백에 인물, 건축물 등이 스케치되어 있다. 그 안에 인물이 생생히 살아있는 듯 하다. 도스토옙스키의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을 읽어보려 하다가 ()권 까지만 읽고 더 이상 읽지 못했는데, 다시 한 번 책을 펼치고 그가 만들어낸 인물들을 자세히 보고 싶다.
많은 작가들이 그림을 그린 것을 하나씩 보고 있으니, 예술적 재능은 그 형태를 가리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때로는 펜을 들고, 때로는 붓을 들어 자신 안에 차 있는 것을 쏟아내야 했던 것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들이 그림을 그렸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그들의 세계를 좀 더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묵혀 두었던 드로잉북을 꺼내보고 싶고, 여기에 소개된 작가들의 작품을 읽고 싶어지는 건 덤이다. 훌륭한 자료이기도 하나, 독자 안에도 있을 예술을 깨울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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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 살아서 꽃피지 않는 영혼은 없다
박범신 지음, 성호은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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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작가를 좋아한다. 좋아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아, <은교>로 처음 접했는데, 읽는 작품마다 아주 인상적이었다. 왜 그가 청년작가라고 불리는 지 알 것 같았다

그의 소설은 종종 읽었으나 여태 에세이 집은 읽어본 적이 없다. <힐링>은 특별히 박범신 작가가 SNS에 썼던 단상들을 모아서 낸 책이다.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을 소설에서보다 좀 더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기에 박범신 작가를 좀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제 SNS 피로가 커져서, 인스타를 제외하면 잘 하지 않고, 인스타도 그냥 올라오는 피드만 훑어보는 수준이다. 가끔가다 포스팅하기도 하지만 내가 적는 이야기들은 그저 그런 일상 다반사이다.
그러나 청년작가의 SNS는 달랐다. 그가 포스팅하는 짧은 글들은 감성적이고 문학적이거나 뼈를 때리는 이야기들이었다. 살짝 드러나는 그의 일상도 안나푸르나에 다녀온다거나, 논산의 집 와초재에서 신록의 빛에 둘러싸여 홀로 지내는 등 범상치않다. 그의 SNS는 통째로 아름다운 시였다.

젊은이의 욕망은 봄에 가깝고
나이 든 나의 욕망은 요즘 가을의 갈망에 닿아 있다.
걸어서 별까지 가고 싶다.
(p. 10)


또는 잠언이라고 해도 좋을 듯 했다. 한 줄 한 줄 놓칠 수 없는 글들이 이어졌다. 연필로 진한 밑줄을 긋고 싶은 한 구절 한 구절이었다.

해가 지고 나서 어두울 때까지의 과도기를 다르마타 바르도라고 부른다. 외부에서 주입해준 가짜 욕망을 뚫고 참다운 본성이 표면 위로 떠오르는 시간이다. 그 순간 떠올라 보이는 본성의 신호를 외면하지 말라. 삶의 습관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는 찬스가 그 신호에 있다.
(p.63)


이 책을 덮고 나자 아직 읽지 않은 그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가 더 좋아졌다. 그가 하는 이야기들을 들을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꽃은 지고 쌓인 것은 무너진다.
그것이 인생이다.

그래도 나는 <>이라고 쓰고 싶지 않다.
시간은 흐르고

꽃은 다시 필 것이며,
무너지면 또 쌓는다.
그것이 사람이다.
(p. 104)

깊은 밤 커피 한 잔을 놓고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으면 이 책의 제목처럼 마음 속 깊이 힐링이 되는 책이다. 그의 SNS를 엿보았으니, 이제 사 놓고 아직 읽지 못한 그의 소설을 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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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헌책방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다나카 미호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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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헌책방에 가 본 건 동대문 주변에 들르면서 였다. 필요한 물건을 사러 나갔는데 한쪽 거리에 헌책방이 모여 있었다. 뽀얀 먼지를 뒤집어쓴 책들이 가게마다 빼곡이 꽂혀 있었고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책들을 헤집어보다 기껏 몇 천원에 책 몇 권을 사오곤 했다.

헌책방의 매력을 알게 된 후로는 유명하다는 헌책방을 일부러 멀리 찾아가 구경하고 절판된 책을 사오기도 했다. 서울책보고라는 헌책방이 모인 장소가 생겼다길래 거기도 가 보고 싶어서 벼르는 중이다.
헌책방에는 그 만의 매력이 있다. 신간 서점처럼 산뜻하지 않아도 약간의 구질구질함이 큰 매력이다. 누군가의 손을 탔던 책들은 그만큼의 이야기를 품고 나에게 다시 다가온다.
<
나의 작은 헌책방>은 이십대 초반이란 젊은 나이의 여성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겪은 일을 쓴 에세이이다. 가정 사정 때문에 일찍부터 일을 하던 다나카 미호는 회사를 그만두게 되자 그 날로 헌책방을 하기로 하고 부동산을 돌며 당장에 일을 시작했다. 그가 나중에 회상하기로도 엄청난 추진력이다.
그러나 이십 대 여성이 헌책방을 시작하는 일이 그리 녹록치는 않았다. 부동산에서부터 막무가내로 매물이 없다고 하며 상대해주지 않았다. 손님 중에는 사장님을 찾다가 여자가 사장이라고 화를 내는 어이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다나카 미호는 헌책방 벌레문고의 일을 너무나 사랑했다. 책을 좋아하기도 했거니와 한 자리를 지키고 앉아 손님을 맞고, 고양이를 키우고, 이끼를 관찰하며, 거북이를 키우는 소소한 일상이 그에게 행복을 주었다. 소박한 일상의 행복을 마음껏 누릴 줄 아는 사람 같다.

앞길에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같은 세상에서 굳이 길에서 벗어나 멈추어 서게 하는, 그런 순간을 헌책방이나 이끼 관찰이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거대한 책의 바닷속에 있는 한 권의 책과 한마디 언어가 지금 여기 끼어 있는 이끼처럼 먼 미래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이런 망상에 빠져 있을 수 있는 곳. 바로 이곳이 고작 동네 헌책 장사일 뿐인 제가 기댈 수 있는 곳, ‘시간이 멈춘 것 같은헌책방입니다.
(p. 177)


다나카 미호는 헌책방에서 수익이 되든 안 되든 전시회나 소규모 공연 등 재미있는 이벤트도 열면서 자신의 일을 즐긴다. 깜짝 놀랄 정도로 소득이 적고, 한 때는 가게를 유지하기 위해 야간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했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을 계속하게 할 정도로 힘이 크다.
큰 사명도 없고, 원대한 포부도 없으며, 조합 회비를 내지 못해 헌책방 조합원도 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나카 미호는 가장 큰 걸 갖고 있는 듯 하다. 아무리 잘 나가는 부자더라도 쉽사리 갖지 못하는, 일에 대한 마음 깊은 사랑, 일과 개인의 혼연일체다. 헌책방 외에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고,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도 전혀 들지 않는 천직을 만난 다나카 미호의 작은 세계가 부럽다.
언젠가 날씨가 좋으면, 헌책을 사랑하는 소박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헌책방 거리를 찾아가봐야겠다. 그리고 그 곳에서 달큰한 헌책 냄새를 맡고 또 한 번의 보물찾기를 하고 오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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