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펌 -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굳건히 서 있는 삶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선택하고 후회할 때가 있다. 고전보다 신간의 경우가 더 자주 그렇다. 여러 사람이 읽고 판단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감과 기대로 선택한 탓이다. <스탠드펌>에서 동어반복을 보는 듯한 지루함과 졸가리 닿지 않는 문장, 침소봉대를 보며 읽다가 몇 시간을 쉬어야 했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자기계발에 몰두하고 개인이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 미래를 준비하는 분위기를 전제로 시류에 흔들리지 말고 살아가기 위해 어찌할 것인가를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이 안티 자기계발서라고 한다. 부제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굳건히 서 있는 삶으로 잘 뽑아서 독자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굳건히 서라<스탠드펌>은 바탕에 스토아 철학을 깔고 있다.

‘1. 멈추다: 자기중독을 끊어내자. 2. 바라보다 : 삶의 부정적인 면을 인정하자. 3. 거절하다 :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4. 참다 : 감정을 다스려라. 5. 홀로 서다 : 코치와 헤어지기. 6. 읽다 : 소설 읽기. 7. 돌아보다 : 의미있는 일을 반복하자로 본문을 구성한다.

홀로 서기 위해 코치와 헤어지기는 덴마크 사람들의 일상이 일과 생활, 감정 다스리기까지 폭넓게 코칭 받는 분위기에서 찾아낸 방법이라 우리에게 아직은 생소한 일이다. 자기계발서나 전기는 단선적으로 역경을 극복한 이야기로 자신을 고문하게 한다며, 복잡다단한 삶에서 자신을 보기 위해 매월 한 권 씩 소설을 읽는다고 한다.

 

나의 삶에서 어떤 것이 미성숙한 삶을 소비하는 방법인지 깨달아야 한다.

저자는 긍정심리학을 부정적으로 본다. 마틴 셀리그만이 1988년 미국 심리학회장이 되었을 때부터 긍정 심리학이 급속한 성장을 했다고 평가한다. 셀리그만은 행복 변수의 8~15%만 외적요인에 영향을 받고 대부분은 내적 요인에 원인을 둔다. 이는 행복과 불행이 온전히 내 탓이라고 몰아 부친다고 본다. 나도 <플로리쉬>를 사 읽었다.

 

인생은 해결할 수 없는 없는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그 문제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라고 한다. 암에 걸리거나 죽음을 마주하게 되면 받아들여야지 어찌할 것인가. 삶의 부정적인 면을 인정하면 미래의 시련을 준비하게 된다. 스토아 철학에서 부정적 시각화라는 기법이다. 메멘토 모리를 떠올려야한다. 에픽테토스가 투사적 시각화로 화를 억누르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상황의 하찮음을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어느 날 삶의 좋은 것들을 잃을 준비를 해야 한다. 덕은 자기 본성과 조화를 이루며 살도록 해준다. 본성대로 행동한다면 우리는 좋은 사람이다. 이성은 이론적인 동시에 실용적이다. 마음의 평화는 덕을 이루는 디딤돌이다. 어려운 시기에도 평정심과 존엄을 지켜야 한다.

 

<스탠드펌>을 읽느니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세네카의 <인생은 왜 짧은가>, 키케로의 <의무론>을 읽는 것이 좋으리라. 에픽테토스의 글을 만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스토아 철학은 자기통제, 마음의 평화, 존엄, 의무, 삶의 유한한 본성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샀던 책 중에서 가장 후회한 책이다. <스탠드펌>20175월에 다산초당에서 본문 263쪽 분량으로 초판 1쇄를 내놓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장의 품격 - 조선의 문장가에게 배우는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7,18,19세기 조선에 대해 아는 게 없다. 그저 영정조 시대에 학문이 성했다거나, 사극이 다룬 사도세자의 죽음과 장희빈, 규장각 정도다. 국사에서 가볍게 다뤘고, 사학계이 연구층이 두텁지 못한 까닭과 친일사학이 뭉개버린 탓이다.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18세기 지식총서를 내고 있다. 사학계가 다루지 못한 부분을 한문학자 안대회가 중심이 돼 여러 권 내놓고 있다. 지난 1025일에 <문장의 품격><조선의 명문장가들>을 사두었다. 앞 책은 300여 쪽이고 뒤 책이 800 쪽이 넘어 앞 책부터 읽는다. 살펴보니 앞책의 내용이 뒤 책에 중복돼 있다. <조선의 명문장가들>만 사도 됐을 것을…….

 

<문장의 품격>18세기 척독을 다룬다. 척독이란 짧은 글이다. 허균, 이용휴,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이옥, 정약용이 일상을 한문으로 짧게 지었다. 이를 한문학자 안대회가 시대감각에 맞게 한글로 풀어 놓았다. 한문으로 지은 원문은 <조선의 명문장가들> 뒷부분에 부록으로 달아 두었다. 7명 중 이용휴와 이옥은 이 책에서 처음 만난다. 이덕무의 척독은 <책만 보는 바보>에서 맛보고 다시 만난다.

머리말이 일상을 담은 문장의 힘이다. 7, 51편의 척독으로 본문을 구성한다. 책은 인물과 글을 평가하고, 척독, 안대회의 해설로 짜여있다. 밑줄 친 내용을 옮겨 배운다.

1. 두려움 없는 저항의 목소리, 허균

16세기말부터 17세기 중엽은 산문사에서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의 허균 산문은 소품문 성격을 짙다. 허균의 척독(尺牘)은 짧은 글이지만 유머러스하고 정서적이다. 소품문이 유행하던 18~19세기 이전에 소품의 미학을 이해하고 창작에 옮긴 문인이다. 허균의 시도는 100~200년 동안 묻혀 있다가 18세기 이후에야 인정받았다고 한다. 허균은 18세기 문학을 선도한 것이다. ‘푸주간 앞에서 입맛을 쩍쩍 다시다는 음식을 주제로 한 가장 오래된 산문이다. 선비의 글쓰기가 유가(儒家)의 삶과 부합돼야한다는 관례로 볼 때, 쓸모없거나 사치 조장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허균은 전통적 관점을 버리고 흥미로운 일상사에 시선을 둔 개성을 발휘한 거다.

2. 자기다운 삶을 찾는 글, 이용휴

이용휴는 아주 짧고 가장 쉬운 어휘를 선택해 기발한 발상으로 선명한 주제를 글로 썼다. ‘미인의 얼굴 반쪽은 짧은 비유로 인생의 깊은 의미를 음미할 수 있게 한다. ‘살구나무 아래의 집에서 이 작은 방에서 몸을 돌려 앉으면 방위가 바뀌고 명암이 달라지지. 구도란 생각을 바꾸는데 달린 법, 생각이 바뀌면 그 뒤를 따르지 않을 것이 없지. 자네가 내 말을 믿는 다면 자네를 위해 창문을 밀쳐 줌세. 웃는 사이에 벌써 밝고 드넓은 공간으로 올라갈 걸세.” 이 문장을 읽으며 이덕무가 책 읽던 상황을 떠올렸다. ‘외안과 내안에서 외안은 사물을 살피고, 내안은 이치를 살핀다. 외안은 현혹되기 쉬우므로 반드시 내안에 의해 바로 잡혀야만 한다. 내부를 보는 눈이 더 온전하다. 내부의 주체성과 내면의 진리를 지킬 것을 강조한다. ‘이제는 한가롭겠구려.’는 제문이다. 죽음으로 잃는 것도 많지만 얻는 것도 많다. 그럭저럭 살아가는 인생의 힘겨움에 깊은 한숨을 내뱉게 한다. ‘남을 따라 산다.’는 처세에 대한 현명하고 명쾌한 답변이다. 대동(대동)하는 마당에 시세를 위배할 수 없는 일이니. 양심에 비추어보아 옳은 일이라면 세상의 추이를 따라 행해도 무방하다. 세상사를 따르되 합당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하루가 쌓여 열흘이 된다는 식상하지 않게 교훈을 준다.

3. 그 자체로 문체가 된 이름, 박지원

연암체의 특징은 대상에 대한 다면적 접근과 입체적 묘사. 격식과 투식, 진부하고 상투적인 글자와 어투의 배격. 얕고 들뜬 문장, 용렬하고 속된 병통의 제거. 비유와 반어, 속어의 빈번한 사용. 장난기와 유머러스한 분위기다. ‘큰 누님을 보내고는 지금 읽어도 울컥한다. ‘말똥구리 시집이란 글은 참되고 올바른 견해는 참으로 옳음과 그름의 중간쯤에 있단다. 비단옷 입고 밤길 가는 격과 소경이 비단옷을 입은 격을 견준다. ‘하룻밤에 물을 아홉 번 건너다에서 소리와 빛은 외물(外物)로 늘 귀와 눈에 누를 끼쳐 사람들이 똑바로 보고 듣지 못하도록 방해한다고 경계하라한다. 마음을 고요히 가지는 것, 즉 명심(冥心)은 연암이 사물과 현상을 인식하는 문제를 다룰 때 자주 사용한 말이다. 명심하여야 잘못된 선입견과 그릇된 가치관의 혼란을 이길 수 있다. “삼정승과 사귀지 말고 네 한 몸 조심하라는 속담을 소개한다.

4. 문단을 뒤흔든 낯선 문장, 이덕무

이덕무 소품문의 특징은 기존의 문학에 얽매이지 말고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개척. 사물을 대상으로 할 때 선입관을 배제하고 치밀하게 관찰한 글을 쓴다. 가상에 빠지지 말고 인정물태의 진실을 드러낸다. 예민하고 감성적인 언어를 구사한다. <청장관전서>가 솔 출판사에서 나왔지만 절판돼 아쉽다. 간서치전의 핵심 문장은 그의 방은 협소하다. 하지만 동쪽에도 창이 있고 남쪽에도 창이 있고 서쪽에도 창이 있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기우는 해를 쫓아가며 햇볕 아래서 책을 읽는다.’에 있다. 인생예찬에서 벗을 안방을 같이 쓰지 않는 아내요 동기가 아닌 형제 사이로 표현한다.

5. 눈빛이 살아있는 붓끝, 박제가

꽃에 미친 김군에서 통해 벽()에 대해 긍정적 소신을 드러낸다. 남과 다른 취향을 가진 것은 입맛의 차이에 비교할 수 있다고 하여 획일주의를 지양하는 관점을 보인다. 학문, 문학, 사상, 사회에 다양한 가치를 존중해야한다는 다원주의에 기초한 열린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암에게 보낸 척독이 압권이다. “열흘간의 장맛비에 밥 싸들고 찾아가는 벗이 못 되어 부끄럽습니다. 200닢의 공방(孔方, )은 편지를 들고 온 하인 편에 보냅니다. 수령은 일없습니다. 세상에 양주의 학은 없는 법이지요.”

6. 자유로운 저잣거리의 본색, 이옥

속담 평지에서 낙상한다를 소개한다. “몸은 죽어도 문장은 죽지 않는다.” ‘시장(市記)’은 창문 밖으로 보이는 시장 풍경을 단조롭게 묘사한다. 어떤 목적의식에서 글을 쓴 것이 아니라 그저 무료하기 때문에 글을 쓴다는 표명은 그의 희작적 글쓰기의 전제다. 시장은 의도적 관찰이 아니라 우연히 눈에 들어온 현상을 썼다. 땔나무를 진 자가 우연히 문틈을 막은 채 쉬고 있기에 작자도 보기를 쉰다. 보기를 그친 것도 우연이다.

7. 거장의 따뜻한 시선과 멋, 정약용

竹欄詩社帖죽란시사의 약속이 가장 멋진 글이다. 언제 모이고, 누가 먼저 모임을 마련하는가를 적은 글이다. 수년 전 어가삼루회 규약을 만들었던 추억이 떠오르고, 분위기도 죽란 시사의 약속과 비슷하구나.

 

<문장의 품격>은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을 배울 수 있다. 휴머니스트에서 20165월에 11, 73, 본문 298쪽 분량으로 내놓은 것을 읽었다. 책의 뒤표지에 7인을 조선의 파워 블로거로 비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의 교과서 - 일본 최고의 기획자가 밝히는 베스트셀러 쓰기 특강
요시다 히로시 지음, 동소현 옮김 / 다산4.0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점심 먹기 전까지 읽겠다는 뜻으로 컴퓨터를 켜지 않고, 휴대폰으로 페이스 북을 보지 않고 읽는다. 아침 늦게 읽기 시작했어도 점심 전에 읽기를 마칠 수 있었다. 글이 쉽고 일부는 경험한 내용인 까닭이다. 서울 글쓰기 학원은 8주에 천만 원에서 5백만 원이란 고액의 수강료를 받는다. 주당 두어 시간 강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고작이다. 글쓰기 학원에서 도움을 받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학원 수강이 아니다.
정말 책을 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책을 내기 위해 고분 분투한 한국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책에 <내 인생의 첫 책 쓰기>가 있다.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의 교과서>는 일본 최고의 출판 기획자가 쓴 글이다. 두 권을 다 읽으면 하산해도 될 듯하다. 책 제목처럼 작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퍽 도움이 될 책이다. 책을 읽고 먼저 책을 낸 사람과 두어 시간 이야기를 나눈다면 시도할 수 있을 듯하다.
저자 요시다 히로시의 조언을 따라 가본다. 출판 기획자가 책을 만드는 기준은 ‘이 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까?’란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스스로 만든 벽에 갇혀 있지 말고 나오란다. 책을 쓰기 위한 준비, 글감 모으는 방법, 주제 선정 및 문장 쓰는 법, 예상 독자층 선정, 책 홍보까지 주요 포인트를 실전 경험으로 소개한다.
8개의 장으로 구성한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의 교과서>는 ‘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책 쓰기’에서 책을 쓸 때 비로소 삶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는 전제에서 좋은 책, 잘 팔리는 책, 나쁜 책이란 무엇인가 알아본다. 잘 팔리는 좋은 책이 가장 좋으나 모두를 만족시키는 책은 없다고 한다.
‘나만이 가진 가치와 테마 발견하기’에서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베스트셀러가 숨어 있다고 단언한다. 소재는 가까운 곳에 있고, 남다른 체험이 필요하고, 작가 근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작가 근성은 모두가 알지만 실천하기 않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들어준다. 수필을 쉽게 생각하지 마라에서 10만 원을 벌기위해 작가는 1000만 원을 쓴다에 백퍼센트 공감한다. 한 권의 책에는 한 가지 테마를 담으라 한다.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남다른 습관’에서 10가지 노하우를 소개한다. 예비 작가, 초보 작가, 기성 작가 모두에게 필요한 노하우다.
‘당신의 책 쓰기, 이대로 괜찮은가?’는 당장 팔리는 책보다 스테디셀러를 쓰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테크닉을 서술한다.
‘출판사가 탐내는 출간기획서 쓰기’에서 좋은 기획서가 있어야 출판에 발을 들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초보 작가를 위한 글쓰기 클리닉’은 출판 기획자의 눈에서 하고 싶은 말이다. 글쓰기는 테크닉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읽고 생각하고 쓰는 내공이 절대적이다.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가?’는 생각 없이 쓴 작가의 원고가 아니라 기획에서부터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기획이 중요하다.
‘책을 쓰고 난 후 시작되는 작가로서의 삶’에서 끝까지 쓰는 근성을 강조한다. 10여년을 계속 쓰라고.
‘책을 쓰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유일한 나의 흔적’이다. ‘출판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아실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의 교과서>는 다산 북스에서 2016년 3월에 본문 260쪽으로 초판을 내놓았다. 아쉬운 것은 126쪽과 128쪽에 똑같은 박스가 겹쳐 있다. 편집자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탓이다. 책의 가치를 떨어트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하는 문장들 - 퇴짜 맞은 문서를 쌈박하게 살리는
백우진 지음 / 웨일북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에 둔 생각이 뜻이고 입으로 나오면 말이다. 말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어 글을 쓴다. 글을 제대로 쓰려고 글쓰기 책을 여러 권 읽고 배운다. 2월 말에 사서 <일하는 문장들>을 읽는다. 글쓰기를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선택한다.

맙소사! 이건 글쓰기 책과 프리젠테이션 책을 섞은 책이다. 프리젠테이션이면 <1 page proposal>이 고전이고, 박신영의 <기획의 정석><보고의 정석>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글쓰기 책으로는 이태준의 <문장강화>나 이오덕의 글쓰기 책, 배상복의 <문장기술>에서 배운 게 많다. <일하는 문장들>에 앞부분은 프리젠테이션, 뒤로 가며 글쓰기에 대한 경험을 적었다. 첫 느낌이 혼란스러워서일까. 책 선택이 만족스럽지 않다. 다만, 신간이라 옛 책들이 담지 못한 몇 가지를 건진다.

 

프롤로그에서 말과 자료는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추자고 한다.

저자는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글 읽고 요약하기를 반복한 상황을 떠올린다. ‘소수점 아래, 어디까지 쓸까에서 파울로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정확성보다 주변을 밝게 비추는 명료함이 더 낫다에 공감한다. ‘문화체육관광부고시 제 2014-0039’(한글맞춤법)에 따라 31운동을 3.1운동이라 쓰고 동메달,,동메달로 쓸 수 있게 됐다. 영어식으로 천의 자리 숫자 다음에 쉼표를 치는 것은 군더더기를 더하는 일이라는 견해는 새롭다. 신문에서 약물을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시간효율에 의해 선택돼 살아남은 것이란 사실을 배운다.

 

<퇴짜 맞은 문서를 쌈박하게 살리는 일하는 문장들>whale books에서 201711월에 초판이, 12월에 초판 4쇄가 나왔으니 많이 팔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법인 지음 / 불광출판사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특별한 종교를 믿지 않는다. 성경과 불경, 코란과 우파니샤드를 읽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권의 경전으로 종교의 일부라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생활인으로, 문자로 기록된 경전을 읽는 것은 고전을 읽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한글로 번역된 코란, 육조단경, 우파니샤드를 읽어도 다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법정스님, 법륜스님은 활발하게 대중과 호흡했거나 하는 걸로 안다.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을 쓴 법인 스님은 책을 통해 알게 된 거다. 땅 끝 마을 일주암에서 사는 모양이다. 해남 미황사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세상 속으로 걸어 나온 절이라는 슬로건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한겨레신문에 글을 연재하고 이 책은 그런 글들을 모아 낸 것으로 보인다. 마음이 복잡하거나 쉬고 싶거나 화가 날 때면 템플 스테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독자가 실천하지 못한 일이다. 내겐 思而不學則殆인 거다.

1장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2장 쉽지 않지만 가야만 하는 길을 선택하라, 3장 아름다운 만남은 어떻게 오는가, 4장 스님의 반성문으로 구성됐다. 책 제목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1장 제목과 같다. 수십 페이지를 읽을 때까지 책이 주는 느낌이 좋다거나, 울림이 있다거나 하지 않으면 실증을 느낀다. 그런 실증은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의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깔끔하게 없어지고 밑줄 친 구석이 많아지더라.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을 살피다라는 소주제에 소개한 글이 좋다. “최고의 진리는 가장 단순한 곳에 있다.”(마하트마 간디) ‘나는 출생을 묻지 않는다, 다만 행위를 물을 뿐이다’(법구경) “세상이 혼란하고 힘든 것은 사람들이 못 배워서가 아니라 잘못 배워서다.”(시골 할머니의 한마디) ‘나에게 싫은 것은 남에게도 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 論語) ‘풍부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명사와 동사 앞에 생기를 불어넣는 형용사부사가 필요하다.’ ‘하고자 하는 얻고자 하는 그 마음과 행위는 선과 악의 윤리로 덧씌울 수 없는 모습이다. 생명이 가진 무한한 역동, 상상력, 독창적 삶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인 욕망에 대해 오랜 세월 종교와 윤리, 지배 체제가 조작하고 세뇌한 관념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주체적인 생명은 남의 삶을 엿보거나 자기 삶을 헛되게 소지하지 않는다. 가치 있는 것, 의미 있는 것을 찾아 자기만의 느낌과 감동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생명이다.’ ‘사유의 힘이야말로 모든 삶의 방향과 몸짓의 근간이다.’(한나 아렌트가 평가한 아이히만이 그러하다) ‘이름이야말로 곧 의미 지향의 핵심을 말 한마디에 담아내는 선언이자 약속이다.’ ‘사과문은 정확한 문법으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달해야한다.’

우리의 갖가지 괴로움과 불안, 불만족은 숙명적인 것이 아니다. 그에 맞는 원인이 있다. 본래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조건이 합쳐져 고통이 생긴다. 고통은 영원한 게 아니다. 조건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것임으로 고통의 원인을 찾아내면 없앨 수 있다. 그래야 자유와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다. ‘세월이 젊은 시절의 가장 위험한 약점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준다면, 그것은 세월이 우리에게 주는 얼마나 값진 선물인가벵갈 성자 라마크리슈나의 말이다. “당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집과 돈과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리고 이미 당신이 행복하다면 그것들 또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간디가 말한 일곱 가지 사회악은 원칙 없는 정치, 일하지 않는 부의 축적, 양심 없는 쾌락 추구, 개성 없는 지식 축적, 도덕성 없는 통상 교역, 인간성 없는 자연과학, 자기희생 없는 종교라고 갈파한다. ‘모든 것은 그것 하나로 서 있지 않다. 나무가 산에 의지하여 있고, 산은 나무에 의지하여 있다. 산과 나무는 바람과 햇볕, 물과 미생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오로지 그것 하나만 살고자 하면 하나도 온전하게 살 수 없다.’ ‘게으른 손은 추하고 일하는 손은 아름답다’ ‘손길 하나에도 기쁨과 슬픔이 묻어나고 말 한마디에도 가시 돋고 꽃이 피니 몸 마음 모두를 낮추면 걸리는 일 없으리’ ‘하늘의 별을 따다 꽃밭을 만듭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이다’ ‘조건 없는 배려와 헌신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관심이란 이름으로 부당한 간섭을 하지 않으며, 내가 살아온 환경과 취향으로 이웃의 생각과 행위를 규정하지 않으며, 내 삶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 세상 어는 것도 있어 온것은 없다.’ ‘만약 우리가 누군가에게 해악을 끼치는 가해자가 된다면, 우리는 그 즉시 피해자가 된다. 왜냐하면 가해하는 당신의 마음은 곧 고통과 분노가 기반이 되어 평화로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성의 있는 눈길의 마주함과 마음 있는 표정의 부딪힘에서 기쁨과 사랑이 발생하는 법이다.’ ‘소소한 사물 하나하나에 경건과 정성으로 마주하지 못하는 자는 결코 하늘을 우러를 수 없고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박노해) ‘출가는 포기이자 선택이며, 선택이자 포기다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눈 내린 들판을 걸어 갈 때

不須胡亂行 (불수호란행) 함부로 어지러이 발걸음을 내딛지 말라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뒤에 오는 사람의 길이 되리니

 

개간 선사혜월 큰스님 일화 : 문전옥답 다섯 마지기, 산자락 황무지 세 마지기, ‘속살림과 겉보매’, ‘一日不作 一日不食’, ‘울력’,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20153월 초판이 나왔으나, 독자는 20172월 초판 4, 본문 323쪽 분량을 읽은 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