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 살아서 꽃피지 않는 영혼은 없다
박범신 지음, 성호은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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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작가를 좋아한다. 좋아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아, <은교>로 처음 접했는데, 읽는 작품마다 아주 인상적이었다. 왜 그가 청년작가라고 불리는 지 알 것 같았다

그의 소설은 종종 읽었으나 여태 에세이 집은 읽어본 적이 없다. <힐링>은 특별히 박범신 작가가 SNS에 썼던 단상들을 모아서 낸 책이다.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을 소설에서보다 좀 더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기에 박범신 작가를 좀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제 SNS 피로가 커져서, 인스타를 제외하면 잘 하지 않고, 인스타도 그냥 올라오는 피드만 훑어보는 수준이다. 가끔가다 포스팅하기도 하지만 내가 적는 이야기들은 그저 그런 일상 다반사이다.
그러나 청년작가의 SNS는 달랐다. 그가 포스팅하는 짧은 글들은 감성적이고 문학적이거나 뼈를 때리는 이야기들이었다. 살짝 드러나는 그의 일상도 안나푸르나에 다녀온다거나, 논산의 집 와초재에서 신록의 빛에 둘러싸여 홀로 지내는 등 범상치않다. 그의 SNS는 통째로 아름다운 시였다.

젊은이의 욕망은 봄에 가깝고
나이 든 나의 욕망은 요즘 가을의 갈망에 닿아 있다.
걸어서 별까지 가고 싶다.
(p. 10)


또는 잠언이라고 해도 좋을 듯 했다. 한 줄 한 줄 놓칠 수 없는 글들이 이어졌다. 연필로 진한 밑줄을 긋고 싶은 한 구절 한 구절이었다.

해가 지고 나서 어두울 때까지의 과도기를 다르마타 바르도라고 부른다. 외부에서 주입해준 가짜 욕망을 뚫고 참다운 본성이 표면 위로 떠오르는 시간이다. 그 순간 떠올라 보이는 본성의 신호를 외면하지 말라. 삶의 습관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는 찬스가 그 신호에 있다.
(p.63)


이 책을 덮고 나자 아직 읽지 않은 그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가 더 좋아졌다. 그가 하는 이야기들을 들을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꽃은 지고 쌓인 것은 무너진다.
그것이 인생이다.

그래도 나는 <>이라고 쓰고 싶지 않다.
시간은 흐르고

꽃은 다시 필 것이며,
무너지면 또 쌓는다.
그것이 사람이다.
(p. 104)

깊은 밤 커피 한 잔을 놓고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으면 이 책의 제목처럼 마음 속 깊이 힐링이 되는 책이다. 그의 SNS를 엿보았으니, 이제 사 놓고 아직 읽지 못한 그의 소설을 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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