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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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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이들에게 울림이 될 만한 책이 없을까요?"  

누군가가 내 질문에 답으로 추천한 책이다.  유명한 책들에 대한 자만 섞인 등안시를 버리고 주문에 돌입 수업에 이르렀다. 아이들은 역시 감동하지 않는다. 죽음이 그네들에게는 먼 것일까? 내게 나이듦과 죽음은 준비를 요구하지만 아이들은 그다지 공감하려들지 않는다.  

사실 이 책이 유독 감동스러울까? 하면 그건 아니다. 많이 듣던 이야기들이 좀 색다른 모습으로 정리돼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모든 책에는 남겨둘 구절이 있다.  

"우리 문화 속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것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 사이에 큰 혼란이 일어나고  있네. 음식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우리가 원하는 기호 식품일 뿐이야. 자신에게 정직해야 하네. 최신형 스포츠카는 필요하지 않아. 굉장히 커다란 집도 역시 필요 없지"  (176쪽)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어디까지 일까? 요즘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에 딱 맞아 떨어져서 인지 자꾸 묻는다.  

'이건 필요한 거야? 아니면 원하는 거야?'  

예측 가능하듯이 대분분 원하는 것이다. '양산' 없으면 필요한 것이지만 좀 오래됐으나 있다면 원하는 것이 된다. '신발' 발이 커졌거나 물이 샌다면 필요한 것이지만 좀 오래되어 디자인이 어색해서라면 원하는 것이다.  다산 선생의 말대로 옷은 몸을 가리면 되고, 음식은 배를 속일 수 있으면 된다는 기준을 들이대면 내가 소유하고자 한 모든 것은 99%에 이를 만큼 원하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위해 살다가 얼마나 많이 실수를 하는 지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위해 시간을 쓰고, 아이와 함께 하지 못 하고, 가끔은 건강도 싹 무시해 버리는 것이 얼마나 얼마나 어리석은지. 다 안다. 다 알면서도 아차 아차 하면서 자꾸 그렇게 산다.  

"내 말은 스스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뜻이네. 물론 사회의 규칙을 모두 다 무시하라는 건 아니야. 예를 들면, 나는 벌거벗은 채 돌아다니지도 않고 신호등이 빨간불 일 때는 반드시 멈춘다네. 작은 것들에는 순종할 수 있지. 하지만 어떻게 생각할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길지 등과 같이 커다란 줄기에 관한 것들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하네. 다른 사람이나 사회가 우리 대신 그런 사항을 결정하게 내버려 두면 안 돼."(218쪽) 

이거다. "어떻게 생각할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길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더 큰 집, 더 좋은 차, 더 좋은 옷, 더 맛있는 음식 등등은 사회가 혹은 주변이 결정해 주는 거다. 이게 더 좋다고 이 쯤은 돼야 한다고  - . 사회가 문화를 만들도록 손놓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 나로 하여금 원하는 것에 종노릇하게 함으로 .'정말 중요한 것은 스스로 내 스스로 만들라는 말'은 엄청 중요하다. 밑줄을 긋고, 별을 치고 외우자.  

'다른 사람이나 사회가 우리 대신 결정하게 내버려 두면 안 돼.'  

- 이건 사회에 필요한 것이야. 내게 필요한 것이야. 라고 묻자 그렇게 물으면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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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정원에서 리네아의 이야기 1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지음, 레나 안데르손 그림, 김석희 옮김 / 미래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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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동기에는 동화책이 없다. 이유인즉, 유달리 궁핍한 가정형편과 너나 할 것 없이 힘겨웠던 나라의 형편 때문이다. 집에 있는 책은 오직 교과서 뿐이었고, 도서관이라는 건 실로 본 일이 없었으며, 학급문고에서 본 유일한 책은 겉장부터 족히 10장은 사라진 '장발장'뿐이다.  

이런 내게 동화책은 공백이다. 읽어야 할 시기에  그 책들을 ,그런 분위기들을 느끼지 못했다.  

덕분에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소 동화를 만났다. 만나고 보니 환상이다.  

"와우, 좋은데 - " 

이런 감탄사를 외친 책이 어디 한 둘이었을까. 

도서관에서 식구 수대로 대출증을 만들고, 최대치를 빌려 배낭 가득 담아 집에 오면 2주 양식이라도 장만해 온 듯 뿌듯했다. 100일 된 아이를 눕혀 놓고 책을 읽었다. 그런 와중에 만난 책이다.  

처음 만남이 대략 이랬다.  

오늘로 내가 이 책을 몇 번쯤 수업했는 지 헤아릴 수 없다.   에스메랄다 호텔, 노트르담 성당,수련과 일본식 다리, 모네의 집, 그의 가족, 그의 그림들 - 사실적인 글인데도 내겐  환상의 저 편처럼 느껴지는 아름다운 책이다.   

아쉽게도 아이들은 작은 글씨체에 더럭 겁을 낸다.  위인전에는 익숙해도 미술가들의 이야기에는 생소한 아이들은 모네의 그림을 따라 파리에 간 리네아를 가깝게 이해하지 않는다.  

내가 이 책을 거듭 사랑하는 이유는 초록 빛 그림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리네아가 일본식 다리를 보며 눈눌 흘릴 뻔 한 그 감동의 문장 때문이다. 리네아의 일본식 다리에 대한 감동은 모네의 책 덕분이었다. 마치 모네가 친척처럼 느껴질 만큼 보고 또 본 책 덕분에 리네아는 누구도 경험 못 할 감동을 했다. 책은 우리에게 감동을, 충만한 감격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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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코의 질문 푸른도서관 10
손연자 지음 / 푸른책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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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왜 일본에 꼬마를 떨어뜨렸어?"

마사코는 지속적으로 할머니에게 묻고 할머니는 끝까지 "우리는 당했어. 우리는 피해자란다."라는 말만 반복한다. 답답한 마사코가 자신의 경험을 들어 말해 보지만 할머니의 대답은 마찬가지다. 할머니는 왜 끝까지 진실을 얘기하고 싶지 않았을까?

아이들은 '부끄러워서' 혹은 '마사코가 진실을 알면 일본을 싫어하게 될 까봐' 또는 '마사코가 어려서 충격을 받을까봐' 등등으로 답했다.

이내 질문을 하나 더 던진다. "부끄럽다고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은 옳은가요?" 아이들은 모두 또같이 말한다. "아니요. 아무리 부끄러워도 꼭 진실을 말해야 해요." "왜 말해야 하는데 ?" "진실을 알아야 오해가 생기지 않아요." 한아이의 대답이다.

동감한다. 진실을 알아야 오해가 없다. 부끄럽든, 창피하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오늘 이 현재의 시간 속에서 서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마사코의 질문에는 분명한 답이 필요하다.

"그래, 맞아. 우리가 잘못했단다."

- 일제 시대의 아픔을 느끼게 해 주는 아주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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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 고학년 세트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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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도 세 부류의 암탉이 있어요. 양계장에 있는 암탉, 마당에 있는 암탉, 잎싹 "

수업을 시작하면서 석환이가 한 말이다. 우리는 지난 수업 시간에 <꽃들에게 희망을>을 수업했는데 그 책을 공부하면서 애벌레를 세 부류로 나누었었다. 아이들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낱말로 '소망'을 뽑았다. 양계장에서 알을 낳다 죽을 잎싹이 죽음에 도전해 가면서 까지 초록머리를 낳고, 마침내 족제비 새끼들의 먹이가 되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잎싹에게 '소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업의 말미에 "죽음에 이르는 병이 뭘까?"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소망이 없는 거요."라고 했고, 이내 "절망"이라고 말해 주었다.

사람을 오늘의 내가 아닌 다른 나로 만들어 주는 유일한 힘은 '소망'일 것이다. 소망을 품은 잎싹은 마침내 환영에서 하늘을 난다. 잎싹의 완전한 소망은 아마 본래 자신의 속성에 있던 '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양계장에 닭을 넣은 것도, 오리의 겨드랑이를 자른 것도 인간이라는 생각에 이른다. 인간의 욕심은 결국 모든 동물들의 본성에 상처를 주었다. 호랑이를 놀이감으로 만들고, 새와 오리는 더이상 나는 법을 모르고 참으로 대단한 우리 인간의 소망은 어디까지일까?

나도 소망해 본다.  본래 모든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그 속성을 다시금 되찾을 수 있는 날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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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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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한 여자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 여자를 모세가 정한 법에 따라 돌로 쳐 죽이려고 모여 예수의 의견을 물었다. 예수는 이렇게 말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양심에 따라 어른으로부터 젊은이에 이르기까지 돌을 버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고 성격은 적고 있다. 

 이 책에는 몇 가지의 미덕이 있다.

1. 본래 사람은 모두 죄인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 사실을 예수가 없어서 깨닫지 못하고, 혹은 아파할 용기가 없어서 깨닫지 못할 뿐이지 우리는 너나 없이 죄인임을 이 책은 깨닫게 해 준다.

2. 현장에서 간음하다 잡힌 여인과 같이 객관적으로 죄인인 사람들에게 실은 우리라는 공범자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해 주었다.  윤수를 사형수로 만든 것이 오직 그의 부모만이었을까?  그의 분노를 절제할 줄 모르는 성품 때문이었을까?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사형수를 만드는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고백을 하게 만든다. 

3. '몰랐다.'가 면죄부일 수 없음을 알게 했다. 몰랐어,. 그랬니? 정말 몰랐어. 그런 사실이 있어던 걸 우와 이 좋은 핑게를 이제 더이상 써 먹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책은  악을 행했다. 유독 내게

이제는 파렴치한 인간이라고 누구도 욕할 수 없게 만들었다.   혹 저 사람의 삶 속에 나처럼 몰랐다의 책임회피론자들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저를 그렇게 내 모는데- 일조한 어른들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야 할테니까

비가 오면 비를 피할 수 있는 더운 여름에는 해를 피해 그늘을 주는 그런 지붕이 우리에게 있다면

지붕을 만들기 위해 내 마음의 모름을 열어 앎으로 바꾸고,

 어른의 책임을 생각하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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