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독서습관 만드는 결정적 시기 - 독서습관 일주일 프로젝트
김기용 지음 / 미디어숲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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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 매일 운동하듯이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위해 꾸준히 책을 읽는 것, 독서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건강한 습관일 것이다. 그런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고 올바른 독서 습관을 지닌 아이로 내 자식이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램이다.


<초등 저학년 독서습관 만드는 결정적 시기>. 책은 평생 독서 습관을 결정짓는 중요하고도 마지막인 시기로 초등 저학년(1~4학년)을 꼽는다. 초등 저학년의 아이에게는 수학 한 문제를 푸는 것보다 좋아하는 책 한 페이지를 읽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현직 초등교사인 저자는 10년째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터득한 독서교육 노하우를 한권의 책으로 정리해 담았다.


먼저 책 읽기가 아이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초등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음으로 초등 1~2학년과 3~4학년의 발달 단계의 특징을 점검하고, 그에 따른 독서교육 전략을 제시한다.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미션들을 주어 아이가 작은 성취감을 계속 경험하게 하는 '스몰스텝'은 여기에서도 중요했다.



'평생 독서습관을 기르는 방법'에서는 모델링 대상으로 '책 읽는 부모'의 모습 보여주기, 식탁에 가족이 다같이 둘러앉아 함께 책을 읽는 '온가족 독서시간' 정하기, 그리고 책을 읽는 것은 그 자체로 즐겁고 행복한 일이므로 '독후감 쓰지 않기' 등이 인상적이었다. '책 읽는 습관 만들기 일주일 프로젝트'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들과 실천 방법들이 가득 담겨 있다. 날짜별로 제시되는 단계별 과제들을 모두 따라하지 못하고 절반만 수행한다해도 충분히 괜찮을 듯하다. '소리내어 읽기'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책으로 대화하는 법'의 실제 질문들과 주의사항을 수록한 점이 특히 좋았다.



독후활동 실전편은 상황에 맞는 추천도서를 직접 소개한 후 아이와 함께하는 활동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아이에게 던질 질문과 대화의 내용까지 실려 있어 부모로서는 무척 반갑고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책 읽기 힘들어하는 아이에 대한 솔루션은 9가지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처방전을 제시한다. 산만한 아이, 순식간에 읽는 아이, 만화책만 보는 아이 등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인데, 바로 내 자녀의 문제다.



책 중간중간 실려 있는 '초등 교사가 알려주는 팁'도 꽤나 유용하다. 특히 교과 관련 동화책과 학교 생활에 도움주는 책으로 제시한 추천도서들은 현재 초등 자녀를 둔 사람이나 내년에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부모들에게 더없이 유용한 리스트가 될 것이다. 나도 이번 주말에 아이 손을 잡고 집 근처 어린이 도서관에서 가서 당장 빌려볼 작정이다.


몇 달 전에도 미디어숲에서 나온 책을 접한 적이 있었는데, 십대의 속사정을 담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라는 책이었다. 그 책도 목차부터 시작해 상당히 짜임새 있게 잘 만들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 책 <초등 저학년 독서습관 만드는 결정적 시기>도 역시 그렇다. 총 6장으로 이루어진 구성과 각 장의 구체적 차례만 봐도 이 책의 진가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 아이 독서지도 5원칙, 독서습관 일주일 프로젝트, 책 읽기 힘들어하는 아이를 위한 상황별 솔루션 등 손에 잡힐듯 구체적인 내용은 부모가 읽고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전적 지침이 된다. 초등 자녀를 둔 가정에서 독서교육 매뉴얼처럼 참고할 수 있는 믿음직한 책으로, 우리 아이 책 읽기 길잡이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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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프렌즈 싱가포르 - 20’~21’ 최신판 베스트 프렌즈 시리즈 2
박진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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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싱가포르>에서 핵심 정보만을 엄선해 컴팩트한 사이즈로 만들어 휴대성을 극대화한 <베스트 프렌즈 싱가포르>가 첫 선을 보였습니다. 8인치 태블릿을 연상케 하는 사이즈는 작은 여행용 크로스백에도 쏙 들어가는 크기와 부피여서 가볍게 들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을 것 같네요.



마리나 베이 샌즈를 보고 감탄하지 않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자 대표적 랜드마크인 이곳은 수많은 블로거들과 SNS 유저들의 필수 방문지입니다. 무려 150m 길이의 인피니티 풀은 멋진 전망과 인증샷을 부르고, 수영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합니다. 야외 전망대와 루프탑 바까지 즐길 수 있다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4일 이내의 일정으로 주요 명소와 즐길 거리 등을 두루 다닐 수 있다고 합니다. <베스트 프렌즈 싱가포르>에선 반나절, 하루, 이틀, 3일, 4일의 일정으로 총 7개의 추천 코스를 제시합니다. 자신의 상황과 스케줄에 따라 골라 적용하면 더욱 짜임새 있는 여행 코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남쪽으로 불과 800m 떨어져 있는 센토사 섬에는 흥미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합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S.E.A 아쿠아리움과 어드벤처 코브 워터파크는 물론, 동남아시아 최초의 유니버설 스튜디오까지 있습니다. 책은 티켓 구입부터 이 거대한 리조트 월드를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지도와 함께 소개합니다.



황홀한 야경과 나이트라이프는 싱가포르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입니다. 마리나 베이 샌즈와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화려하고 웅장한 레이저 쇼는 무조건 보아야 할 것이고, 유유자적 낭만적인 리버 크루즈도 놓치면 섭섭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원 앨티튜드와 세라비 등 사방이 탁 트인 루프탑 바에서 즐기는 파노라마 뷰의 싱가포르 야경은 감탄이 절로 나올 것 같습니다~



다민족 국가인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아랍 등 다국적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식도락의 천국이기도 합니다. 미슐랭 스타 셰프의 음식은 물론 현지 로컬 음식까지 다양한 먹거리와 맛집들이 가득합니다. 점보 시푸드에서 칠리 크랩을 맛보고, 스트레이트 키친에선 뷔페를 즐기고, 마칸수트라 호커 센터에서 맛있고 푸짐한 한끼 식사를 하고 싶어집니다. 냠냠~^^



책 후반에는 싱가포르 핵심 지역의 지도가 실려 있어 위치와 동선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최강의 구글맵이 있지만 오프라인 지도 하나는 있어야 안심이 되는 저는 여전히 아날로그 세대인가 봅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여행책 한권은 가지고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것도 그 때문일까요? 효율적인 여행 계획 수립에 도움을 주고 방문지에 대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가이드북은 저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가볍게 들고 다니기에 좋은 <베스트 프렌즈 싱가포르>와 시리즈의 출간 소식이 더욱 반가운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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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카카오프렌즈 과학 1 - 초등과학 교과서를 통째로 넣은 교과 연계 만화 구해줘 카카오프렌즈 과학 1
박영희 외 지음, 도니패밀리 그림 / 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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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카카오프렌즈> 교과 연계 만화가 한국사에 이어 과학 편으로도 나왔다. 지난번 한국사 편이 꽤나 흥미로웠고 우리 아이들이 지금도 즐겨보고 있어서, 과학 편도 자연스레 기대가 되는 마음이었다. 그림은 한국사 편과 같은 도니패밀리가 맡았고, 글은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 소속의 중고등학교 현직 교사 네 분이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분야로 나누어 맡아 썼다.


<구해줘 카카오프렌즈 과학 1>의 이야기는 실험실의 사고로 키가 작아진 사이다 쌤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한 카카오프렌즈 친구들의 모험이다. 카카오프렌즈가 과학적 호기심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얻게 되는 개념콩을 모으는 것이 바로 이 모험의 미션! 친구들이 미션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사이다 쌤의 키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인지 그 결말이 궁금해진다.



책의 앞머리에는 '과학 교과 연계표'를 실어 이 만화에서 다룰 내용들이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과학 교과에서 어떻게 연계되는지를 밝혔다. <구해줘 카카오프렌즈 과학 1>은 기본적으로 초등 3-4학년의 내용을 다루고 있으니, 아마도 2권은 초등 5-6학년의 내용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중학교 과정으로 보면 1-3학년의 내용이 골고루 섞여 있다.


<구해줘 카카오프렌즈 과학 1>은 비록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성인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랜만에 접하는 과학 책에서 그간 잊고 있었던 과학적 기초 상식을 재확인하고, 학창 시절 배웠던 기억을 되살리며 젊은 날의 추억을 소환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이들은 이미 책을 두번 이상 반복해 읽어서, 내가 책에 나오는 궁금증을 질문하면 경쟁하듯 서로가 답을 알려주기 바쁘다.



나비와 거미는 곤충이 아니라고? 벼에도 꽃이 핀다니! 수중 발레 선수들이 물 속에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비밀은? 너무나 익숙해서 당연하게만 생각했거나,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새롭게 인식하고 그 원리를 이해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과학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책의 말미에는 키가 자라는 물약을 발명한 나잘나 박사가 나온다. (그런 약이 실제로 개발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ㅎㅎ) 그런데 사이다 쌤의 머리에 있던 비커 핀이 빛을 잃어 개념콩을 모으기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사이다 쌤과 카카오프렌즈 친구들은 나잘나 박사를 찾아가는데, 과연 나박사는 어떻게 나올지... 궁금증으로 끝맺는 책은 2권의 내용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진다.



<구해줘 카카오프렌즈 과학 1>은 재미와 지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책이다. 아이는 책을 읽으며 과학에 흥미를 가지며 지식을 쌓게 되고, 부모는 추억을 떠올리는 기쁨과 함께 아이의 궁금증과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과학적 상식을 다지게 된다. 새로운 과학 교과 연계 만화의 출간을 반기며, 구해줘 카카오프렌즈 과학 2권도 빨리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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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월세 1,000만 원 받기
구자익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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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사람들에게는 직장에서 받던 월급을 대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은퇴 후 삶의 질을 결정한다. 하지만 부모 세대 상당수의 사람들은 자녀들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했을 뿐 자신의 노후 준비에는 소홀했던 것이 현실이다.


저자 구자익은 바로 이러한 은퇴 후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다른 이들의 은퇴 준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은퇴 후 월세 1,000만 원 받기>를 저술했다. 천만원이라는 액수는 대기업 임원의 월 수입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라고 하니 개인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받아들이면 된다.


책에 인용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발간의 <2018 은퇴백서>에 따르면 은퇴 후 최소 생활비는 198만원, 적정 생활비는 290만원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2019년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의 70% 이상이 최저생계비에도 훨씬 못미치는 월 50만원 이하를 수령하고 있다고 하니 은퇴와 노후는 두렵기만 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퇴직은 빨라지는데 자녀의 독립(취업과 결혼)은 늦어져 계속 부양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문제적 상황을 철저히 인식하는 것이 첫 걸음이다. 저자는 그래서 월급을 대체해주는 수단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부동산 월세 수입을 통해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기로 결정하고 과감히 이를 실행에 옮긴다. 저자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며, 건전한 상식을 가진 평범한 생활인으로서 은퇴와 노후 대비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부동산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일 뿐이라고 밝힌다.


책은 먼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원룸, 토지 등 다양한 부동산 투자 대상을 검토해 각각의 장단점을 분석한 후 은퇴 후 월세 수입으로는 상가와 원룸이 가장 적절하다고 추천한다. 수익률 등 투자 효율성 면에서 다른 부동산에 비해 좋고, 또 정부의 각종 규제가 많아지는 아파트보다 대출 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택에 비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공부가 꼭 필요하며 철저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은퇴 후 월세 1,000만 원 받기> 책의 핵심은 5부와 7부라고 생각된다. 은퇴 전에 월세를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것이 5부의 요지라면, 7부는 이러한 안정적 월세 수입 구조를 만들기 위해 늘 염두에 두어야 할 10가지 투자 원칙을 정리한 것이다. 다만 7부의 내용은 이미 언급했던 내용이 다수 반복되는 것이 흠이다.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듯!



저자는 거주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고 여기에 자신의 여유 자금을 합쳐 상가 2개와 원룸 1동을 매입해 월세를 받았다. 물론 이보다 더 다양한 것에 투자하였지만 그 출발과 핵심은 바로 이것이었다. 월세 수입을 위한 부동산 임대를 여러 해 거듭해 오면서 경험했던 실질적인 관리 노하우는 6부에서 풀어냈다. 부록으로 실린 상가와 원룸 입지 분석도 기초적인 얘기지만 자신의 경험을 최대한 녹여내려 애썼다.



책를 통해 저자가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바로 이 사진에 있는 말이 아닐까?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하지 않았을 뿐!" 저자의 진심 어린 충고와 조언에 충분히 귀를 기울여 볼 만하다. 이 책 하나만으로 모든 걸 준비할 수는 없겠으나 동기 부여와 기본 개념은 확실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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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 책 읽어드립니다, 신과 함께 떠나는 지옥 연옥 천국의 대서사시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구스타브 도레 그림,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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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요즘 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 프로그램에 소개된 단테의 신곡을 이웃의 블로그에서 발견하고, 이참에 나도 한번 읽어볼까 하던 차에 이 책 <신곡>을 만나게 되어 기뻤다. 단테 알리기에리 라는 단테의 풀네임을 알게 된 것도 이 책 덕이다. 하지만 역시 고전의 힘인가? 그리 쉽사리 곁을 허용하지 않아서 읽어내느 데 상당한 품이 들었다.

톰 행크스가 주연했던 영화 <인페르노>에서 단테의 신곡 '지옥' 편의 그림을 봤던 기억이 있는데, 책 목차 바로 옆에 실려 있어 반갑기도 했다. 단테는 서른다섯의 어느 성 금요일에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만나 지옥 여행을 시작한다. 연옥에까지 단테를 인도하며 길잡이를 했던 베르길리우스는 천국의 문앞에서 베아트리체에게 그를 넘긴다. 단테가 평생 가슴에 품었던 사랑 베아트리체와 함께 그는 천국을 둘러보며 하나님의 사랑과 영적인 깨달음을 얻게 된다.



지옥과 연옥을 지나 천국으로 가는 영적 여행기라고 할 수 있는 <신곡>은 당시의 중세적 신학관을 단테가 풍부한 상상력으로 재현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기본적 지식은 물론, 단테가 생존했던 중세 말 이탈리아와 피렌체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당대의 시대상에 대한 간단한 해제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옥' 편에는 다수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주목되는 건 교황과 주교·수도원장, 황제와 국왕, 상인과 자본가 등인데 그중 상당수는 단테가 살면서 만났던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을 모두 지옥에 보내버린 셈이니, 이와 관련된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얼마나 신랄하고 끔찍한 책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피렌체를 떠나 타향을 떠돌며 결국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망명객의 원한이 담겨 있는 듯하다.

<신곡>을 읽으며 가톨릭에서 얘기하는 '연옥'의 개념과 '파문'의 의미를 이해한 것은 큰 소득이다. 특히 중세인들에게 갖는 '파문'의 의미는 실로 막대했을 것으로 보인다. 교황에게 파문을 당하면 설사 죽는 순간 용서를 받는다 하더라도 생존한 햇수의 30배에 달하는 고행을 더 해야 한다는 것. 또 연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살아있는 자들의 기도라는 것이다.

마지막에 해당하는 '천국' 편의 시작 부분은 앞의 지옥 편과 연옥 편의 내용과는 확연히 다른 문체와 설명으로 채워져 있어 당혹스럽다. 화자도 다르고 보는 시점도 다를 뿐 아니라, 마치 '천국' 편의 해설을 보는 듯했다. 234쪽부터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책을 읽는 데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먼저 삽화의 위치이다. 본문의 내용과 삽화가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거나, 몇 페이지 뒤로 삽화를 옮기면 더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삽화 하단에 간단한 소개나 설명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번역이 어색하여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주어와 술어가 호응하지 못하는 비문도 종종 발견된다. 무엇보다 아쉬운 건 다수의 오타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한 문단 전체가 반복되는 오류도 있었다. 교정과 교열을 제대로 거쳤는지 의문이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산타 크로체 성당에는 피렌체 출신의 위대한 인물들의 무덤이 있다. 미켈란젤로, 마키아벨리, 갈릴레이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 인사들이 많다. 단테의 무덤도 있는데, 사실 이것은 빈 무덤이고 그의 진짜 무덤은 라벤나에 있다고 한다. 단테의 유해를 돌려받지 못한 피렌체인들이 아쉬움을 달래고자 빈 무덤을 만들고 성당 앞에 동상을 세웠다는 것이다. 몇년전 이탈리아 여행시에 들었던 가이드의 설명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 추억으로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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