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불한 완역판, 개정판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
생 텍쥐페리 지음, 김미성 옮김,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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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독 <어린왕자> 관련된 책들을 많이 보게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책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그래서인지 다른때보다도 친근하게 다가왔던 <어린왕자>. 글담 서포터즈를 통해 만난 어린왕자만 해도 3번째다. (그래서 더 자주 만난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ㅋ) 하지만 질리기는 커녕 볼 때마다 새로운 책이 또 어린왕자 아니던가. 더욱이 이번 <어린왕자>와의 만남은 특별하다. 인디고에서 10년만에 <어린왕자> 개정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인디고의 <어린왕자>는 2006년 처음 등장해 지금까지 26쇄까지 찍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책이다.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는 일러스트만으로도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 책인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어린왕자'이니 더욱 더 많은 사랑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중 1번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래서 10년만에 개정판이 나온다 했을때 뭐 많이 바뀌었을까 고개를 갸웃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인디고에서는 이미 <어린왕자> '불영완역본'을 출간한 적이 있다. (지난 5월) 생택쥐페리의 원작을 좀더 현실과 가까이 데려오기 위한 작업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번역한 지 70년이 지나 딱딱하고, 지나치게 한 단어에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어렵게만 읽혀졌던 것이 좀 더 명확하게 바뀌는 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영문학자 윤주옥 교수가 새로 번역을 맡았고, 원어민에게 어색한 부분이 있나 많은 메일을 통해 감수를 받으면서 탄생한 책이 인디고의 <The Little Prince>였다. 그로부터 6개월 후, 프랑스어를 한국어로 재번역해 좀 더 읽기 쉽고 다가가기 편한 <어린왕자> 개정판이 출간됐다.

 

개정판이 출간된 의의는 불영완역본의 출간 의의와 비슷할 것이다. 기존의 인디고 <어린왕자>책이 생각보다 딱딱하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은 매끄럽지 않은 번역이 있었기 때문이다. 불어를 영어로, 영어를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거쳤었기 때문에 불어에 담긴 의미를 온전히 한국어로 담을 수 없었던 아쉬움이 이번에 불한완역판을 통해 개선됐다고 보면 된다. 이번 번역은 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김미성 교수가 맡았다.

 

 

이번에 <어린왕자>가 개정판으로 출간되면서 생각보다 페이지 수가 확 줄었다. 개인적으로는 두툼하면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일러스트와 본문이 적절하게 배합됐던 기존의 <어린왕자>도 좋았다. 하지만 이번에 바뀐 <어린왕자>는 기존의 불필요했던 페이지들을 확 빼버리고 '책다운 느낌'으로 다시 태어났다. 좀 더 글에 올인할 수 있다고 해야 할 듯 하다. (하지만 기존의 일러스트들과의 어우러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현재 대한민국에서 사용되는 가장 자연스러운 단어와 표현을 사용해 가능한 원문의 느낌을 충실히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19쪽)는 작가의 의도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글들은 전보다 쉽게 읽혀 아이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표적인 문장 몇 개만 예로 들어보자. 여우가 어린왕자와 헤어지면서 내뱉는 문장이다.
1. "안녕, 잘가.. 참, 내 비밀을 말해 줄게. 아주 간단한 건데.. 그건 마음으로 봐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2. "그래, 잘가. 내 비밀을 말해 줄게. 비밀은 아주 단순해. 그건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는 보이지 않아."

 

한 눈에 봐도 어떤 것이 개정판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대화체가 보기 편해졌다. 말 그대로 대화체가 되었다. 그 전에는 '너무 문어체'여서 책을 읽어줄 때에는 조금의 괴리감이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하나만 더 살펴보자면, 어린왕자가 장미꽃에 대해 회상하는 장면의 문장이다.

 

1. "그 꽃을 떠나지 말았어야 했어! 그 허영심 뒤에 가려진 따뜻한 마음을 보았어야 했는데... 아, 꽃이란 얼마나 모순된 존재인지.. 그때 난 꽃을 제대로 사랑하기에는 아직 어렸던 거야."
2. "내 꽃으로부터 도망쳐서는 안 되는 거였어! 가엾은 속임수 뒤에 숨은 다정한 마음을 눈치챘어야 했어. 꽃들은 너무 모순적이야. 그리고 그때 난 꽃을 사랑하는 법을 알기에는 너무 어렸어."

 

아무래도 어린왕자는 대화가 많다. 어린왕자가 이야기 속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과 대화를 하다보니,아무래도 대화체가 많을 수밖에 없다. 개정판은 이 대화체의 묘미를 살려, 최대한 현실과 가깝게 진짜 대화하는 사람의 말을 따 놓은 듯한 느낌이 들게끔 구성되어 있다. 개정판이라고 해서 기존의 책과 너무 많이 바뀐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쉽고 읽기 편한 <어린왕자>를 찾고 있다면, 이 불한완역판 <어린왕자>를 선택해 보는 것은 어떨까. 여전히 김민지 일러스트레이터의 따뜻한 일러스트들과 어린왕자의 감성을 함께 가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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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고급(1.2급) 기출문제집 - 2015년 시험 전부 반영(제29회시험 포함), 최신 9회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기출문제 + 해설수록, 한능검 기출문제집 판매 1위 교재! 에듀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신형철 엮음 / 에듀윌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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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능력검정시험 기출문제집 고급편은 2013년에 초판 발행된 후, 이번 2015년 12월에 개정판이 발행됐다. 표지에 적혀 있는대로, 올 10월에 본 29회의 기출문제까지 모두 수록되어 있다는 것!!! 개정판인데 되게 빠르다고 할 수 있다. ('스피드 개정'이라 써 붙인 것도 이해가 된다.) 굉장히 발빠른 이런 처사는 수험생들에게는 언제나 해피해피~

 

 

이 기출문제집은 출시된 후 3년간 꾸준히 사랑받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개정판도 발빠르게 나올 수 있었고 말이다. 요 위의 이미지 속 아래 작은 글씨. '예스24 월간판매 1위'라는 그냥 넘기기엔 명백한 증거자료. 2014년 4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월간판매 1위를 놓치지 않는 저력은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닐테니,  책을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기출문제는 총 9개가 실려 있다. 21회부터 29회까지.

1회에 50문항씩 450문항이 수록되어 있는 셈이다.

 

 

각 회차마다 맨 첫 장에는 기출분석을 해 놓았다. 50문항이 정확히 어느 부분에 속하는지, 그 주제가 무엇인지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1페이지에 1개의 문제만을 담았다. 그렇기에 답이 보일까 조마조마 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페이지든간에 무조건 아래쪽에 답이 있으니까 말이다. 문제를 풀때는 그냥 팔 아래쪽에 노트를 놓고 풀면 된다. (팔 아래에 노트를 두면 자연히 답이 가려지니까 여러번 문제 풀기에도 좋다.) 정답과 해설이 자세히 되어 있어서 충분히 공부할 수 있을 정도. 오답은 왜 오답인지, 정답은 왜 정답인지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해석이라 해설이 아주 꽉꽉 차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기출문제집의 유일한 부록은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등재 유산. 해인사 팔만대장경부터 가장 최근의 KBS의 이산가족찾기 방송까지 모두 실려 있으므로, 유용한 자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만으로도 시험에 대한 감은 어느정도 잡을 수 있다.

그러니 <기출문제집>과 함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정복해보는 것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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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2주끝장 고급 (1.2급) - 한능검 기출끝장 핵심정리 72주제 분석 정리, 기출모의고사 2회 제공(PMR포함), 최신기출문제 해설 무료특강 [별책부록: D-1 빈출 키워드노트] 에듀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한국사기출연구회 엮음 / 에듀윌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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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일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작성하는 교재 리뷰! 리뷰를 읽어내려가다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나온지 1달 밖에 되지 않은 아주 따끈한 책이다. 초판 인쇄가 10월 말, 초판 발행이 11월로 말이다. 어마어마하게 따끈따끈한 신간이란 말씀! 하지만 이름이 너무 긴 관계로 앞으로는 '2주끝장'이라고만 언급하기로 한다.

 

2주끝장은 빨간 표지로 임팩트가 빡!!!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라는 글씨보다 2주끝장이라는 글씨가 훨씬 눈에 띄는데, 한 눈에도 이 책이 어떤 종류의 책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2주끝장이라 크게 쓰여진 부분의 아래쪽을 보면 "기출로 핵심노트를 만들다" 라는 문장이 보인다. 이 문장이야말로 책의 성격을 한 문장으로 설명해 놓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책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적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최신 3개년 기출자료와 선택지를 모조리 정리한 기출 Report' 부분이다. 아무래도 한정된 자료에서 중요한 부분은 계속 출제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나온 부분이라고 허투루 볼 것이 아니란 소리. 가장 최신 기출문제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출제될 부분들을 예상해 보는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다.

 

 

2주끝장의 또 다른 좋은 점은 핵심 키워드만을 모아 별책부록으로 만들어 놓은 부분이다. 이것만 들고 시험장에 가서 공부한 내용을 환기할 수 있도록 컴팩트하게 만들어져 있는데, 별의 갯수로 중요도를 표현했고 키워드에 대한 꼭 필요한 부분들만을 추려 오른쪽에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다. 시험 보기 전에 엄청나게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책 속에는 기출분석표라는 표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출제빈도와 키워드를 추려내 72개의 주제를 정했다고 한다. 이 주제를 바탕으로 개념들을 간략하게 요약해 놓았다. 또한 기출 리포트라는 부분을 통해 키워드와 함께 몇회의 시험에 해당 키워드가 등장했었는지 알려준다. 이는 보기는 물론 객관식 지문까지 분석한 것이라고 하던데, 얼만큼 대단할지 궁금궁금. 또한 뒷쪽의 기출문제들은 앞에서 공부한 개념 내용들을 바탕으로, 자주 출제되는 문제유형을 기출문제에서 추려내서 풀어보게 만들어준다. 이 부분은 앞선 포스트에서 설명했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기출문제집>이 훨씬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므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쪽과 연계해서 봐도 좋을 듯.

 

 

또한 지금껏 공부한 것들을 바탕으로 진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처럼 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파이널 모의고사가 2회 수록되어 있다. 시험을 보러가기 며칠 전에 풀어보면서 자주 틀리는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확인해 보면 될 것 같다.

 

<2주 끝장>이라고 자신있게 적어놓은만큼 책은 많은 것을 담고 있고, 알차다. 진짜 시험은 2주만 공부한다고 합격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이게 현실이니까ㅠ) 이 책을 통해 더 열심히 공부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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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피지 않고 시들지 않는다
유미성 지음, 애드리안 윤 그림, 김수영 시집OST / 다연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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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사랑을 할 때는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한다. 사랑을 자신에게 맞추느냐 상대방에 맞추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함께 나누는 말과 행동, 함께 다닌 공간과 시간 하다못해 바람 하나까지 전부 제각각이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절대로 사랑은 같을 수가 없으니까. 하지만 누구에게나 다른 방법으로 찾아가는 '사랑'은 생각보다 보편적인 감정을 전해준다. 그렇기에 사랑에 빠질 때는 그렇게나 달달한 노래를 들으면서, 이별했을 때는 그렇게나 슬픈 노래를 들으면서 자신의 추억을 위로하는 것이 아니겠나. 시 또한 노래와 다르지 않다. 시라는 장르 자체가 많이 각광받는 장르가 아니라서 노래들 보다는 접근성이 좀 낮을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에 수없이 옮겨다니는 마음에 확 박히는 일명 '사랑문구'들은 시에서 발췌한 것들이 꽤 많다. 시는 사람의 감정을 짧게 함축적으로 노래하는 문학이기 때문이다.

 

 

책 제목인 <사랑은 피지 않고 시들지 않는다>는 시의 제목이기도 하다.
사랑은 피지 않고 시들지 않는다 / 결국 이별의 아픔이란 /
그 사랑의 소중함을 알아차리지 못한 / 어리석은 당신의 몫일 뿐이다 / (91쪽)
라는 마지막 문단이 와 닿는 '이별시' part의 첫번째로 수록되어 있는 시다.

 

사실 나는 시집을 곁에 두고 즐겨 읽지는 않는 편이다. 다른 책들보다는 시집에 손이 덜 가는 편이라서기도 하고, 조금은 낯설다고 느껴져서기도 할 테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랑은 피지 않고 시들지 않는다>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들여다 보게 된 책이다. 위에서 이야기했다시피 알고 보니 책 속에 담긴 저자의 시 제목이기도 한 <사랑은 피지 않고 시들지 않는다>는 책의 분위기를 단번에 이야기해 준다. 이 시집은 '사랑'과 관련된 시가 들어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제목에서의 느낌과 같이 사랑과 이별의 2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는 시들을 만날 수가 있다.

 

 

나는 당신을 바람으로 만났다 / 당신을 통해 빛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78쪽)
이 시는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을 '바람'과 같이 자유로운 사람으로 표현, 그를 통해 바람과 같이 자유롭고 여유로운 법을 배웠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또한 그로 인해 자신이 빛처럼 밝아졌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 시다.

 

 

사랑은 변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 그래서 나는 사랑을 믿지 않고 사람을 믿는다 (70쪽)
'내사람'이라는 제목이 이야기하듯, 사랑은 변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사람을 믿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사랑 충만한 문구들이 가득한 '사랑시'들이 앞쪽에 모여 있고, 뒷쪽에는 떠나보낸 이에 대한 후회와 슬픔을 다룬 '이별시'들이 모여있다.

 

보내고 쉽게 잊히는 / 사람이면 좋았을 텐데
왜 하필 당신은 / 보내고 더욱 그리워지는 사람일까요 (133쪽)
사랑을 보낸 후 슬퍼하는 모습들과 함께

 

이제 내게 추억이란 / 기억할 수 없는 현실의 한 모서리일 뿐
시간으로 치유되는 아픔이란 / 타인에게 있을 뿐이다
그렇게 너를 잊음은 / 내 멈춰버린 시간 안에서 / 언제까지나 보류하기로 한다 (154쪽)
시간을 흘려보내 당신을 잊는 것은 내게는 가능하지 않다는 미련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런 미련한 마음, 혹은 사랑스러운 마음들과 잘 어울리는 그림들이 중간중간 삽입돼 있다. '애드리안 윤'이라는 작가의 그림들인데, 시의 분위기와 잘 맞는 그림들이 들어가 있어서 시와 함께 녹아드는 분위기도 든다.

 

 

<사랑은 피지 않고 시들지 않는다>에는 시집 OST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영화음악 감독이 시집을 위해 BGM을 하나 만든 것인데, 기존의 시집들과는 조금 다른 시도여서 눈에 띈다. 들어보면 굉장히 서정적인 BGM이 흘러나오는데, 이는 시를 읽을 때 감성을 더욱 끌어올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많이 읽힌 시, 유명한 시들만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다. 누군가가 열심히 알렸거나 입에서 입으로 알려졌거나 어찌됐든, 사랑을 받는 시는 계속 사랑을 받곤 한다. 아무래도 가장 안타까운 점이다. 세상에 좋은 시는 굉장히 많을 텐데 한정된 시만이 읽히는 것은 아무래도 슬프다. 그래서 생각해 봤다. 어느날 그냥 훌쩍 서점의 '시' 코너로 가서 아무 시집이나 빼 들고 시를 읽었는데 내 마음에 확 와닿는 시를 발견한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사랑에 힘빼는 것이 싫어 썸만 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사람들이 마음에 감성을 충전할 시간이 없어 인간관계가 딱딱해지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보며. 가끔은 이렇게 시집을 읽으며 '감성충전'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비록 지금 사랑은 하지 않지만, 촉촉한 사랑을 읽는 것 나쁘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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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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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생활만큼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의 생활이다. 그래서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보면서 내가 태어나기 전에는 저런 생활을 했구나,를 간접체험으로 느끼고 있는 내게는 그 시대상이 너무도 낯설다. 보면서 계속 엄마한테 저게 뭐야? 저런 것도 있었어? 라고 묻는다거나, 익숙하게 들어왔으나 정확하게 어떤 가수가 불렀는지는 몰랐던 노래의 자료화면이 되게 새삼스럽게 다가온다거나. 그리고는 내가 겪지 않은 그 시대라는 것은 당황스러울 만큼 조용하면서도 '기다리는 것이 당연한' 시대였던 것 같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사실 내게는 그리고 내 또래들에게는 인터넷 공간이 너무도 익숙한 공간이고, 삶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주로 머물렀던 공간들이 트렌드에 따라 유행에 따라 바뀌기는 하지만, 어찌됐든 우리는 유행에 따라 공간을 옮기면서도 그 어느 공간에서건 많은 것을 남기고 보고 듣고 즐기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실생활만큼의 비중을 두기도 하고, 오히려 가상생활인 인터넷 공간에서 더 열심히 생활해 나가고 있는 사람들도 주변에는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무언가를 막고 바꾸기가 참 쉬웠던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엔 인터넷과 연결되어 모든 것이 공개되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어떤 것을 막고 바꾸기가 참 어렵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막는다고 막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닐 뿐더러, 어딘가에서는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충분히 모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떤 방법이든간에 말이다.

 

하지만 이 책 <댓글부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은 너무도 쉽게 깨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아, 내가 믿고 있었던, 완전무결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어느정도 그 투명성이 존재한다 생각했던 인터넷 세상에서도 통제와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 말이다. 내가 보고 들어왔던 것이 진실은 맞는걸까라는 생각부터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 새삼스러워졌다. 책을 읽어내려가는 내내 흥미로우면서도, 진짜와 가짜는 도대체 뭘로 구분해야 하는거지라는 막연한 생각부터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할까. 작가는 이 이야기가 모두 자신의 상상력이라고, 실제의 사건들을 어느정도 가져오기는 했지만 여기에 쓰인 모든 것들은 진실은 아니라고 거듭 이야기했다. 하지만 작가의 그런 설명을 들으면서도 왠지 여기의 모든 것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됐다. 굉장히 소름끼치게-

 

<댓글부대>는 작가가 이 분야, 인터넷 여론 조작에 관한 부분에 대한 것들을 꽤나 열심히 조사했다는 것이 티가 난다. 1장부터 그랬다. "대체로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이 운영한 댓글부대를 1세대로 본다."는 첫 문장부터 굉장히 세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에 팀-알렙을 비롯한 회사들이 어떤 방식을 통해 회사를 운영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짧은 4장 분량의 이야기부터가 굉장히 전문적으로 보였다. (실제로 모두 수긍이 가는 내용이기도 했고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요즘 블로그에는 홍보용으로 올라오는 글들이 너무 많다'면서 '오빠랑 00'이라고 검색하면 된다던 이야기가 한동안 떠돌곤 했다. 검색으로 홍보와 직접 체험을 걸러낼 방법이 남자친구와 맛집을 다녀온 여자들의 글이라는 것이었다. 그녀들은 '남자친구를 통해 직접 소비'했다는 이미지가 있으며, 꽤나 자세한 이미지들이 올라오기 때문이었다. 사실 한동안 떠돈 것이 아니라 그렇게 검색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옛말. 홍보용 블로그들에 '오빠랑 00'이 이미 포화상태로 넘쳐나서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걸러낼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새로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자세히 기억은 안난다만- 사람들은 일단 인터넷에 게시되는 모든 정보들이 '참'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고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 그 정보들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 책은 "당신이 생각하는 진실이 진짜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부터 명확히 드러낸다. 작전을 짜는 무리들을 전면에 내세워 그들이 진행하는 일들의 상황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일의 진상을 밝히는 팀-알렙의 찻탓캇과 임상진이라는 기자의 대담이 이루어진다. 책은 이렇게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거기에 숨겨진 의도는 무엇인지를 2가지 방법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그것이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글을 읽으면서 가장 눈에 확 와 닿았던 것은 이 구절이다. '사실은 아니지만, 진실이라고.'라는 찻탓캇의 말. 그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기 전, 그럴듯한 거짓을 만들어 놓은 것을 진실이라 착각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종. 거기에 현재 대한민국의 인터넷을 바라보는 '이철수'라는 사람의 말들엔 공감하는 구석이 무척이나 많았다. 위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이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면서 나는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인터넷이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고 권위를 타파해서 민주화를 이끌 거라고도 믿었어. 거대 언론이 외면하는 문제를 작은 인터넷신문들이 취재하고, 인터넷신문조차 미처 못 보고 넘어간 어두운 틈새를 전문 지식과 양식을 갖춘 블로거들이 파고들어갈 줄 알았어. 독재 국가에서는 지금도 인터넷이 그런 고발자, 감시자 역할을 해. 그런데 한국에서도 그런가? 인터넷신문이나 블로거들이 과연 그런 역할을 하냐고. 아니지. (중략) 이것도 민주화라면 민주화지. 협박, 공갈, 갈취의 민주화. 누구나 더럽고 야비한 짓을 할 수 있게 되는 민주화. (55쪽)

 

논리 싸움은 두 사람이 아주 좁은 화제를 가지고 붙을 때, 그것도 그 두사람이 좀 양식 있는 사람들일 때에나 가능한 거예요. 인터넷 싸움은 정력과 멘탈로 하는 겁니다. (82쪽)

 

 

 

결국 책을 읽으면서 믿을 건 나밖에 없는 생각과 세상 참 뭐 같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돈 있으면 다 인가. 자기가 움직이고 싶은대로 세상을 움직이면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반전이었던 내용이 나오고 나서부터는 정말로 내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아니 그보다 '사람'을 '믿을 수는 있는 건지'에 대한 것부터가 굉장히 생각이 많아졌다. 판을 짜두고 그 위에 우리들을 올려 놓는 누군가들에게 우리 자체는 얼마나 가짢게 느껴질까라는 생각도 하고 말이다.

 

그런 점에서 <댓글부대>는 픽션이어야만 한다. 절대로 픽션이어야만 한다. 결국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쌓은 신뢰가 아닌 이상은 쉽게 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나 어이없게 누군가의 손 안에서 놀아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쉽게 달아오르고 쉽게 가라앉는 특성을 제대로 짚어낸 이 소설. 섬뜩하지만 정말 흥미로웠다. 아마도 인터넷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흥미롭게 읽을 소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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