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Diary 스타일 다이어리 365
김성일 지음 / 미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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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받아든 느낌은 산뜻했다. 마치 진짜 다이어리를 집어 드는 듯한 두께, 색감, 크기, 표지의 느낌까지.. 그래서 말 그대로 스타일 '다이어리'라는 제목에 충실한 디자인이라고만 생각했다. 근데 책의 내용 면면을 보니 겉 모양 뿐만 아니라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 진짜 다이어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다이어리를 어떤 용도로 많이 사용할까? 아마도 일기, 스케쥴러, 플래너, 가계부 등등 많은 용도가 있겠고, 그것을 쓰는 사람에 따라 용도의 차이도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리고 이 다이어리는 '패션을 잘 아는 사람'이 '패션을 어느정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이것저것 이야기 해주는 지침서 같은 느낌을 풍긴다. 마치 지금 방영하고 있는 <청담동 앨리스>의 서윤주가 한세경에게 준 '시크릿 다이어리'처럼. 그래서 책 안쪽에는 글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여타 기존의 스타일책들을 생각한다면 오산- 그림이 많이 들어가 있지 않은 스타일 책이다. 사람이 옷을 입고 서 있는 그런 뻔한 사진은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 꽤 신선하지 않나. 글이 주를 이루는 스타일 책이라니.. 첫줄의 '쉽지 않은 책'이라는 설명은 그래서다. 스타일링에 대한 설명은 있으나 직접 볼 수 없기에.








스타일 책들은 대체로 스타일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예로 스타의 사진을 보여주거나 혹은 본인들이 스타일링을 한 모델의 사진을 싣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스타일에 무지한 사람들을 위해 설명해야 하니까. 스타일링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글로 설명하자니 이것저것 많으니 두 눈으로 보면서 따라할 수 있게 사진으로 찍어서 옛다 보여주는 거다. 일종의 샘플이랄까. 글만 읽을 때와 '샘플'을 보면서 글을 읽을 때의 느낌은 많이 다르니까. 근데- 웬만큼의 실력이 쌓인 다음에는 굳이 이게 이거다 가르칠 필요가 없다. 그건 오히려 쓸데없는 사족이 된다. 어떤 이야기의 뒷부분이 알고 싶은데, 이야기하는 사람이 자꾸 앞부분을 다시 이야기하고 있다면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얼마나 짜증이 나겠는가. 그러니까 이 책은 앞 부분의 이야기는 이미 들어 알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거다. 스타일링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아이템들의 정확한 네임을 아는 정도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책- 그래서 이제 막 스타일링에 대해 알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 

 

나는 스타일에 대해 꽤 안다고 자부하던 편이었다. 적어도 스타일링에 쓰이는 소소한 아이템들의 이름들이 낯설지 않고 많이는 아니더라도 이야기 할 수 있으며, 바로바로 그 모양들을 떠올릴 수 있었으니까- (난 대한민국의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20대!) 근데 이런 나조차도 가끔씩은 따라가기 어려운 아이템들이 나오더라. 스타일링이라는 게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고나 할까.








책은 12달로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그 시기별로 괜찮은 옷차림을 설명해준다. 크게 뭉뚱그려서 '바캉스룩' '졸업시즌룩' '결혼식 룩' '아웃도어 룩' '스키장룩' '고백데이룩' 등등 익히 알고 있던 그런 저런 룩들의 팁들을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친구의 결혼식에는 기본 스타일의 플랫폼 핍토 슈즈로 클래식함을 살리고 우아한 목라인에 맞게 진주 목걸이를 살짝 두른다. 예쁜 유색 보석으로 심플하게 세팅된 반지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다. 여러 컬러가 블로킹된 펜디의 실바나백 스타일을 토트로 매치하면 한결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같이 반지의 포인트 주는 법, 백으로 포인트 주는 법을 설명한다. 옷을 입을 수 있는 여러 스타일링을 제시해 주지만, 그 스타일링 자체는 독자에게 맡기는 것.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그에 따라 적용하는 옷의 느낌도 다른 법이니, 아마 저 설명을 보고 옷을 고르라고 해도 사람마다 각자의 스타일을 살려서 옷을 골라올 것이 당연지사.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독자들의 개성을 좀 더 살려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대로 어느정도 여기에 쓰인 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라는 조건이 붙지만) 

 

 

 

꽤 흥미로운 스타일 책이다. 그리고 꽤 난도가 있는 스타일 책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봐서 나쁠 게 하나도 없는 스타일 책인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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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몽드 - 아홉 개의 환상기담
민경수 엮음, 신주혜 옮김 / 작품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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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기담책이라서 그런지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기운이 심상치 않다. 광택이 있는 표지에, 입가에 피 묻힌 채 슬픈 눈을 하고 있는 여자 한 명, 그녀의 어깨를 건드리는 뼈만 남은 손, 십자가, 묘지 그리고 꽃, 보름달. 얼핏 표지를 본다면 아름다운 여자 한 명의 모습이지만 자세히 보면 이렇다. 들여다보고 있으면 왜인지 을씨년스러운 그림이 그려진 이 표지는 '아홉 개의 환상기담'이라는 부제목이 함께 자리를 잡고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담이라는 것이 기이한 이야기, 그러니까 우리나라 얘기로 바꿔보자면 '전설의 고향' 비슷하게 되는건데- 솔직히 무서운 이야기일 것 같아서 밤에 읽기가 조금 꺼려졌다. 워낙 무서운 것을 즐겨보지 않는 성격이고, 무서운 부분은 빨리감기 하는 나란 여자는 역시나 책을 읽을 때도 그렇다. 조금이라도 무서울 낌새가 보인다면 아예 밤에는 책을 꺼내 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도 낮에만 읽었다. 해서 다른 책들은 쑥쑥 속도가 나는 반면, 이 책만 읽었던 자리들을 크게 벗어나지 못해 조금 애를 먹었다. (무서운 부분들이 나올때마다 책장이 넘어가지 않아서 애를 먹은 기억도 난다.) 

 

책에는 표지에 적힌대로 9가지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리고 환상적이라고 하기에는 괴이한 이야기들이라, 괴담이 맞는 것같다는 느낌도 든다. 다 읽어본 결과 역시 밤에 안 읽기 잘했다는 생각!! 제일 끝부분에는 작가 소개가 덧붙여 있는데, 작가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이가 둘, 로빈슨 크루소를 쓴 작가도 있다. 작가들의 나라가 거의 겹치지 않아서(프랑스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이탈리아) 독특한 느낌이 더 잘살아 난 듯 하다. 아무래도 번역이고 옛날 글들이라 그런지 말투는 현재처럼 자연스럽지가 않았지만 그 정도는 많이 거슬리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제일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죽은 옛 남편과 만나 잠시동안이지만 성찬제를 함께 즐길 수 있었던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성찬제'라는 첫번째 이야기와 제목에도 쓰인 아름다웠던 창녀 클라리몽드와 모종의 관계가 있었던 신부의 이야기 '클라리몽드' (아마도 가장 길어서 기억에 남는 걸지도)다. 이야기는 화자가 겪은지 얼마 되지 않은 몇개만 빼고는 대체로 어떤이가 전해들은 이야기를 해 주거나 혹은 예전에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엔 교훈을 주기도 하고. 기담이라는 특유의 형식이라 그리 장치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아무래도 죽은 이의 이야기를 하는지라 '죽음'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책이다. 그래서 어느 누구라도 겪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책을 읽으면서 해 봤다. 우리 주위에서의 죽음이란 것은 어쩌면 매일 일어나는 것이고, 알아채지 못하는 그 어떤 순간에도 '죽음'이라는 것은 일어나고 있다. 그렇기에 조금 간절히 바라면, 혹은 환상을 꿈꾸면 죽은이가 나타난다거나 혹은 관련된 일을 알려준다거나 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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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 -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2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오스카 T. 페레즈 그림, 이가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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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 느낌은 "예쁘다"였다. 삽화의 느낌도 색감도 따뜻한 느낌이었기에, 보면서 따뜻해 지는 느낌. 근데 제목은 말하기에도 생각하기에도 조금은 길다.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 책의 홍보문구들에는 사계절 모두 잘 어울리는 책이라고 적혀 있지만, 콕 집어 12월에 어울리는 책이라는 느낌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 듯 하다. 발매도 12월 25일에 된 만큼, 그 어떤 책보다 12월에 잘 어울리는 책이다. 근데 사실, 12월에 어울리건 사계절에 어울리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책을 읽어보니 처음 책을 보며 느꼈던 느낌 그대로 좋은 책이었으니.





책 에는 열 한가지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크리스마스 이야기 7개와 4개의 나라별 크리스마스 전설이야기. (내가 왜 12월과 잘 어울린다고 얘기하는지 알 만 하지 않은가) 대부분이 익숙한 이야기들이었다. 많이 들어봤던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쉽게 다가왔다.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라 글씨가 컸기에 쉽게 다가왔을런지도 모르겠지만. 목차를 보면 익숙한 이야기들이 나열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호두까기 인형이라든가 성냥팔이 소녀, 크리스마스 선물, 스크루지 영감 이야기 등등이 목차에 자리잡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책 속에서 아주 행복하기만 한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없는 듯 하다. 맨 첫 이야기인 성냥팔이 소녀만 하더라도, 행복하다 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니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서인지 몰라도 교훈을 주는 이야기들로 고른 듯한 느낌- 스크루지 영감이 미래를 보고 온 뒤 마음을 고쳐먹은 거라던가, 쥐마왕이 벌을 받게 된다는 내용이라던가 등등의 내용들은 말이다. 하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의 크리스마스도 볼 수 있기에, 한 가지의 크리스마스 모습이 아닌 다채로운 크리스마스의 모습이라 아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제일 낯설었던 건 마지막 부분의 각 나라별 전설 이야기들이다. 어른인 나만큼이나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전해줄 수 있을거란 생각이 불쑥! 읽으면서 '한국의 크리스마스 전설'은 존재할 수 없으니, 이 부분이 제일 아쉬웠다.... 하하.







요즘 아이들은 '결핍'이 없다고들 하지 않나. 모든지 쉽게 가질 수 있고, 내가 갖기 전에 이미 내 앞에 와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원하는 느낌이 없는 아이들에게 '돈이 없어서 크리스마스에 성냥을 팔러 맨발로 돌아다닌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사 주기 위해 가장 아끼는 것을 판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은 뭔가 낯설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결핍의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 '사랑'이라는 따스함 속에는 '나의 소중한 것을 내어 놓을 수도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게 해 준다면- 이 이야기들이 모여 있는 이유가 조금은 설명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라고 느끼는 건 어른들의 시선인 것 같아서.. 주 독자층인 아이들의 입장은 아닌 듯 하여 제목 선정이 여전히 조금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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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청춘 - 행동하는 청춘 15인이 전하는 나와 세상을 바꾸는 긍정 에너지
박수진 지음 / 글담출판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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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늘 아프다.
어찌보면 당연한 명제일지도 모른다. 청춘은 아직 미완성인 단계이고 배워나가는 단계이고 부딪혀서 깨달아가는 단계니까 말이다. 부딪히고 깨지면서 상처는 생길테고 딱지가 얹어져 그것이 떨어져 나갈때 또 아플지도 모르겠다. 언제 생겼는지도 모를 상처들이 하나 둘씩 쌓일때마다 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언젠가 나도 내 20대를 회상하면서 '그때는 참 아팠었지'라고 회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늘 아프기만'하는 청춘이 얼마나 될까. 청춘이 늘 아프기만은 한 건 아니다. 모두들 알고 있지 않은가? 밤새 술 마시며 가열차게 젊음을 토론하는가 하면, 연애사업에 바쁘기도 하고, 미래를 위해 이른바 '스펙쌓기'에 열중이기도 하며, 아직은 여유로운 시간에 좋아하는 무언가를 찾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과연 청춘이 아프기만 한 걸까?

삶이라는 게- 늘 아프기만 하고 늘 행복하기만 한 게 아니니까, 청춘을 지나치게 힘들게만 보는 주변의 시선들이 가끔은 너무 부담스럽기도 하다.

"우리는 잘 살고 있어요"
라고 백날 이야기해 봤자,
"그래그래, 너희 힘들어"
라고 되받아쳐 지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물론 처음에 이야기 한 것처럼 청춘은 아프다. 깨지고 까이고 상처나는데 안 아픈 사람이 세상 천지 어디있겠나. 하지만 그 아픈 와중에도 사랑을 하고 행복해 하기도 한다는거다. 일괄적으로 청춘을 아프다라고만 단정짓는 세상에게 한 번쯤 해주고 싶었던 말.

그래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카피에 이끌렸던 이유가. "청춘은 꼭 아파야 할까?"라고 적힌 이 카피는 내 마음에 콕 들어와 박혔다.

이 책은 한겨례 TV의 'Dear 청춘'이라는 공간에서 시작된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15인 모두 이 방송에서 강연을 했다. (강연이라 해서 거창한 게 아니라, 말 그대로 PT쇼였다.) 자신이 살아온 발자취를 이야기하면서 '어떤 순간이 왔을때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그 여느 멘토님들의 강연처럼 얼르고 달래며 청춘을 위로하는 그런 강연이 아니라- 내가 했던 그리 대단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편안하게 이야기 하듯이 꺼내 놓으면서 그저 '나는 이렇게 행동했다'라고 보여주는 것 뿐이다. 하지만 책을 보든 강연을 보든 보게 된다면 웃고 떠드는 사이에 뭔가 꿈틀,거리며 올라온다.

사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KTX 기관사, 프로레슬러, 시사평론가, 공연 연출가, 가수 등 행동했었던 사람들의 과거 이야기가 아주 많은 위로와 감동을 줄 리 없다. 그저 이 사람들은 여기 앞에 나와서 TV에 띄워진 사진들 혹은 글들을 보면서 자신의 인생을 설명하고 있을 뿐,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을 뿐이니까. 하지만 그 이야기들이 쏠쏠한 자극제가 된다. 하다못해 나와 비슷한 20대의 한 청년이 나와서 자신은 그저 도전했을 뿐인데 짜릿한 일이 생겼다며 신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적잖히 부러우면서도 나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기는 듯 했다.






행동이라는 게 마음먹기가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쭉쭉쭉 쭉쭉쭉 이어지는 거라서,

행동 하나가 다른 행동을 부르고 그 행동이 또 다른 행동을 불러서 큰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 거니까.
그리 어렵지 않은 발걸음 하나를 떼는 것조차 나는 왜 이리 두려워하고 있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 두려워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20대는 아프고 흔들릴지언정, 느리게나마 앞으로 걸어가야 할 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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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 앳 슈즈 - 어떤 스타일에도 감각을 드러내는 슈즈 스타일링 & 쇼핑 노하우
한정민 지음 / 넥서스BOOKS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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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새 신발을 신는 것을 좋아했다. 엄마가 사다 준 예쁜 도로시 구두를 매일 신어서 앞코가 까졌을 때는 엄청 속상해 했던 기억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지만 도로시 구두라고 불렀던 구두의 정식 명칭은 '메리 제인 슈즈'였다) 호불호가 뚜렷한 성격탓에 마음에 드는 신발이면 늘 신고 다녀서 금방 닳게 만들었던 기억도 있다.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새 신발을 신은 내 모습은 언제나 그랬다.

한 개의 신발만을 신던 어린시절에서 벗어나 이제는 여러 개의 신발을 신을 수 있는 나이와 돈이 있지만 여전히 신발은 한 가지만 주로 신었었다. 길이 잘 든 신발은 발이 편하니까 자꾸 신게 되고, 자칫 잘못 신었다가는 옷 전체의 스타일링을 망칠 뿐만 아니라 멋 낸 티가 너무 나서 촌스럽기도 하며, 옷색깔과 밸런스 맞추기도 영 까다로운 아이템이라서 말이다. 한 마디로 어렵다는 거다.






신발의 마력은 분명히 존재하는 듯 하다. 옷과는 다른 느낌- 악세서리라고 치부하기엔 차지하는 분위기가 크지만 결코 부담스럽지는 않고, 늘 탐이 나는 아이템. 하지만 그것을 과하지 않고 멋스럽게 연출하기에는 영 까다로운 것이라서 젊은 여자는 늘 고민이 많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에는 온통 예쁜 것들은 넘쳐나니까. 그런데 이 책, 슈즈에 관한 설명들이 아주 잘 되어있다.







패션책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스타일링을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이렇게 슈즈만을 따로 이야기하는 책은 처음인 듯한 느낌이다. 글씨보다 사진이 많다고 생각할 정도로 수록된 엄청나게 많은 양의 사진들은, 슈즈의 쓰임새나 스타일링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도 전해주는 일석삼조의 존재다.

알 수 없어 몰랐던 굽모양의 비밀이라던지, 슈즈와 어울리는 레깅스 스타일이라던지, 스니커즈에 독특하게 끈 묶는 법이라던지, 페티큐어 색깔과 슈즈 색깔의 조화를 맞추는 법 등 일반 상식으로는 잘 모를 법한 깨알같은 조언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이 조언들은 체득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드니 책에 더 정감이 갔다.








이젠 보색대비가 뭔지 톤온톤이 뭔지 대충 감이 온다.(내가 이쪽 계열에 아주 대단히 통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니까 대충 감만 잡는 걸로.) 슈즈를 보는 안목이 조금은 높아진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좋은 신발을 신으면 그 신발이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준다"고 하지 않나.
좀 더 좋은 신발을 옷과 잘 매칭해서, 그 좋은 기운이 나를 더 좋은 사람들에게 데려다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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