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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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이병률 작가나 최갑수 작가의 여행에세이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상처받은 날 이런 여행에세이를 읽으면 내 마음이 달래지는 것 같았다. 힘든 일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에는 밤새워 읽고 나면 아침이면 힘이 났다. 팍팍한 일상을 살면서 잘 접하지 못하는 낯선 여행지에서의 멋진 사진에 매료되었을 수도 있고, 여행지에서의 매력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어우러진 감성적인 글이 한껏 내 마음을 보듬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은 사랑 이야기로 채워진 여행에세이이다. 소설이나 시, 영화 등에서 작가가 발췌한 사랑에 관한 문구에 여행지에서의 아름다운 사진, 그리고 작가가 더한 한 편의 시 같은 여행 에세이가 어우러져서 책을 읽는 내내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는 아름다운 책이다. 발췌 문구와 사진, 에세이도 하나의 작품인 양 잘 어울린다. 발췌된 문구는 따로 노트에 옮겨 적고 싶을 정도다
.
 
사랑에 대한 글인만큼 책이 아주 감성적이었다. 새벽 두 시 정도에 읽으면 어울린달까. 낯선 곳의 사진도, 아름다운 에세이도, 사랑에 대한 발췌된 문구도 말이다. 거기에 여행지에서의 에피소드가 어우러져 아주 매력적이었다. 빠르게 읽힌다기 보다는 시를 읽듯 곱씹게 되는 글들이었다
.
 
사랑에 앓고 있는 청춘들, 또는 막 사랑에 빠진 예쁜 연인들, 혹은 청춘 시절의 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갖고 있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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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권리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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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는 낯선 풍경을 찾아 떠난다. 권태로운 일상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이 가져올 수도 있는 약간의 불편함을 무릅쓰고 새로운 풍경이 주는 활력을 찾아 떠난다. 여행자로서의 소설가도 마찬가지겠지만, 소설가의 시선은 조금 특별하다.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소설가는 낯선 풍경에서 이야기를 발견한다. 러시아에서도, 독일에서도, 중국에서도 또한 한국에서도 김연수의 여행기는 사람과 함께이고 매력적인 이야기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상과 김사량의 흔적을 찾아 떠난 여행이 이 책의 백미다.
김사량과 이상의 발자취를 찾아 떠난 여행이 낭만적이어 보이는 건 헤어디자이너의 일상에서 마주치기에는 좀 과한 스타일의 머리가 멋있어보이는 것과 같다. 그저 산기슭에 쓰여진 전투적인 한글 문장을 보러 만주까지 갔대도, 지금은 철거된 마루노우찌 빌딩과 옛 동네의 흔적만 남은 이상의 자취방을 찾아 도쿄 진보쬬오까지 갔대도 그저 그것으로 됐다. 아니 소설가로서는 눈물나게 멋진 여정이다.
이상과 김사량은 그 시대를 불태우고 떠났지만 김연수의 여정을 통해 이 책 안에서 그들이 살았던 장소를 배경으로 멋지게 살아 숨쉰다. 언젠가 중국을 여행하게 된다면, 혹은 도쿄에 가게 된다면 김사량과 이상을 떠올리리라.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의 흔적을 좇고 그들의 글을 뒤적거리리라. 김연수의 여행기가 선사하는 가장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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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공, 뉴욕을 엿보다
조엘 코스트먼 지음, 김미란 옮김 / 테오리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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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긴 문을 열고, 자물쇠를 다는 짧은 시간 동안 열쇠공은 고객의 내밀한 공간을 방문하고 그들의 삶의 한 자락을 엿본다. 여기 싱어송라이터가 되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열쇠공이 된 조의 이야기가 있다. 비록 싱어송라이터를 준비하던 중 저금이 바닥나 지금은 육체노동자로 일하고 있지만 그의 예술혼은 아직도 불타고 있는 것 같다. 열쇠공이 쓴 이야기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소설을 읽는 듯한 유려한 문장으로 별난 뉴요커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 책은 정말 재미있다.
 
때로는 불법 폭죽 판매자의 창고에 자물쇠를 달아주고, 다시는 그와 일을 하지 않으려고 결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찰의 단속에 창고 문이 부서진 고객의 자물쇠를 다시 설치하러 가며 계속 그와 일을 하는 이유가 이야깃거리를 모으기 위해서임을 깨닫는다. 때로는 이런 열정으로, 열쇠공은 작가가 되었다.
 
치과용품을 공급하는 노부부에게 자물쇠를 달아주며, 조는 노부인이 글을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조 역시 글을 쓰고 있기에 노부부는 반가워하며 노부인의 글을 읽어주기도 한다.
 
열쇠공을 부르게 되는 데에는 많은 사연이 있다. 조현병을 앓는 언니를 보살피며 언니가 물건들을 없애지 않게 하기 위해 서랍장에 자물쇠를 달기도 하고, 자동차 열쇠를 잃어버려 자동차 문을 열 수 없어 열쇠공을 부르기도 한다. 열쇠를 차 안에 두고 문을 잠궈버리기도 한다.
 
조는 조현병을 앓는 자신의 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고객을 위로하기도 하고, 잠긴 자동차 문을 열다가 자동차 도난범으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 길가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를 도와주었으나 도움을 받은 여자는 문이 열리자 마자 바람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열쇠공은 고객의 사적인 공간을 방문하여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고객들은 자신의 삶을 꺼내어 보여주고 조는 그것을 훌륭하게 기록했다. 이 이야기들은 별난 뉴요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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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그의 리더십을 읽다
김헌식 지음 / 평민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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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을 뒤흔든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보기 괴로워했다. 매일 터지는 사건들을 보고 있자면 우울하기만 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조기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교체의 염원을 이루어냈고 임기 초반 매우 높은 국정운영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다시 뉴스를 보면서 흐뭇해할 수 있게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책은 유력한 후보 시절에도 심리학 서적, 인터뷰 모음집 등이 쏟아졌지만 이 책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분석했다. 막 대통령에 당선된 지금 한 번 분석해볼 만한 주제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언론에 비추어지는 흐뭇한 모습 이면의 굴곡진 인생 이야기와 참여정부 시절 보여주었던 리더십, 대선 과정에서의 지지 기반 분석과 현재 대통령이 된 시점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리더십 등을 심층 분석했다
.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분석하기 위해 수많은 기사와 보도 자료, 출판된 책 및 블로그 글을 인용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겸양의 2인자 리더십으로 우리의 정치 현실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든 리더십이라는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권력의지가 없다. 혹은 고구마처럼 답답하다란 평이 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애초에 정치를 할 의사가 없었다. 민정수석으로 원칙을 지키는 일까지만 하고 더 이상의 정치는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참여정부에서 일했을 정도다. 그런 그를 대선까지 이끈 것은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그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그를 운명처럼 이 자리로 이끌었다고 한다. 그 운명에는 사사로운 권력의지나 권력욕이 아닌 사명감이 자리하고 있다
.
 
국정농단을 거치며 정의가 지켜지는 사회, 사심이 아닌 공심으로 운영되는 국가를 국민들이 원하고 있다. 이 시대적 요구가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
 
이제 문재인 대통령 시대에 접어든 지금, 노무현과 김대중을 성공적으로 계승하며 노무현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염원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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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습관이다
장오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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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독서 인구는 선진국에 비해 매우 적고 그나마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명한 북카페에 가면 독서모임 회원들이 모여 책을 읽고 연구하며 토론하고 있고, 문예지 Axt는 매호 7000~10000부가 팔리며 문학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온라인 카페에도 많은 회원들이 모여들어 함께 읽고 쓰고 책 이야기를 나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수많은 평범한 애서가 중의 한 명이다. 전문 작가는 아니지만 10여년의 독서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모았다.
 
이 짧은 이야기들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며 독서 초심자라면 작은 팁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독서에 흥미를 붙일 수 있는 팁부터 좀 더 즐겁게 독서를 할 수 있는 팁, 독서로 삶의 지평을 넓히는 팁, 거기에 소소한 일상을 소재로 한 에세이로 마무리했다
.
 
중고등학생 때 공부 하느라 책을 멀리하면 다시 독서감각을 키우기 어렵다는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다. 여러 가지 시중에 유행하는 독서법은 그 독서법을 쓴 저자에게만 맞는 방법이므로 굳이 좇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안도하기도 했고 빌려서 읽는 것보다 사서 읽는 것이 들인 노력이 있으므로 더 잘 읽힌다는 주장에는 공감하지 못하기도 했다. 어렸을 때 주로 책을 빌려서 읽었던 경험 때문인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 반납 기한 안에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
 
읽고 있는 책에 인용된 다른 책을 읽어보는 고구마 넝쿨 독서법은 경험해보았던 방법으로 한 때는 인용된 도서를 정리해놓는 노트를 만들었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읽고 있는 책에 언급된 다른 책의 매력을 이 책의 저자는 예시를 들어 잘 보여주었다
.
 
마음에 드는 한 작가를 스토킹해 보라는 제안도 무라카미 하루키, 알랭 드 보통, 이외수, 김영하, 김연수, 신경숙으로 해 본 방법이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그 작가의 일대기나 평전을 읽어보라는 팁을 얻었다. 좋아하는 저자와 작품을 한 단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인다
.  
 10
여년의 치열한 독서에서 나온 이러한 흥미 있는 이야기들이 그에 걸맞는 걸출한 문장력으로 전달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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