햣키엔 수필
우치다 햣켄 지음, 홍부일 옮김 / 연암서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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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햣켄 선생 수필집.

<노라야(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를 읽고 호기심이 생겼다. 햣켄의 백미는 수필이라는 소문을 들은 까닭도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내용인데 재미있게 읽히지 않는다. 재미없다.


이런 식의 당황스러움이 생기면 원인을 나로 돌리게 된다. 내가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혹은 집중해서 읽지 않아서 등등등... 그렇다고 뭐가 달라지나? 재미없게 읽은 책은 재미없다는 감상만 있을 뿐이다. 햣켄의 <노라야>가 마음에 쏙 들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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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려 받은 길로 들어가 그 집을 끝까지 확인하고서...' (98쪽)

'술집에서 알려 받은 모퉁이를 돌자...' (171쪽)

'...구역소에 들러서 알려 받은 대로...' (181쪽)


'알려 받은'이라니...???


"언제 동물원에 데려가 줘."
"어제 데려가 줄게."
"어제라니 언제?"
"어제는 엊그제의 다음 날이야."
"그럼 벌써 지나 버린 거잖아."
"아아 알겠다." 하고 누이가 끼어들었다. "오늘 데려가 주시고서 자고 일어나면 내일의 어제가 되겠네요." - P93

"난 거짓말은 해도 그런 거짓말은 하지 않아." 하고 그가 말했다. 방침을 세워 두고서 거짓말을 하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 P95

결국 백 세까지 살고서 관을 덮은 후 남은 친구들의 소회는 둘로 나뉠 것이 분명하다. 하나로 말하자면, 햣키엔 선생은 괘씸하다. 빌린 돈을 갚지 않고 떠나 버렸다. 둘로 말하자면, 햣키엔 군 망설이지 말고 떠나시게. 돌아오면 안 되네. 어차피 언제까지 살아있든 빌린 돈은 갚지 못했을 테니 지금까지 빌린 건 탕감하기로 하지. 앞으로 빌려주지 않아도 되는 것만으로도 이쪽에겐 횡재일세. 나무아미타불. - P156

‘나‘라고 함은 문장상의 ‘나‘입니다. 저자 자신이 아닙니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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