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 - 노르웨이에서 만난 절규의 화가 클래식 클라우드 8
유성혜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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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친구 두 명과 함께 나는 길을 걷고 있었다. 해는 지고 있었다. 하늘이 갑자기 핏빛의 붉은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나는 우울감에 숨을내쉬었다. 가슴을 조이는 통증을 느꼈다. 나는 멈춰 섰고, 죽을 것같이 피곤해서 나무 울타리에 기대고 말았다. 검푸른 피오르와 도시 위로 핏빛 화염이 놓여 있다. 내 친구들은 계속 걸어가고 있었고, 나는 흥분에 떨면서 멈춰 서 있었다. 그리고 나는 자연을 관통해서 들려오는 거대하고 끝없는 비명을 느꼈다.
- 뭉크의 노트(MM T 2367, 1892) - P56

"나는 빛을 좋아하지 않아요. 나는 달이 구름 뒤에 있을 때가 최고라고 생각해요. 그때의 빛은 매우 편안하고 비밀을 간직하고 있어요. 그때의 빛은 매우 절제력이 없지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태양이나 환한 빛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브란트는 말했다. "특히 어스름하게 밝은 여름밤에 말이죠."
"나는 그래요." 한참 뒤에 그녀는 말했다. "오늘 같은 밤이면 나는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어떤 끔찍한 미친 짓도." 브란트는 그녀의크고 어두운 눈을 들여다보았다. 무슨 의미일까. 그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입을 한쪽으로 찡긋하며 신비하고 부드럽게 웃었다. 사랑스러운 미소였다. 그도 역시 웃을 수밖에 없었다.
- 뭉크의 노트(MM N 97, 1880~1890)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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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파트너십의 본질을 정의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할까? 두 사람이 정기적인 성적 접축을 하거나 육체적 욕망에 끌려야만 정식 커플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 정기적으로 서로를 성적으로 만족시켜주어야 진짜 커플이라 말할 수 있을까? 오직 서로에게만 배타적으로 충실해야 할까? 그런 기준이라면 많은 이성애 결혼도 그런 기준에 부합하지 못할 것이다.
동성의 여성 한 쌍과 이성애 커플의 본질을 굳이 구분해야 한다면 한 가지가 있긴 하다. 동성 결합은 오로지 젠더라는 기준에 따라 권력, 지위, 경제적 가치가 자동적으로 정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 P180

비혼자들이 세상에 쏟아내는 이 모든 에너지는 칭찬할 만한 것이며 싱글 여성들이 참여했던 사회운동의 역사와 맥락을 같이한다. 또한 여성의 이기심을 지나칠 정도로 비방하는 근본 원인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여성성에 대한 기대값이 지난 수천 년간 ‘이기적이지 않음‘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압박은 여성의 삶을 가정에 확실히 못 박고 있다. 여성들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자신을 버리고 타인에게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편이 아니면 자녀에게, 그것도 아니라면 성직자에게, 신에게, 부모에게, 지역사회에라도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이 자기 인생에서 하려는 일이 다른 사람을 위한 봉사가 아닐 때에는 비뚤어진 행동이라 비난받아야 했다.

이 같은 여성의 자기 부정을 기대하는 데서 현대 여성의 소비 습관과 욕심에 대한 현대의 강박관념이 생겼는지 모른다.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브래드쇼가 신발 한 켤레에 수백 달러를 쓰면 거부감을 느끼지만 (시트콤 <브래디 번치>의 엄마인) 캐롤 브래디가 천을 사려고 수표를 써도 똑같이 눈살을 찌푸릴까?
자신을 위한 소비는 특히 여성의 경우 어렵사리 얻어낸 자유를 평범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 P216

"나는 여자가 남자 없이도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돈이 남성에게 쇼를 기획할 힘을 줍니다. 돈이 남성에게 가치를 정하게 하지요. 무엇이 섹시한지도 그들이 정합니다. 무엇이 여성스러운지도 그들이 정합니다. 말도 안되는 헛소리 아닙니까?"
- 비욘세, 2013 - P247

임금 인상 정체라든가 임금 차별, 실업, 그리고 여성을 한 가정의 생계 부양자로 여기지 않는 사회 정책 같은 진짜 문제들은 살짝 숨겨버리고 이 사회와 정치가들은 여성들에게 남편을 찾아야만 한다는 주장을 반복한다. 이제까지 정치가와 목사들이 수도 없이 말했듯이 결혼만 하면 당장 모든 문제가 마법처럼 해결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공식적으로 유쾌한 해결책을 내미는 것이 현재의 경제난과 양극화 이야기보다는 더 쉽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P297

"사람들은 자기 힘을 행사하고 싶은데 그 메커니즘대로 따라오지 않는 상대를 굉장히 위협적인 인간으로 보죠."

성적으로 점점 개방된 사회가 됨에 따라 우리는 그저 여성의 성적 매력이 아닌 여성의 ‘욕망‘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데 서서히 익숙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구식의 익숙한 프레임으로 보는 것을 더 편안하게 느낀다. 즉 여성의 활발한 성생활은 결혼이 보장되었을 때만 가능하고, 여러 명의 파트너는 영원한 인연을 만나기 위해 치르는 오디션으로 이해한다. 여성이 난잡할 수는 있지만 사실 내면에는 깊은 감정적 유대를 갈망하고 있으며, 젊은 시절의 쾌락은 나중에 후회로 남을 수 있고, 부담 없이 습관적으로 원 나잇 스탠드를 즐기는 행동은 ...어린 시절 상처와 자존감 부족에서 나온 것이 틀립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러한 모델이 적용되지 않는 사례를 맞닥뜨리면 불안해한다. ...그래서 이런 여성들에게 걸레나 악녀라는 딱지를 붙이고 건강하지 않다, 사회와 어울리지 않는다, 여성스럽지 않다, 망가졌다고 판단한다. - P352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사랑하는가에 관한 선택권이 점점 더 다양해지는 시대에 결혼 여부, 언제, 왜 결혼을 할지에 대한 문제는 지극히 세부적인 절차상의 문제로 귀결된다. 보험 혜택, 건강보험, 접근, 권리, 인정 등이다. 사실 병원 입원 시의 보호자 자격 갖기, 근친관계의 재산 상속권, 건강보험 등은 동성애자들이 합법적 결혼을 원했던 근본적인 이유였다. - P405

"성공했지만 아이 갖기에는 실패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아마도 쓰디쓴 후회와 회환의 겹겹마다 슬픔이 배어나올 것이다" 이런 단순한 가정 안에 박혀 있는 사고는 우리의 젠더 정체성에 관한 오랜 믿음이다. 여자에게 아이가 없으면 실패라는.

여성이 이 세상에 자취를 남길 방법은 수백만 가지가 있고 아기는 그중 하나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를) 원한다 해도 다른 것을 포기할 만큼은 원하지 않는다.

아기를 가져야 해서 가지지 않아도 되는 자유라니! 이것이 현실이고 이 현실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P428

"독립적으로 살면서 상호 의존의 가능성도 열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인간이고 아마도 수명이 길어져 오래 살겠지요. 그것은 곧 우리에게 후퇴의 시간도 있다는 의미이지요. 우리는 여성으로 천하무적은 아닙니다. 도움을 요청하고 받아들이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 카르멘 웡 울리치 - P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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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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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구입한 건 로맹 가리의 사인으로 된 스페셜 표지였는데, 검색이 되질 않는다. <죽은자들의 포도주>의 불쾌감을 씻기 위해 집어든 책. 확실히 로맹 가리는 단편에선 기복이 심하고, 장편에서야 진가를 발하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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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젊은 다큐멘터리 창작자들 사이에서 <본명선언>의<흔들리는 마음> 무단 도용 논란을 계기로 다큐멘터리 저작권의 개념을 공부하고 창작의 윤리를 고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포커스 기사에소개한 ‘다큐포럼2020‘의 멤버인 김동령 감독은 "문제가 있다면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고 더 엄격하게 말하는 훈련을해야 한다. 폭로와 공론화 이후에 우리가 배우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문제는 또 반복되거나 그냥 퇴행하게 된다"며 창작 윤리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앞으로 더 많이 발화해야 하는 이유를 전했다. 단순히 창작 윤리를 어긴 개인과 침묵하는 공동체를 질타하고자 만든 자리가 아닌, 윤리의 역할을 고찰하고 개인과 집단을 침묵하게 만드는 시스템의 문제를 논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라는 점에서 ‘다큐포럼 2020‘은 독립 다큐신에 새로운 자극이 될 거라 생각한다. 공정한 창작 환경을 위해 어렵게 목소리를 낸 젊은 창작자들의 용기가 헛되지 않길 바란다.
-창작 윤리에 대한 고찰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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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자아이인 것과 손톱이 예쁜 색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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