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
김봉철 지음 / 문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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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작년 즈음인가 <작은 나의 책>이라는 책을 읽었다. 김봉철 작가가 독립출판을 했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었다. 상당히 좋은 책이어서, 다 읽은 후 나눔 하지 않고 소장하고 있다.

김봉철 작가가 책을 내기 시작한 계기는 블로그에 쓴 글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었다. 취미생활이나 신변 잡기 등에 대한 글을 올리자, 글 잘 쓴다며 책 내보시라는 격려에, 독립출판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글들이 바로 이 책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에 수록되어 있다.
김봉철 작가의 첫 책이었던 만큼, <작은 나의 책> 보다는 좀 더 날것의 글에 가까웠다. 일기 같기도 하고, 가끔은 시 같은 구절도 나왔다. 30대가 넘어서 백수로 지내고, 막노동을 하며 몸을 망치고, 고객센터에서 일하며 마음을 망치던 이야기들이 실려 있었다.
그 안의 어둡고 쓸쓸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글이 많았다. 그러나 한 꼭지, 한 꼭지 읽어나가다 보면 책을 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아마도 김봉철 작가의 글에 있는 힘 때문이었나 보다.

나는 어둠이고 꽃은 빛이다.
있지 나는 한없이 어두운 사람이라서
내 앞에 서면 누구나 빛이 돼.
나는 아마 모든 사람의 그림자일 거야.
그렇지만 너는 너무도 밝고 예쁜 빛이자 꽃이라서
어두운 나까지도 어쩌면 밝은 사람인 것처럼 느끼게 해줘.
(p. 66)


고민하고, 아파하고, 우울해 하는 이야기 사이 사이에 김봉철 작가의 여린 감성이 돋보였다. 산책 길에 꽃을 보고 사진을 찍으며 한 생각을 적은 이 시 같은 구절은, 자신 안의 어두움을 드러내면서도, 소녀감성 같은 그 안의 따뜻함 역시 보여준다.
<
작은 나의 책>을 너무나 좋게 읽고 나서, 그 시작점이 된 이 책을 탐해보고 싶었다. 김봉철 작가의 시작이 어땠을지,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백수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있지만, 이 책을 독립출판으로 낸 후 그의 행보는 어엿한 작가의 것이었다. 독립출판을 해 본 경험을 책으로 써서, 인쇄한 후, 전통 제본 법을 배워 책을 직접 제본해서 다시 한 번 독립출판을 하기도 하고, <작은 나의 책>이라는 독립출판을 했던 당시의 뒷이야기 등을 쓴 책을 내기도 했다.
그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그 시작은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였지만, <작은 나의 책>을 거쳐, 또 다른 책으로 이어지기를 마음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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