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다 비유 : 포도원 품꾼 이야기 예수님의 비유 시리즈 3
류모세 지음 / 두란노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린다 비유, 포도원 품꾼 이야기>를 읽으면서 줄 곧 들었던 생각은 지름길을 외면하고 애써 빙둘러 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포도원 품꾼 이야기’가 난해한 비유라는 말에도 동의하기가 힘듭니다. 저자는 이 비유가 3대 난해 비유 중 하나라고 하는데, 신학계에서 일반화된 정의인지도 조금은 의문스럽습니다 (신학 동향 등에 지식이 일천한 저로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이지만, 사실일 수도 있음은 인정합니다.) 이 비유가 난해하다고 설명한 이유가 저에게는 설득력이 약할 뿐 아니라, 저자의 결론에서도 어떤 특별한 통찰력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비유를 해석할 때에는 배경 지식이 중요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당시의 시대적, 문화적 배경을 모르면 비유의 깊은 의미를 알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열린다 시리즈는 성경을 알고자 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굳이 배경적 지식이 없어도, 문맥적 정황만으로도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 비유들도 있습니다. ‘포도원 품꾼 이야기’도 사실 문맥만 잘 뜯어보며 비유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저자의 결론의 대부분도 배경 지식에서 끌어낸 것이라기보다는 문맥에서 이끌어 낸 결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 저자의 문제 제기는 정당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현대적 시각에서 성경을 들여다보면, 저자의 문제 제기는 충분히 공감할 만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접근은 애초에 방법론적인 오류에 근거한 것입니다. 소위 말해서 그러한 접근은 eisegesis이지 exegesis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egesis를 배경 지식이 없이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eisegesis처럼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 배경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런 점에서 저자는 여러 저서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eisegetical하게 접근한 해석에 대해 마치 오류가 있는 exegesis가 있는 것처럼 비평하는 것은 eisegesis도 정당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입니다.

이상은 순전히 제 개인적인 느낌일 뿐입니다. 처음부터 이 비유에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새로운 통찰력이 있을까 해서 읽은 저에게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초신자나 성경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저자의 문제 제기에 공감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결론 역시 충분히 성경적이고 정당하며 은혜로운 해석입니다. 일반 성도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