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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 앳 슈즈 - 어떤 스타일에도 감각을 드러내는 슈즈 스타일링 & 쇼핑 노하우
한정민 지음 / 넥서스BOOKS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렸을 적부터 새 신발을 신는 것을 좋아했다. 엄마가 사다 준 예쁜 도로시 구두를 매일 신어서 앞코가 까졌을 때는 엄청 속상해 했던 기억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지만 도로시 구두라고 불렀던 구두의 정식 명칭은 '메리 제인 슈즈'였다) 호불호가 뚜렷한 성격탓에 마음에 드는 신발이면 늘 신고 다녀서 금방 닳게 만들었던 기억도 있다.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새 신발을 신은 내 모습은 언제나 그랬다.
한 개의 신발만을 신던 어린시절에서 벗어나 이제는 여러 개의 신발을 신을 수 있는 나이와 돈이 있지만 여전히 신발은 한 가지만 주로 신었었다. 길이 잘 든 신발은 발이 편하니까 자꾸 신게 되고, 자칫 잘못 신었다가는 옷 전체의 스타일링을 망칠 뿐만 아니라 멋 낸 티가 너무 나서 촌스럽기도 하며, 옷색깔과 밸런스 맞추기도 영 까다로운 아이템이라서 말이다. 한 마디로 어렵다는 거다.

신발의 마력은 분명히 존재하는 듯 하다. 옷과는 다른 느낌- 악세서리라고 치부하기엔 차지하는 분위기가 크지만 결코 부담스럽지는 않고, 늘 탐이 나는 아이템. 하지만 그것을 과하지 않고 멋스럽게 연출하기에는 영 까다로운 것이라서 젊은 여자는 늘 고민이 많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에는 온통 예쁜 것들은 넘쳐나니까. 그런데 이 책, 슈즈에 관한 설명들이 아주 잘 되어있다.

패션책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스타일링을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이렇게 슈즈만을 따로 이야기하는 책은 처음인 듯한 느낌이다. 글씨보다 사진이 많다고 생각할 정도로 수록된 엄청나게 많은 양의 사진들은, 슈즈의 쓰임새나 스타일링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도 전해주는 일석삼조의 존재다.
알 수 없어 몰랐던 굽모양의 비밀이라던지, 슈즈와 어울리는 레깅스 스타일이라던지, 스니커즈에 독특하게 끈 묶는 법이라던지, 페티큐어 색깔과 슈즈 색깔의 조화를 맞추는 법 등 일반 상식으로는 잘 모를 법한 깨알같은 조언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이 조언들은 체득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드니 책에 더 정감이 갔다.

이젠 보색대비가 뭔지 톤온톤이 뭔지 대충 감이 온다.(내가 이쪽 계열에 아주 대단히 통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니까 대충 감만 잡는 걸로.) 슈즈를 보는 안목이 조금은 높아진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좋은 신발을 신으면 그 신발이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준다"고 하지 않나.
좀 더 좋은 신발을 옷과 잘 매칭해서, 그 좋은 기운이 나를 더 좋은 사람들에게 데려다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