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풋 트레이닝 - 적게 일하고 더 많이 인생을 즐기는 방법
가바사와 시온 지음, 전경아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직장 생활 하면서 대화를 하다 보면 ‘졸가리 없이’ 얘기한다거나, ‘중언부언’하는 사람을 보면 핵심, 결론이 뭐냐고 묻곤 한다. 결과로 말하라고도 한다. 이런 말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실용서가 가바사와 시온의 <아웃풋 트레이닝>이다. 인풋보다 아웃풋이 중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독서로 인풋 하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자로서 책을 읽으면 독서노트를 쓰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습관은 저자의 맥락과 같다. 독서 노트를 쓰며 비포와 깨달은 것을 TO-DO 리스트로 구성한다는 저자의 습관에서 다작하는 힘을 본다. 특히 내용 요약하기를 우선하는 나와는 다른 면이다. 책의 종류에 따라 취하고 버릴 일이다. 책을 읽고 깨달은 것을 세 가지로 줄여보라는 제안은 독서 노트 분량이 많아지는 내게 좋은 지적이다.

 

저자는 아웃풋을 말하기와 글쓰기로 크게 나눈다. 소재별 3~쪽 분량의 글에 그림을 넣어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일본에서 이와 같은 책이 처음이라니 한국에서도 처음이리라. 부제가 ‘적게 일하고 더 많이 인생을 즐기는 방법’이다. 프롤로그에서 ‘인생을 바꾸는 아웃풋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밝히고 이는 데 뻥이 심하다. 만족하는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정도라면 받아들이겠다.

 

“현실을 바꾸려면 아웃풋을 바꿔야 한다. 성장 곡선은 아웃풋의 양으로 결정된다. 몸으로 기억하는 ‘운동성 기억’은 잘 잊히지 않는다” 며, 2주일에 3번 정보를 써라. 입력과 출력의 사이클을 ‘성장형 나선계단’으로 그려 놓았다. 인풋과 아웃풋의 황금비율을 3:7이라고 단언한다. 아웃풋은 피드백을 거쳐 다음에 반영하기를 잊지 말아라. 그래야 인생이 즐겁고 여유로워진단다.

아웃풋의 하나로 말하기에 대해 30개 소재로 구성했다. 부정보다 긍정으로 말하고, 인사말이 중요하고, 적절하게 질문하고, 의뢰하고 거절할 때 어떻게 하는가. 토론, 상담, 칭찬, 사과, 설명, 자기소개, 영업할 때 어떻게 말하는 것이 좋은가를 짧게 짧게 설명한다.

28개 저작을 가진 자가로서 글쓰기는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낸다며 29가지 사례를 들어 준다. 메모하기, 좋은 글을 위해 많이 읽고 쓰기, 개요 잡고 글쓰기, 깨달은 것 즉시 메모하기, TO- DO 리스트 작성하기, 카드 쓰기, 인용, 요약 등의 자잘한 팁을 설명한다.

실용서라서 특별한 깨달음을 주는 내용은 없다. 실천이 문제다.

‘멍하니’ 있는 것이 뇌의 작용을 활성화한다는 문장과 7시간 이상 자는 것이 건강에 좋단다. 나는 만 보 걷기를 할 때나 잠자기 전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는데 ‘멍하니’ 있어 보고, 푹 잠도 자보련다.

 

<아웃풋 트레이닝>은 토마토출판사에서 2019년 2월에 본문 395쪽 분량으로 내놓은 실용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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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신은 뇌 - 뇌를 젊어지게 하는 놀라운 운동의 비밀!
에릭 헤이거먼. 존 레이티 지음, 이상헌 옮김, 김영보 감수 / 녹색지팡이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운동화 신은 뇌

2019.9.21. 토

선물 받은 <미래를 여는 교육>을 읽다가 사볼 책으로 메모했던 책이다. <운동화 신은 뇌>는 뇌를 젊어지게 한다는 운동의 비밀을 다룬다. <미래를 여는 교육>에서 충남삼성고등학교는 ‘0교시 체육 수업’을 적용하고 성과를 내고 있다. 적용 근거와 과정이 궁금해 <운동화 신은 뇌>를 선택했다.

만 보 걷기 운동 말고는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고 살고 있다. 이것만이라도 꾸준하게 하자고 마음먹고 하고 있다. 책을 사보기 전에 책의 결론,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운동이 몸과 마음, 더구나 뇌에까지 좋다는데, 실천하지 않는 게 문제다.

 

책은 1장 ‘0교시 체육 수업의 놀라운 효과’부터 10장 ‘뇌를 튼튼하게 하는 운동요법’까지 10개 장으로 구성했다. ‘0교시 체육 수업의 놀라운 효과’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서쪽의 네이퍼빌 센트럴 고등학교의 사례를 다룬다. 체육 교사 롤러와 폴 젠타스키가 체육 수업에 혁명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밑줄 친 내용을 옮겨 가며 그들의 체육 수업에 관한 인식의 변화 과정을 쫓아가 본다.

‘0교시 체육 수업’의 목적은 정규 수업 전에 실시하는 운동이 읽기를 포함하는 여러 과목의 학습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운동이 생물학적 분위기를 촉발해 뇌세포들을 서로 연결한다는 연구 결과가 설득력을 얻던 때다. 강도 높은 운동, 즉 평균 심장 박동이 최대심장박동 수치의 80~90퍼센트로 유지되는 격렬한 운동을 해야 한다. 학습지도 교사들은 운동의 효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가장 어려운 과목을 체육 수업 다음에 편성하라고 조언하기 시작했다. 대학입학시험인 ACT에서 평균성적이 높아졌고, 4년마다 실시하는 팀스의 결과 과학 성적이 세계 최고가 되었다. 체육 수업은 운동 경기를 하는 법이 아니라 건강을 관리하는 법을 가르치는 데 핵심을 둔다. 체육이라기보다 생활방식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새로운 체육 수업을 하게 된 롤러는 17년 전에 “아이들의 건강을 돌보는 것이 우리의 사업이라면, 우리는 파산 직전에 놓여있다고 생각했습니다.”

① 문제 : 학생들의 성적을 매기는 기준이 빨리 달리지 못하는 학생들의 의욕을 꺾는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다(빠르게 달리지 못했던 미셸의 심장박동수 191은 운동선수도 기록하기 힘들 만큼 높은 수치로 성적은 당연히 A였다)

② 대안 : 고정 자전거 두 대를 마련하고 아무 때나 8킬로미터 거리만큼 페달을 밟게 했다.

③ 결과 : 누구든 열심히 노력을 기울이기만 하면 A를 받을 수 있었다.

새로운 체육 수업은 실기 능력이 아닌 각자의 노력에 따라 학생들을 평가한다. 운동에 소질이 없더라도 체육 시간에 얼마든지 잘할 수 있는 것이다. 심장박동 측정기가 체육 수업의 도약 발판이 되었다. 롤러는 지금까지 우리가 아이들의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아서 많은 아이가 운동에 흥미를 잃었을 거로 생각했다. 몸이 빠른 것은 몸이 건강한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롤러는 24세 이상의 성인 중에서 단체 운동경기를 해서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은 3퍼센트 미만이라는 통계를 즐겨 사용한다. 정해진 운동을 하면서 목표한 심장박동 수치를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하느냐에 따라 평가한다. ‘스포츠가 아닌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는 복음을 전한다. 롤러의 체육 수업 결과는 캘리포니아에서도 확인됐다. 학교에 사고도 없다. 사고가 없었던 이유는 학생들이 경쟁하기보다는 협력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부모가 비록 경제적 상황을 당장 호전시킬 수는 없다 할지라도, 최소한 자녀의 건강을 돌봄으로써 학업성적까지 향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이들의 학업성적이 향상되면 나중에 자라서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확률이 높아짐으로 운동은 더 나아가 사회 전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학생들이 무리하지 않고도 잘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운동에 재미를 붙인다. 사람들은 흔히 이런 사실을 간과한다. 운동은 자의식이 강해 상처받기 쉬운 나이의 아이들을 자신만의 둥지에서 나오게 만드는 탁월한 방법이다.

 

2장부터 7장까지는 ‘감마아미노부르티사’, ‘내인성 카나비노이드’, ‘시냅스’, ‘신경세포 성장인자’와 같은 35개의 전문용어를 사용한 글이라 읽기 쉽지 않다. 8장은 운동과 여성의 두뇌 건강에 관한 글이다. 임산부도 운동이 필요하고, 태아에게도 운동이 도움이 된다. 산후우울증 극복을 이해 휴식보다 운동하라 한다. 폐경기에도 운동하라며 여성을 위한 운동 요법으로 최소 일주일에 네 번은 최대심장박동 수치의 60~65퍼센트를 유지할 정도로 빠르게 걷거나, 천천히 달리거나, 혹은 테니스 같은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9장에서 운동은 노화를 늦출 수 있고 뇌를 바꾼다. 정서적인 퇴보도 늦추고 치매를 막아준다. 현명하게 나이 먹기 위해 운동하라 한다. 운동으로 심장혈관계가 튼튼해지고, 연료 공급(포도당)이 조절되고, 비만이 줄어들고, 스트레스 한계점이 높아지고, 기분도 좋아지며 면역체계가 강화된다. 뼈를 튼튼하게 하고 의욕이 강해지며, 신경 가소성이 촉진된다.

현명한 식사 습관은 적게 먹는 것이다. 장수의 비결은 꾸준한 운동이다. 전반적인 운동 목표는 폐활량, 근력, 균형감각, 유연성이라는 네 가지 분야를 고려해야 한다. 장수의 비결 한 가지는 끊임없는 정신활동을 하라는 거다. 신체가 건강해지면 뇌는 저절로 건강해진다.

결론은 만 보 걷기를 꾸준히 하되 허벅지가 뻑뻑해지기 직전의 강도(높은 강도의 운동)까지 인터벌 트레이닝하자. 나에게 필요한 것은 가끔씩 전력 질주하는 인터벌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운동화 신은 뇌>는 녹색지팡이에서 2018년 12월 1판 11쇄가 나왔다. 본문 352쪽이다. 체육 선생님에게 체육 수업의 방향 전환을 위해 읽기를 권하고, 운동하지 않고 사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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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
김인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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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

2019.9.12. 목

빤스만 입고만 다닐 수 있는 영역에서 자가용으로 20분 거리에서 한가위를 보낸다. 긴 시간 운전하지 않아도 되니 점심을 먹고 나면, 지루함을 느끼는 때가 온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를 읽는다. 김인선 글모음, 산문집이다.

 

친구(김대현)의 눈으로 본 작가의 김인선의 모습은 이러하다. 일찍 먼 나라로 간 김인선과 친구는 “음악에 대한 기호만큼 그 사람의 계급을 확인시켜주는 것도 없으며, 자신의 교양과 지적 과시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도 없다”는 부르디외의 말에 공감한다. 이름을 날리던 <뿌리깊은나무>에 삼 년 정도 다녔으나, 다른 잡지사에서 오래 붙어있지 않았는데, 전혀 인스퍼레이션이 없는 곳이라서 이다. 검색하면 다 나온다는 핀잔에 지식 자체보다 그것을 깨치면서 느끼는 기쁨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 그 ‘깨우침의 기쁨’을 포기하지 못하고 평생 공부만 했다. 김대현의 인격은 에피쿠로스 20 퍼센트와 스토아학파 30 퍼센트, 노자 50 퍼센트로 완성되었는데 비해 김인선은 유물론과 견성과 성 프란체스코로 완성 되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사라져가는 것을 사랑했고, 활짝 핀 꽃보다 시들어 말라가는 꽃과 풀을 더 좋아했고, 소멸하는 것의 아름다움, 생명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다. 김대현은 최고의 산문가로 이문구를 꼽았는데, 한자 어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이문구에의 문체에 대한 아쉬움을 김인선이 채워주었다고 평가한다. 김인선의 글은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글쓴이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솔직한 글이다.” 공감한다. 하여 읽어가며 밑줄 친 글을 옮겨 다시 읽는다.

 

春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의 마음을 알겠더라. 꽃 같지도 않은 것이 그나마 피는 흉내만 조금 내다 말라 비틀어져버린 내 청춘. 지혜는 실패한 자들의 회한. 처자의 마음을 얻고 싶거든 꽃을 바치지 말고 꽃을 들고 다닐지어다. 호박을 볼 적마다, 저렇게 푸근하고 넉살좋게 사는 것 좀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생각만 그렇지, 실제 사는 속내는 오두방정도 요런 오두방정이 없다. 식물은 새벽녘과 해질녘에 잠깐 사람이 알아듣는 소리를 내는 것 같다. 내게는 그런 소리를 듣는 사람이 성인이고 성인의 이야기를 듣고서 제가 들은 것처럼 그럴듯하게 거짓부렁을 하는 사람들이 시인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일이 아무 이유 없이 그냥 고맙지 아니하던가. 어린 참새들이 깝죽대는 이야기. 한 해를 기다렸다가 며칠 몇 주 살자고 나온 놈을 내가 잠깐 즐기자고 꺾어버리는 게 찝찝한 것이다. 봄바람은 죽자고 불어제치건만, 이제 겨우 손톱만 한 파란 싹 몇 개가 얼굴을 디밀어놓은 정도다. 신성한 밀어 앞에 어찌 차종의 차별이 있으랴. 꽃이 피는 데 무슨 이유가 있던가. 있다 한들 내가 그것을 알아낼 수 잇을 것인가. 이 세상에서 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모두 꽃처럼 이유 없이 피어나는, 또는 끝까지 피어난 이유를 알 수 없는 것들이 아니던가. 남 좋아죽겠다는 데 대고 소금을 뿌리는 성미는 아니다. 그저 누가 벚꽃 운운하며 침을 튀기면 말없이 싸늘한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다. 매사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것도 병이다. 병도 중병이다. 같은 병도 나 같은 가난뱅이가 걸리면 중병이 된다. 쉬엄쉬엄, 달팽이 시집가듯 손을 놀리시는 것 같은데.밭이 캔버스라면 농부는 화가지 싶다. 달님 혼자 몰래 산 너머 물레방앗간으로 바람피우러 가는 시각이었다. 조물주의 무한한 선의와 터무니없는 무책임, 인생의 환희와 허망함이 요약되어 있는 존재가 개구리. 사람의 마음을 담아내는 다의성이야말로 자연이 내는 소리의 가장 깊은 매력. 거미의 생계는 팍팍하다. 먹잇감 하나를 구하기 위해 허공에 매달려 며칠씩, 길면 일주일을 굶주리는 게 거미다. 그런 놈들의 밥그릇을 엎어버렸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심했다. 돈벌레처럼 나대지 않고, 하루살이처럼 연민을 자아내지도 않으며, 나방처럼 수선스럽지도, 말벌처럼 음험하지도, 귀뚜라미처럼 뚱딴지같지도, 개미처럼 집요하지도, 노린재처럼 약삭빠르지도, 딱정벌레처럼 갑갑하지도, 흡혈모기처럼 표독하지도, 파리처럼 외설스럽지도 않다. 인간으로 추정되는 동물들. 임도는 산허리에 끈처럼 둘러 있다. 낙화 위로 저녁의 고요가 쌓이고.

 

夏

어깨 위에 돼지대가리를 올려놓은 서울 놈. 북어대가리네 고추는 강남 부잣집 아이처럼 쑥쑥 반듯반듯 자라는데, 우리 아이들은 사흘 굶은 비루먹은 강아지 꼴을 해가지고 비실비실 땅바닥을 핥고 있다. 생각이 고름이 되어 해골 속에 가득 고이는 증상. 인연과 호오의 차별 없이. 소박과 고졸古拙은 마음에 스미는 바가 있다. 토고한테는 지고, 프랑스와 스위스에게 이기는 게 군자의 길. 아는 이야기 이 할에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팔 할을 섞어 모두 다 제가 잘 아는 이야기인 것처럼 버무려 눙치는 솜씨에. 갈고닦은 화장술. 늙음에 대한 여자들의 투쟁은 언제 보아도 애절하고 조잡하고 장엄하다.

 

秋

개들의 행복 속에는 천국의 편린이 담겨 있다. 하면서 살다가 적당한 시점에 적당한 몰골로 퇴자하려는 야무진 계획이지만. 그 많은 사람이 모두 다 제대로 된 인간이라는 건 불합리한 가정이다. 높은 곳으로 날아올라 위대한 영적 충만을 맛보게 된다.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은 찌그러지고.

 

冬

짜장면만 파는 세상에 태어나서 청국장 없다고 칭얼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런 일이 어디 한둘이던가. 산에 낙엽이 그득 쌓인 것처럼, 세상에는 저렇게 허망하게 떨어진 낙엽이 너무나 많다. 할머니의 좋은 점은 마음 놓고 연세를 여쭐 수 있다는 거다. 나는 도대체 왜 여자 나이는 물어보는 게 실례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물론 여자 나이 캐묻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역시 천국이라는 게 딴 세상에 따로 있어야 할 이유가 도무지 없는 것이다. 피조물이 신에게 바칠 수 있는 최고의 공물은 그저 재미있게 사는 거. 길 잃은 개처럼 낯선 뒷골목이나 시장바닥을 어슬렁거리는 게 더 좋았다. 별꼴이 반쪽이다. 그리 모질게 굴었던 것은, 녀석은 봄이 오면 멀리 팔려 가야 할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하늘에 뜬 달 외에는 어떤 위로도 없을 것. 나는 녀석이 나를 좋아하지 않기를 원했다. 겨울이 깊어지면 지난 계절들이 전생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게으르기로 정평이 난 인간이 이런 쓸데없는 짓에는 또 놀라운 끈기와 근면을 발휘한다. 꿈은 개꿈이 진국이다. 해방 후 기독교가 우리 전통 문화 말살의 선봉에 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독교가 파괴한 우리 전통문화는 일제 사십년보다 더 크고 깊었습니다. 기독교 앞에서 우리 민족의 숨결이 어린 전통들이 미신이 되어 사라졌습니다. 까치이 수다, 종다리나 꾀꼬리의 미성, 오리의 낙천, 까마귀의 오만과 해학, 부엉이 소리는 그런 소리들과 얼마나 다른가.

 

‘사라진 사내’의 그 사내는 정말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궁금하다. 회심곡을 들어봐야겠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는 (주)메디치 미디어에서 2019년 7월 초판을 본문 378쪽 분량으로 내놓았다. 평생을 시멘트벽에 갇혀 산 사람이라면 이해하거나 공감할 수 없으리라. 도회지에서 살다가 촌으로 옮겨 살거나, 촌에서 태어나 도회지로 옮겨가 사는 사람이라면 현재와 과저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김인선의 체념이 해맑고, 허풍도 있지만 과하지 않고, 그가 죽고 나온 책이라 더 이상 그의 글을 만날 수 없어 아쉽다. 김인선은 남자다. 책을 사기 전에 여자로 짐작했다. 내 짐작은 맞는 때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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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록 ㅣ 동아시아 학술연구총서 4
이범학 역주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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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록 近思錄

2019.8.31~9.2

뉴스는 온통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다. 일정부분 이율배반과 이익을 챙기려 내뱉는 언사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나는 에포케를 선택했다. 그것이 내가 나약하다는 반증일 수 있다.

책은 고리타분할 것이며 나의 삶과 무관할 수 있다는 생각, 많은 사람이 읽는 책은 아니라는 선입견으로 미루어 온 <근사록>을 읽는다. <심경>과 함께 마음공부를 위해 선택한 책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쉽게 읽을 수 있다. 좋다. 유학이 정치와 제도 외에도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고 연구해 修養의 중요함을 느끼게 한다. 책이 의도하는 바를 100% 실천할 수 없음을 안다. 行보다 知가 앞서야 한다는 글에서 위안 받는다. 봉건적이고 전근대적인 부분을 빼면, 문장 하나하나가 金言이다.

 

제1권 道의 本體(道體篇)

제2권 학문의 길(爲學編)

학문의 목표는 聖人이 되는 것, 文辭만 일삼은 者는 비루하다. 心性의 修養은 학문의 출발이다. 마음을 안정되게 하려면 私心과 私情을 지지니 않아야 한다. 단순한 명성은 학문의 목표가 아니다. 학문은 ‘知’에서 시작하여 ‘行’으로 끝맺는다. 도달할 곳을 알고서 그곳에 도달하는 것이 ‘致知’이다. 성취해야할 것을 알고서 이를 성취하는 것이 ‘力行’이다. 공부의 방법에는 ‘격물치지’와 경(용모와 행동을 단정, 엄숙하게 하는 외적 행위)이 있다. 私心이 없어야 남과 통할 수 있다. 군자는 虛心으로 사람을 받아들인다. 어려울 때는 먼저 자신을 반성할 것. 지식과 행동은 겸비되어야 한다. 명성을 위한 학문은 진정한 학문이 아니다. 經書 공부는 도를 찾기 위한 것. 言辭에서 중요한 것은 성실함이다. 공부는 서둘러서는 안 된다. 맹자보다 안연부터 공부하라. 예의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마음이다. 經書 공부는 仁을 키우기 위한 것. 지나친 高遠함을 경계하라.(하고자 하는 뜻은 크나 마음이 수고로우며, 능력은 적은 데도 책임이 무거우면 결국 일을 그르치기 쉽다.) 친구의 장점을 배우다. 넓은 마음은 만사의 기본이다.(구층의 누대를 세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토대를 크게 만들어야 한다) 역경을 거침으로써 성숙된다. 학문에는 능력보다 성실함이 중요하다. ‘玩物喪志’를 경계하라.(쓸데없는 물건을 가지고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자기 의지를 잃는다. 물질에 집착하여 마음속의 빈곤을 가져와 본심을 잃게 됨) 본성과 기질은 분리할 수 없다. 학문의 목표는 道의 탐구에 있다. 학문은 근본의 배양, 방향 설정, 노력의 순으로 해야 한다. ‘敬’과 ‘義’는 학문의 양 날개다. 게으른 마음이 한 번 생기면 곧 자포자기하게 된다. 학문은 老衰를 막는다. 학문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의지가 있어야 한다. 세속적 성공은 학문의 목표가 아니다. 학문에는 ‘自得’이 중요하다. 학문이란 바로 자기완성을 위한 것이다. 初學者는 어디에서부터 힘을 써야하는가, 勉學者는 어떻게 하여 힘을 써서 효과를 거둘 수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학문은 서두르지 않고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 ‘忠恕’(자기의 정성을 다하고 남을 동정하는 것)는 학문의 출발점이다. ‘行’보다 ‘知’가 중요하다. ‘知’는 학문의 기초다. 성리학의 공부 방법은 ‘居敬’(심성 자체의 내적 함양)과 ‘窮理’(격물치지로 대표되는 외적 대상의 원리와 법칙에 대한 탐구)로 요약할 수 있다. 심성의 함양은 반드시 ‘敬’의 공부를 통해야 하고 학문을 진전시키는 것은 ‘致知’에 달려 있다. 명예는 학문의 목표가 아니다. 私心을 배제하고 公利를 배척하라. 학문의 목적은 자기 자신의 완성에 있다. 학문은 날로 진보해야 한다. 학문을 위해서는 고요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학문하는 다섯 가지 방법은 博學, 審問, 愼思, 明辯, 篤行이라. 자신을 성인과 비교하지 마라. 마음의 준비가 된 다음에 공부할 수 있다. 학문은 말보다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진정한 학문은 오직 덕을 증진시키는 것. 학문을 할 때 禁絶해야 할 네 가지 것이 있으니, 선입관을 갖지 말고(意), 기다리고 바라지 말며(必), 고집부리지 말고(固), 한 곳에 묶여 있어서는(我) 안 된다. 곤경은 사람을 향상시킨다. 마음의 정립이 학문의 전제다. 아랫사람에게서도 배워야 한다. 학문은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 학문에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 학문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공명심은 학문에 해롭다. 변혁은 가볍게 논의해서는 안 된다. 학문의 진전 여부를 숨기지 말 것. 외부의 일보다 자신의 향상에 힘쓸 것. [이렇게 다할 수 있다면 좋겠다만......]

 

제3권 지식의 탐구(致知篇)

먼저 스승을 신뢰해야 한다. 사색을 중시하라. 학문은 ‘思’에 근본을 두고 있다. ‘自得’하여야 한다. 자득이란 오랫동안의 사색과 통찰, 논리적 분석 등을 바탕으로 하여 사물에 내재한 진리와 법칙을 종합적이고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사색으로 예지가 생긴다. 사색을 하는 것은 우물을 파는 것과 같다. 학자는 먼저 의문을 가질 줄 알아야 한다. 깨달아야 한다. 깊이 침잠해야 한다. 정밀하고 섬세해야 한다. 학문은 난관을 거침으로써 향상된다. 새로운 의견을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 의미를 중시하여야 한다. 大意의 파악이 중요하다. 문자에 구애되어서는 안 된다. 한 가지씩 공부하여 전체를 안다. 쉼 없는 물처럼 성찰해야 한다. 실용적 효과가 있어야 한다. 원리를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독보다 정독이 중요하다. 대학은 성리학의 입문서. 자기 자신의 경우처럼 생각해야 한다. 농어와 맹자는 경학의 근본이다. 논어와 맹자는 전체를 읽어야 한다. 시는 품성을 향상시킨다. 시는 문자에 구애되면 안 된다. 중용은 고원한 것과 비근한 것이 섞여 있다. 易은 점치는 책이 아니다. 역의 공부에는 시세의 변화 즉 성쇠, 강약을 알아야 한다. 고원함을 경계하라. 春秋는 도의 운용을 나타낸 책이라. 춘추는 법률의 판례와 같다. 역사는 사실보다 원인이 중요. 역사상 성공만이 옳은 것은 아니다. 시는 마음으로 이해해야. 독서가 부족하면 考校를 통한 정밀한 의리의 획득이 불가능하다.

 

제4권 마음의 수양(存養篇)

安靜에서 存養이 시작된다. 지식의 획득에 앞서 존양이 필요하다. 성현의 가르침은 잃어버린 양심을 되찾아서 다시 자신의 내부에 간직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경’의 공부는 서둘러서는 안 된다. 급박하게 서둘러 이를 추구하는 것은 사심과 이기심에 불과하며 종내는 도에 이를 수가 없다. 지나친 집착은 오히려 좋지 않다. 먼저 마음의 주재자를 확립해야 한다. 글자를 쓰는 것도 마음의 공부이다. 의식적인 행위는 수양부족에 기인한 것.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수양해야 한다. 마음을 잃지 말 것. 마음을 함양하면 자아가 분열되지 않고 일관성을 갖게 된다. 수양은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 용모는 엄숙하게, 사려는 정돈되게. 한 가지에 집중할 때 잡념이 사라진다. 몸가짐이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 감정이 발생한 이후의 공부가 중요. 꿈이 혼란된 것은 공부의 부족 때문. 마음과 행동은 서로 영향을 준다. 마음의 수양은 몸을 건강하게 한다. 마음이 잡혀 있으면 말은 따라서 나온다. 말하는 것을 보면 마음을 알 수 있다. 마음의 병은 자기 자신이 원인. 의지가 강해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말장난과 농지거리를 삼갈 것.

 

제5권 실천(克己篇)

마음의 수양은 욕심을 줄이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궁극에는 무욕에 이르러야 한다.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할 때 예에 맞는가를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 잘못을 고치는 데 주저하지 말 것. 엄격한 것은 안정되고 조화로운 방법은 아니지만 자기 자신을 다스리고 훈련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 즐거울 때 멈추어야 한다. 남에게 이기려는 것, 뽐내려는 것, 원한을 갖는 것, 욕심을 부리는 것 등을 삼가야 한다. 의리와 객기는 상극 관계다. 잡념에 시달리는 것은 속이 좁기 때문이다. 급하면 거칠어진다. 자기의 감정을 극복함으로써 분노를 자제할 수 있으며 이치를 분명하게 깨달음으로써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 고난과 난관은 인격 수양의 기회로 삼아라. “윗사람에게 책임을 묻거나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자기 자신에게는 관대한 사람에게 어찌 일을 맡길 수 있겠는가?” “사람이란 신체를 갖고 있는 이상 자기 자신을 위하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이기심의 극복은 어려운 일이다. 마음속의 분노를 극복하라. 옳지 않은 것은 관심조차 갖지 말 것.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할 것. 자만심은 죄악의 근본. 되고 안 되고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악의 제거는 철저해야 한다. 경박함과 게으름을 배척하라. 욕심과 학문은 상극관계에 있다. 따뜻함과 부드러움은 학자의 기본자세다.

 

제6권 가족윤리(家道篇)

효도와 우애는 학문에 우선한다. 가정에서는 예법이 우선이다. 가족간의 사랑은 꾸밈이 없어야 한다. 효는 도덕의 근본이다. 의료지식은 효도에 필수다 유모가 필요하면 두 명을 고용할 것(자기 자식에게 젖을 먹이기 위하여 다른 사람의 자식을 죽인다면 이것은 도리가 아니다) 효도는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 부모의 친구를 모시는 것도 효도다. 형제간의 우애는 타산적이어서는 안 된다. 아랫사람의 처신은 윗사람에게 달려 있다.

 

제7권 관직에 임하는 자세(出處篇)

‘科擧와 학문은 양립할 수 있다.’ 외에 38개의 좋은 글이 있으나 나와 관계 없음으로 요약하지 않음

제8권 정치의 근본(治體篇)

‘개인의 도덕성과 가정의 화목이 정치의 출발점이다.’ 말고도 24개의 좋은 글이 있다.

제9권 정치의 구체적 방법(制度篇)

27가지를 풀어 놓았다.

제10권 정치에 임하는 자세(政事篇)

‘어린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자신에게도 유익하다.’말고도 63개의 글이다.

 

제11권 교육과 학습(敎學編)

가르침의 목표는 각자 자신의 중용을 찾는 것이다. 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군자는 관직이 없어도 도덕적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교육은 상대방의 수준에 맞추어야 한다. 취미생활이 지나치면 공부에 해가 된다. 실무지식에 대한 공부도 중요하다. 학설을 수립할 때 수준이 높은 사람에게는 진부한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하고 수준이 낮은 사람에게는 어렵고 의심스러운 느낌을 주지 말아야 한다. 어린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춤과 노래를 이용한다. 예는 가르침의 기초다. 상대방의 수준에 맞게 가르칠 것. 춤과 활쏘기도 성실성을 함양하는 방법. 교육은 유아기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육은 먼저 작은 것,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강의는 스스로 깨닫도록 해야 한다. 이상적인 大學 敎育의 방향에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고 이득과 관직의 유혹을 이겨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와 예절과 음악은 인성교육의 핵심이다. 공부하려는 의욕을 가진 다음에 가르쳐 주어야 한다. 가르치는 사람은 먼저 스스로 실천해야 한다. 교육은 억지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어린 아이는 어른에게 공경심을 갖도록 가르쳐야 한다. 견해가 다르다고 질책해서는 안 된다.

 

제12권 조심하고 반성해야 할 사항(警戒篇)

남의 충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 덕을 쌓지 않으면 행복도 오래가지 못한다. 오랫동안 안락함에 빠져서는 안 된다. 국가의 멸망은 거의가 군주의 안락 때문이다. 일이 잘 풀릴 때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선은 추구하여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삐뚤어지고 포악하고 의심이 많으면 고립된다. 소인배가 큰일을 맡으면 결국 잘못되고 만다. 이익은 대중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 자기의 세계만을 고집하면 고립되어 스스로 해치게 된다. 자기 좋을 대로만 해서는 안 된다. 남녀관계의 원칙은 지켜야 한다.(전대 관습과 규범을 계승한 성리학의 봉건성과 남녀차별의 전근대성) 독선적인 사람은 큰일을 이룰 수 없다. 마음속의 잘못이 더 큰 죄악이다. 욕심은 사람을 약하고 비굴하게 만든다. 그 잘못을 보면 각각 사람됨의 차이를 안다. 학식이 있다고 교만해서는 안 된다. 과민한 사람은 의심과 억측이 심하다. 물건을 좋아하다 자칫 마음을 잃는다. 욕심에 가린 사람은 진리를 알 수 없다. 나쁜 일을 오래 접하면 나쁜 마음이 생긴다. 의심과 독단은 먼저 마음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해타산에 다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소인도 원래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명분이 좋아도 사심을 갖고 하면 안 된다. 권력은 사람의 꿈을 잃게 만든다. 인색한 사람은 천하만사가 풀리지 않는다. 진리를 찾지 않는 사람은 술에 취한 사람이나 다름없다. 예의란 배운 사람이 지켜야 할 의무다. 음탕한 음악은 사람을 타락시킨다. 시세에 영합하지 말고 원칙을 추구해야 한다.

 

제13권 異端에 대한 비판(辨異端篇)

약간의 차이가 이단으로 흐르게 한다. 대부분이 불교에 대한 비판 글이다.

제14권 儒學의 전수와 道統(聖賢氣象篇)

요, 순, 탕왕, 무왕, 공자, 안회, 맹자, 증자, 자로, 순자, 동중서(한), 제갈공명, 문중자(수), 한유(당), 주돈이(북송), 정명도와 정이천(송), 장횡거(북송)의 인품과 학맥을 풀어 놓았다.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2004년 초판을 내놓은 <근사록>은 본문 586쪽 분량이다. 역자는 이범학으로 책에는 국민대 국사학과 교수를 역임한 것으로 나와 있다. 현재는 어디에 있는가를 검색해보니 네이버 인물정보에 가수만 나온다. <근사록> 역자가 가수보다 못한 인물인가? 원문과 번역, 주석 때로는 총론을 두어 편집했다. 분량과 내용의 어려움과 실천하지 못할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읽기 시작했지만, 기우였다. 핵심내용과 번역이 있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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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참 가볍다.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은 보통 외부로 향한 표현이다. 내 맘대로 할 테니 간섭하지 말라는 뜻도 포함한다. 거기에 기술이 필요하다고? 철 지난 베스트셀러다. 선생님이 내게 책을 사주고 싶어 하시기에 서점에 들러 고른 책이다.

하루에 해야 할 일이 서너 개씩 기다리고 있을 때 스트레스도 받지만, 해치우고 나서 느낀 성취감이 기분 좋다. 덕분에 워커홀릭으로 살았다. 두 해째 출퇴근하지 않는다. 시간이 많이 남을 것 같지만, 사실은 한가하진 않다. 나를 돌아볼 기회가 있어도 앞만 보며 판단했었다. <신경 끄기의 기술>은 다른 관점에서 삶을 보는 기회를 경험하라 한다. 여러 가지 복잡한 일과 상황에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 하지 마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라는 거다. SIMPLE 한 삶! 그런 거다.

편집자가 저자의 글에서 요점이다 싶은 문장에 적색으로 표시해 두어 밑줄 치며 읽는 수고를 덜었다. 물론, 편집자의 생각과 독자의 받아들이는 것이 달라 밑줄을 긋기도 했다. 나보다는 매일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걱정으로 출근하는 아내가 읽으면 좋겠다. <신경 끄기의 기술>은 내부를 향한 조언이다.

 

저자 마크 맨슨에 빙의해서 읽은 글을 옮겨 본다.

프롤로그 :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지워버려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기할 것을 골라야 한다. 기회비용을 고려하면서. 고통이 따르겠지만 고통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고통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것. 어떻게 포기할 것인가를 가르쳐 주겠다.

1장 : 애쓰지 마, 노력하지 마, 신경쓰지 마 - 긍정의 힘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은 부족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끝없이 신경 쓰게 한다. 불안이란 지옥의 무한궤도에 타라 한다. 가치 있는 것을 얻으려면, 부정적 경험을 극복해야 한다. 신경을 끈다는 것은 무심함이 아니라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중요한 것에 신경 써라. 그래야 자유로워진다.

2장 : 해피엔딩이란 동화에 나오는 거야 - 행복은 문제를 먹고 자란다. 인생의 진정한 의미와 성취감은 자신만의 투쟁을 선택해 감내함으로써 얻어라. 부정적 경험에 적극 대처하라. 성공을 결정하는 질문은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다. 인생에서 문제는 바뀌거나 나아질 뿐이지 계속된다. “당신이 결혼하는 사람이 당신과 싸울 사람이다. 당신이 선택하는 직업이 당신에게 스트레스를 줄 직업이다. 어떤 일이건 희생이 따르는 법이다.”

3장 : 왜 너만 특별하다고 생각해? - ‘모두가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라는 건 헛소리다. 70~80년대 ‘자존감 높이기’가 심리학에서 맹위를 떨친 결과다. 성공하는 인생에 역경과 실패가 도움이 되며 심지어 ‘필수적’이다.

4장 : ‘고통을 피하는 법’은 없어 - 운동을 즐기는 사람은 멋진 몸을 갖고 워커홀릭은 초고속 승진하며 고된 연습을 견딘 아티스트는 무대에서 빛을 발한다. 당신이 선택한 고통이 당신을 만든다.

* 저자가 말하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5가지 가치는 강한 책임감, 믿음을 맹신하지 않는 것, 실패, 거절, 죽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5장 : 선택을 했으면 책임도 져야지 - 인생에서 나를 움직이는 것은 강요된 압박이 아니라 자발적 선택이어야 한다. 삶에 더 큰 책임감을 느낄수록, 삶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항상 경험을 책임지며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내 잘못으로 생긴 일이 아닐지라도, 이것이 삶의 일부다. 잘못은 과거고 책임은 현재다. 살아가며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각자의 상황을 각자가 책임져야 한다.

6장 : 넌 틀렸어, 물론 나도 틀렸고 - 확실한 건, 확실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매일 매일 덜 틀린 사람이면 된다.

7장 : 실패했다고 괴로워하지 마 - 잃을 게 없다면 두려울 게 없다. 견딜 수 있는 고통을 선택하라, 그리고 견뎌라.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자신이 선택한 고통을 견디는 법이다. 공포와 불안과 슬픔이라는 고통은 정신 건강에 해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 성장에 필수적이다.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정신력, 자존감, 공감 능력이 강해져서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자극-동기-행동의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다. (자극받을 때까지, 동기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그냥 해라.)

8장 : 거절은 인생의 기술이야 - 완전한 자유 그 자체는 아무 의미도 없다. 무엇을 거부할지 선택해라. 그것이 나다. 하나의 가치를 선택하려면 나머지 가치를 거부해야 한다. 무엇을 거부하느냐가 우리를 규정한다.

9장 : 결국 우린 다 죽어 - 죽음을 생각하면 하지 못하고, 미룰 일이 없다.

 

<신경 끄기의 기술>은 갤리온에서 2017년 10월 초판을 내놓았고, 내가 읽은 것은 2018년 7월 15쇄, 본문 235쪽 분량이다. 말이 쉽고, 논리를 갖춘 글이 아니라서 중고등학교 문제 학생들에게 읽어보게 하면 좋겠다.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추천! 자신의 생에 갈피 잡지 못하는 어른에게도. 주체적인 삶을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읽지 않고 다른 일에 힘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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