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장 영어 쓰기 습관 100일의 기적 : Intermediate - 매일 딱! 1장 10분씩 100일만 쓰면 영어가 뇌에 각인된다! 매일 1장 영어 쓰기 습관 100일의 기적
시원스쿨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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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필요한 일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네이티브처럼 영어를 하는 게 로망이다. 학교에서 문법 위주의 구세대 교육을 받은 나로서는 상당히 힘든 일이지만. 하지만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성인이 되어서도 충분히 영어를 잘 하게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공부 방법이 제대로이고,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 방법 중 하나는 Writing 연습과 필사인 것 같다. ReadingListening 위주의 교육으로는 영어를 잘 하기 어렵다. 그것도 문법 위주거나 문제 풀기 중심이라면 더더욱.
<
매일 1장 영어 쓰기 습관 100일의 기적>은 필사를 통해 영어 구문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했으며 거기에서 더 나가서 주어진 구문을 조금씩 변형하는 방법으로 쉽게 Writing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매일 10분 정도 또는 그 이하의 시간이 걸리는, 가벼운 공부 법이기도 해서 매일 지속하기도 쉽다.
이 책은 <Intermediate> 레벨을 위한 책이지만, 먼저 앞에 기본적인 사항이 정리되어 있다. 혹시 모르고 있었던 것이 있다면, 정리해 두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본격적인 쓰기 파트는 매일 두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매일의 주제문이 주어지고, 먼저 주제문을 이해하기 위한 설명이 있다. 그리고 주제문을 3번 따라 쓰면서 익힌다. 이 주제문을 조금 바꾸어서 영작을 해 보고, 자신이 영작해보고 싶은 대로 나만의 문장도 써 보면, 이 문장은 이제 내 것이 된다. 마지막에 QR 코드가 있어 발음도 들어볼 수 있다. 매일 이렇게 조금씩 공부해서 100개의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든다면, 아마도 영어 실력이 한 단계 향상될 듯 하다.




마지막 파트에는 조금 더 정리해두면 좋은 사항들이 설명되어 있다. 문장을 다 써본 후, 정리해보면 좋을 만한 지식들이다.




영어 공부는 평생이 걸리는 일인 듯 하다. 어려서 시작하지도 않았고, 외국에도 한 번도 나가보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영어를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이 그 여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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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인생 달력 - 당신의 날들은 얼마나 남았나요?
오스미 리키 지음, 홍성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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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 플래너를 쓴다. 사회생활 초년생 시절, 황금 같은 휴가 중 하루 시간을 내서 전문 센터까지 찾아갔다. 관련 교육을 듣고, 그 자리에서 프랭클린 플래너 스타터 세트를 사 왔다. 한동안 그 플래너를 쓰다가, 너무 많은 양의 계획과 기록을 하는 것 같아서, 나중에는 캐주얼 플래너로 바꾸었다. 그래도 5년 정도의 계획을 플래너 하나로 할 수 있어서 좋다. 대부분은 올해와 내년 계획만 채우지만.

그런데 <100년 인생달력>은 무려 인생 100년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책이다. 책 맨 뒤에 1961년부처 2110년까지의 달력이 빼곡하게 인쇄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달력에 직접 적어 넣거나 포스트 잇을 붙여서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우선,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지나온 인생은 어떠하였는지 돌아본다. 달력에 태어난 날부터 시작해서 100세가 되는 해까지 생일에 동그라미를 쳐 봤다. 달력과 년도만 보고, 생일을 표시하는데도, 그 동안의 인생이 죽 떠오르는 기분이었다. 내가 태어난 날은 금요일이었구나. 이 때 수능을 봤지. 대학에 입학했지. 직장에 다녔지. 그러다 또 대학원에 갔지.
그리고 올해 달력에 요즘의 기분이나 느낌을 포스트 잇에 써서 붙였다. 요즘은 왜 이렇게 벌여놓은 일이 많지.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제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남았는지 생각해볼 때다. 한국 여성의 건강수명은 67.2, 평균 수명은 86.6. 생각보다 건강수명이 짧다. 내가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어디에 쓰고 있는 걸까? 한 번 다이어그램으로 진단해본다. 생각보다 여러 가지에 힘을 빼고 있어서, 한 곳에 에너지가 집중되지 않는다. 중요한 부분에 좀 더 에너지를 쏟고, 부차적인 일은 줄여야겠다고 생각해본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계획해볼 때다. 덜어낼 것은 덜어내고, 더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도록 100년 달력에 간략히 적어 넣는다. 꼭 손에 넣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좋아하는 일을 할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지, 찬찬히 생각해서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100년 달력에 적어 넣는다.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아름다운 것들을 볼 수 있을지, 귀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지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인생에는 끝이 있다는 것이고, 우리는 남은 시간 동안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경이를 마음껏 누리겠다고. 생의 마지막 날, 하고 싶은 건 다 했으며, 해야 할 것들을 모두 마쳤다며 홀홀히 떠나겠다고. 다짐해본다. 이 책이 그 길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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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
김봉철 지음 / 문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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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작년 즈음인가 <작은 나의 책>이라는 책을 읽었다. 김봉철 작가가 독립출판을 했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었다. 상당히 좋은 책이어서, 다 읽은 후 나눔 하지 않고 소장하고 있다.

김봉철 작가가 책을 내기 시작한 계기는 블로그에 쓴 글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었다. 취미생활이나 신변 잡기 등에 대한 글을 올리자, 글 잘 쓴다며 책 내보시라는 격려에, 독립출판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글들이 바로 이 책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에 수록되어 있다.
김봉철 작가의 첫 책이었던 만큼, <작은 나의 책> 보다는 좀 더 날것의 글에 가까웠다. 일기 같기도 하고, 가끔은 시 같은 구절도 나왔다. 30대가 넘어서 백수로 지내고, 막노동을 하며 몸을 망치고, 고객센터에서 일하며 마음을 망치던 이야기들이 실려 있었다.
그 안의 어둡고 쓸쓸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글이 많았다. 그러나 한 꼭지, 한 꼭지 읽어나가다 보면 책을 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아마도 김봉철 작가의 글에 있는 힘 때문이었나 보다.

나는 어둠이고 꽃은 빛이다.
있지 나는 한없이 어두운 사람이라서
내 앞에 서면 누구나 빛이 돼.
나는 아마 모든 사람의 그림자일 거야.
그렇지만 너는 너무도 밝고 예쁜 빛이자 꽃이라서
어두운 나까지도 어쩌면 밝은 사람인 것처럼 느끼게 해줘.
(p. 66)


고민하고, 아파하고, 우울해 하는 이야기 사이 사이에 김봉철 작가의 여린 감성이 돋보였다. 산책 길에 꽃을 보고 사진을 찍으며 한 생각을 적은 이 시 같은 구절은, 자신 안의 어두움을 드러내면서도, 소녀감성 같은 그 안의 따뜻함 역시 보여준다.
<
작은 나의 책>을 너무나 좋게 읽고 나서, 그 시작점이 된 이 책을 탐해보고 싶었다. 김봉철 작가의 시작이 어땠을지,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백수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있지만, 이 책을 독립출판으로 낸 후 그의 행보는 어엿한 작가의 것이었다. 독립출판을 해 본 경험을 책으로 써서, 인쇄한 후, 전통 제본 법을 배워 책을 직접 제본해서 다시 한 번 독립출판을 하기도 하고, <작은 나의 책>이라는 독립출판을 했던 당시의 뒷이야기 등을 쓴 책을 내기도 했다.
그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그 시작은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였지만, <작은 나의 책>을 거쳐, 또 다른 책으로 이어지기를 마음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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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 - 일생 중 가장 긴 노년, 반짝하는 ‘예쁜’ 몸이 능사가 아니다, 오래 쓰는 몸을 만들어라, 최신 개정판
제시카 매튜스 지음, 박서령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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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는 염증에 알레르기 체질인가 보다. 알레르기 천식에 과민성 대장 증후군, 미란성 위염, 건초염에 테니스 엘보까지. 자꾸 여기 저기 염증이 생긴다. 전부 잘 낫지 않았지만, 특히 팔꿈치나 손목에 생기는 염증은, 그냥 방치했다가는 아찔할 정도의 통증이 정말로 대단했다. 제대로 뭘 잡지 못해 그릇도 떨어트려 깨고, 수시로 쿡 쑤시거나 날카롭게 찌르는 듯한 통증에 삶의 질이 너무나 떨어졌다. 작년에 왼팔에 테니스 엘보가 생겼었는데, 다 나을 만하니 이번에는 오른쪽 팔에 테니스 엘보가 생겼다. 그래도 테니스 엘보의 통증을 줄여주는 스트레칭을 알고 있어서, 열심히 했더니 작년처럼 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픈 지 오래 되자, 점점 심해져서 드디어는 정형외과를 가야 하나 하던 차였다. 통증 부위만 스트레칭하지 않고 전신을 스트레칭하기 시작하자, 갑자기 테니스 엘보가 많이 좋아졌다. 계속해서 매일 밤 자기 전에 전신 스트레칭을 했더니, 이제 병원에 가지 않고 운동으로 관리해도 좋을 정도로 증상이 나아졌다.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이라더니. 책 제목을 몸소 체험했다. 나이가 들면 다른 운동보다 스트레칭이 제일 중요하다더니. 병원에 가지 않고 테니스 엘보를 치료해서 뿌듯했다.

<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에서는 역시나 스트레칭이 건강을 지켜주고 체력을 키워준다고 주장한다. 체력을 키워준다는 것은 처음 알았는데, 근력과 민첩성, 체력, 속도를 향상시킨다니, 스트레칭의 효과가 놀랍다.
스트레칭을 하다 보면, 빨리 효과를 보기 위해 선생님이나 동료 등 다른 사람이 억지로 누르는 경우도 있고, 통증이 있어도 참고 최대한 몸을 늘여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올바른 스트레칭법은 가벼운 긴장이나 약간의 불편함이 느끼는 지점에서 멈추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근육이 한도를 넘어서 늘어나면 반사 작용으로 스스로 수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너무 강하게 스트레칭을 하다가는 근육이 다칠 수도 있으니, 안전하고 효과적인 스트레칭은 다소 가벼운 스트레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트레칭은 최소 15초를 하는 것이 좋다. 15초는 근육이 늘어난 길이에 익숙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경험상 매일, 또 자주 스트레칭을 하면, 짧은 시간만 유지하더라도 유연성이 좋아지지만, 역시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15초 이상 유지하는 것이다.



<
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에서는 신체 부위 별 스트레칭과 일상 활동별 스트레칭,운동별 스트레칭, 만성질환별 스트레칭, 주제별 스트레칭이 수록되어 있다. 스트레칭 별 효과와 기본 자세, 자극을 줄이거나 강화하는 변형 자세, 유의할 점이 자세히 쓰여 있어 혼자서도 쉽게 스트레칭을 배울 수 있다. 특히 노년에 접어들었을 때의 근감소증을 예방하기 위한 스트레칭법을 안내하고 있어 더욱 유용하다.


사실 내가 스트레칭을 좋아하는 이유는 스트레스가 풀리고 긴장이 완화되며 잠이 잘 와서였다. 특히 운동 후 스트레칭을 하면 아주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이 스트레칭에 이렇게 좋은 효과가 있다니. 바쁘다고, 할 일이 많다고, 취미생활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자기 전 루틴으로 하던 스트레칭을 자꾸 빼먹기 일쑤였는데, 다시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이 책이 자극도 되고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아프다고 무조건 약을 먹고,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물리치료를 하기 보다, 효과적인 스트레칭을 공부해서 운동으로 관리할 것을 권한다. 약이며 주사며, 병원 치료의 부작용과 비용, 시간소모가 만만치 않다. 어쩌면 가장 좋은 건 우리 몸이 원래부터 갖고 있는 자연 치유력이며, 스트레칭으로 자연 치유의 속도를 높여서 건강한 방법으로 질병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지도 모른다. 건강 관리와 질병 치료에 운동이라는 해결책을 시도해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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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 인생 후반전에 만난 피아노를 향한 세레나데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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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무술을 할 줄 아는 할매가 되고 싶다고 하고, 누군가는 책 읽어주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한다. 김연수 작가의 꿈은 멋진 할머니라고도 한다(멋진 할아버지가 아니라). 내 희망이라면, 눈이 허락하는 날까지 책 읽고, 서평을 쓰며, 글도 끄적이고, 퀼트를 하며, 프랑스자수를 하는 할매이고 싶다.

이나가키 에미코의 꿈은 피아노 치는 할머니. 피아노라 하면, 어린 여학생들의 전유물이자 필수 코스라고도 할 수 있다. 나도 초등학생 때 엄마가 가진, 딸들이 취미로 피아노를 쳤으면 하는 희망으로(내 희망이 아니라) 피아노 학원을 다녔었다. 역시 엄마의 의지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그만 두었지만(아직도 내가 왜 피아노를 시작했고 갑자기 왜 그만두었는지 모른다).
이나가키 에미코 역시 어려서 피아노를 배웠으며, 엄마의 연습하라는 잔소리와 지루한 연습을 싫어했다. 그러나 그의 나이도 벌써 인생의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그러자 어려서 하다 만 피아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한 기회에 프로 피아니스트 선생님께 레슨을 받고, 집에 피아노가 없어서 카페의 피아노를 영업 전 후에 빌려가며 이나가키 에미코는 피아노의 세계에 빠져든다.

악보를 보며 고생스럽게 연습하는 동안 작곡가와 만난다. 마치 동경해 마지않는 작곡가의 집에 초대되어 함께 밥을 먹고 느긋한 술자리를 갖는 것과 같다. 그러면 이전까지는 동경하는 마음으로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던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그 대상은 때로 수백 년 전에 사망한 희대의 천재인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SF 소설에 나올 법한 기적이 아닌가.
그렇게 깨달은 순간 내게는 가슴 떨리는 목표가 생겼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최대한 많은 작곡가의 곡을 연주하며 최대한 많은 천재를 만나고 싶다. 그들과 느긋하게 술잔을 기울이고 싶다.
(p. 133)


하지만, 피아노라는 악기는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특히 발전과 습득이 빠른, 스펀지 같은 흡수력을 가진 어린 아이가 아니라 이미 중년에 접어든 아줌마에게는 더더욱. 우선 악보를 읽는 것 자체가 어렵다. 노안인지 악보가 작으면 더 어려워서 확대복사를 해서 써야 한다. 플랫과 샵이 난무하는 악보라면 해독 불가. 낮은 음자리표는 암호 수준이며, 왼손과 오른손 파트 외에 하나 더 있는 파트는 도대체 어떤 손으로 어떻게 쳐야 할 지 난감하다

피아노의 길이 험난하고 멀고 끝이 없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음악이란 원래 할 수 있다거나 잘한다거나 하는 것 이전에, 덧없는 세상에 휘말리다가 단단하게 오그라든 사람의 마음을 해방시켜 주는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p. 48)

때로는 손가락 분리가 되지 않아, 악보대로 도저히 손이 움직이지 않기도 하고, 맹렬히 연습하다가 근육통이며 건초염에 시달려 피아노 인생 최대의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연습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실력이 느는 건 달팽이의 속도이고, 잔뜩 긴장하고 힘이 들어간 채 피아노를 치기 일쑤다. 레슨 때는 하도 긴장해서 연습한 실력의 반도 보여주지 못해 분해한다.
하지만 이나가키 에미코는 어렸을 때와 다르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순수한 즐거움을 느끼고, 꼬박꼬박 하루에 두 시간, 세 시간씩 맹연습을 한다. 그래도 여전히 자신이 꿈꾸는 명 연주와는 커다란 간극을 보이는 연주를 해야 하고, 자신이 연습하면서 끝없이 내는 엉터리 연주 소리를 들어야 하는 괴로움이 있지만. 그 지난한 연습과, 긴장으로 공포에 사로잡혔던 발표회의 끝에 그가 느낀 건, 현재라는 순간을 즐겨아 한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노인의 행복이라는 것이다.

젊은 사람은 목표를 높게 갖고 그 목표를 향해 전진하면 된다. 하지만 노인을 다르다. 멀리 있는 목표를 보지 않고 지금 눈앞에 있는 아주 작은 일에 전력을 다한다. 야망을 품지 않고 지금을 즐긴다. 자신을 믿고, 사람을 믿고, 세계를 믿고, 지금을 즐긴다. 여기에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것을 그저 즐기면 되지 않을까.
노인은 현재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p. 271)


나이드신 분들이 글쓰기가 되었건, 그림이 되었건, 영어가 되었건, 자격증이든, 취업이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생이 저물어가고 있음에도, 그저 주저않아 있지 않고, 서툴고, 모자를 지라도 설레는 마음으로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쏟아붓는 모습은 그 자체로 모두에게 힘이 된다.
피아노와 씨름하는 이나가키 에미코에게도, 은퇴 후 자격증 공부를 하고 계신 엄마에게도, 인생의 저물 녘에 그림, 영어, 소설쓰기 등에 푹 빠지신 분들에게도, 또 만년에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은 나에게도, 모두모두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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