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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토론! - 이슈와 친해지는 20가지 찬반 논쟁 ㅣ 토론하는 10대
김범묵.박정란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2월
평점 :
독서하는 까닭 중 하나는 매끄러운 대화와 토론에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가치가 있다.
<우리가 꿈 꾸는 나라>에서 토론의 매력을 풍긴 노회찬을 떠올린다. 그가 출연하는 시사프로그램은 볼만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나 편향된 시각에서 상대를 공격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사람들과는 달랐다. 그의 순발력과 재치는 보통사람이라도 시사토론을 즐길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읽다 보면, 여러 개의 연설문은 토론의 형식을 빌어 명문으로 기억할 만한 부분이 많다. 발췌하여 연설문 작성의 모델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소크라테스가 독약을 마시던 날의 감방의 상황에 대해 파이돈이 본 이야기를 에케크라테스의 요청으로 그에게 전하는 글이다. 소크라테스는 임종을 앞두고, 철학, 쾌락, 행복, 지식, 이데아. 중용, 지구의 모양에 대해 친구들과 토론한다. 그들에게 죽기 전까지도 토론은 유효했다.
<최고의 공부> 6장 ‘생각하고 질문하며 토론하라’에서는 정답 없는 문제들이 더 많다. 불확실성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 지식을 쌓고 무너트리고 배우라고 한다.
<하부르타로 교육하라> 1장 ‘유대인은 하브루타 교육으로 만들어진다’에서 대화의 기적, 하브루타(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 교육, 평범한 아이를 세계 최고의 인재로 만드는 유대인 자녀교육, 세계의 정상에는 유대인이 있다, 가족 하브루타로 부모와 아이 사이 0센티미터, 생각하는 아이가 모든 것을 가진다라는 소재로 하브루타 교육의 특성과 성과를 들어 우리 교육 방법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저자의 의견을 제시한다.
<장미의 이름>은 베르나르 기와 우베르티노간의 청빈을 둘러싼 신학적 논쟁과 월리엄의 토론은 살기를 뿜어내고, 아드소가 경험한 사하촌 여인과의 하룻밤은 마녀로 낙인찍힌 여인을 구할 수 없음에 아드소가 아파하고, 초보적인 안경, 전문적인 약초에 관한 지식, 양피지와 아마지가 소재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코스모스> 7장 ‘밤하늘의 등뼈’에서 키케로의 다음 이야기는 옮기기 않을 수 없다.
‘토론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논지의 완벽함이지 그 논지가 지니는 권위의 무게가 아니다.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이들의 권위가 배우고 싶어 하는 자들에게 장애의 요인으로 작용하여, 결국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판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다. 권위의 무게가 중시되는 사회에서는 주어진 문제의 답을 스승이 내린 판단에서만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나는 피타고라스 학파에서 통용됐던 이와 같은 관행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동물농장>에서는 모두 평등하다는 의식에서 운영되는 동물 농장에서 인간을 몰아낸 출발은 모두의 가슴을 뛰게 했다. 외양간 전투와, 풍차 전투를 겪어가며 동물들 사이에 스노볼과 나폴레옹이라는 수퇘지간의 내분은 지도자이 내분으로, 영리한 돼지들이 일곱 계명을 어겨가며 안채로 들어가 살고, 그들만을 위한 음식을 당연시하는 과정에서 계급사회의 모습으로, 구호만 외치고 토론을 몰아낸 회의, 위대한 나폴레옹 동지로 표현되는 우상숭배, 반대파를 제거하는 전술과 선전, 식량의 통제, 자백과 처형으로 변질되어 간 동물농장을 그리면서 인간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말한다. 세상에 어리석은 질문은 없다.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생각의 힘을 키우는 소크라테스식 토론법(토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평등한 활동이다.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한다. 토론은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 아니다)을 소개한다.
이처럼 토론은 서양이나 동양이나 과거나 현재나 중요한 기술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 배우는 중고등학생(청소년)이라면 읽어 볼 책이다.
<거침없이 토론>은 철학을 가르치는 김범묵과 글을 쓰는 박정란이 함께 쓰고 북트리거에서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