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미 고학년 세트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 이 책에도 세 부류의 암탉이 있어요. 양계장에 있는 암탉, 마당에 있는 암탉, 잎싹 "

수업을 시작하면서 석환이가 한 말이다. 우리는 지난 수업 시간에 <꽃들에게 희망을>을 수업했는데 그 책을 공부하면서 애벌레를 세 부류로 나누었었다. 아이들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낱말로 '소망'을 뽑았다. 양계장에서 알을 낳다 죽을 잎싹이 죽음에 도전해 가면서 까지 초록머리를 낳고, 마침내 족제비 새끼들의 먹이가 되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잎싹에게 '소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업의 말미에 "죽음에 이르는 병이 뭘까?"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소망이 없는 거요."라고 했고, 이내 "절망"이라고 말해 주었다.

사람을 오늘의 내가 아닌 다른 나로 만들어 주는 유일한 힘은 '소망'일 것이다. 소망을 품은 잎싹은 마침내 환영에서 하늘을 난다. 잎싹의 완전한 소망은 아마 본래 자신의 속성에 있던 '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양계장에 닭을 넣은 것도, 오리의 겨드랑이를 자른 것도 인간이라는 생각에 이른다. 인간의 욕심은 결국 모든 동물들의 본성에 상처를 주었다. 호랑이를 놀이감으로 만들고, 새와 오리는 더이상 나는 법을 모르고 참으로 대단한 우리 인간의 소망은 어디까지일까?

나도 소망해 본다.  본래 모든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그 속성을 다시금 되찾을 수 있는 날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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