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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다크 나이트 (2disc)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게리 올드만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야가 타격을 입었는데, 그 중 하나로 '영화 산업'을 들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극장을 꼽을 수 있다. 위기에 처한 극장가는 여러 자구책을 내놓았고, 대표적인 조치 중 하나가 바로 '재개봉'이다. 이전에 개봉해 명작이라 평가받고 있는 작품을 다시 틀어준 것이다. 재개봉한 작품들은 어려운 극장가에 힘을 보탰는데, 이렇게 극장에 걸린 대표적인 재개봉작으로는 지난해 7월 1일에 재개봉한 '다크 나이트'를 들 수 있다.
다크 나이트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으로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의 두 번째 편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그의 동생인 조나단 놀란·'블레이드' 시리즈와 '배트맨 비긴즈' 등의 각본을 쓴 데이빗 S. 고이어가 작품의 각본을 맡았다. '글래디에이터'와 '배트맨 비긴즈' 등의 음악을 책임졌던 한스 짐머가 영화의 음악을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다크 나이트는 2008년에 개봉했다. 개봉한 해에 한국에서는 4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들였고, 2008년 국내 박스오피스 10위에 올랐다.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가 넘는 흥행 성적을, 북미에서는 5억 달러가 넘는 흥행 성과를 거뒀다. 또 제34회 LA비평가협회상에서 남우조연상(히스 레저)을, 제80회 미국비평가협회상에서는 영화 톱10을 수상했다. 이 밖에 제66회 골든글로브시상식 남우조연상(히스 레저), 제62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 남우조연상(히스 레저), 제81회 아카데미시상식 남우조연상(히스 레저) 등을 받았다. 미국영화연구소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2008)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화는 고담시의 수호자인 '배트맨'(크리스찬 베일)과 '조커'(히스 레저)의 한판승부를 담고 있다. 배트맨과 조커의 대결 구도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크 나이트는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1989)을 리부트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크 나이트의 히어로인 배트맨은 제목 그대로 '어둠의 기사'다. 고담의 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그의 마음은 트라우마와 어둠으로 차 있다. 또 기본적으로 배트맨은 '자경단원'이며, 고담시를 수호한다는 명목 하에 법적인 선을 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공식적·합법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히어로가 아닌 것이다. 이 같은 배트맨의 행동을 추동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패를 넘어 무너져 내린 고담시의 공권력을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어둠의 기사일 수밖에 없다.
배트맨의 대척점에 위치한 조커는 단순한 빌런이 아니다. 단순히 돈과 권력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배트맨과 고담시의 타락을 목표로 움직인다. 그리고 조커는 '전략가'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배트맨의 약점을 파고 들고, 선택을 강요함으로써 상대를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이로 인해 배트맨은 자신이 지키고 싶던 가치를 모두 잃고 만다.
한편 이들의 대결은 윤리적·사회적·정치적·도덕적·철학적 고민거리를 지니고 있다. 대표적으로 법이 정해 놓은 선을 넘는 배트맨의 행동을 바라보는 관점, 인간의 선함과 타락을 향한 관점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두 인물의 대결을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서로 다른 철학과 신념을 가진 캐릭터들의 대결로 승화시키는 동시에 관객에게는 생각거리를 던진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메시지와 생각할 거리를 지닌 두 인물의 대결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개인적으로 조커의 완승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바꿔 말하면 배트맨의 완패라고 표현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다크 나이트의 핵심 매력은 '어둠의 기사' 배트맨과 '전략가 빌런' 조커의 대결이지만 이걸로만 한정할 수 없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조나단 놀란·데이빗 S. 고이어의 탄탄한 시나리오, 높은 현실감을 위해 시카고 현지에서 진행한 로케이션 촬영, 아이맥스를 활용한 촬영, 크리스찬 베일과 히스 레저를 비롯해 아론 에크하트·마이클 케인·모건 프리먼·매기 질렌할·게리 올드만 등의 배우들이 보여준 환상적인 연기도 작품의 매력 포인트였다. 이와 같은 요소들이 맞물리면서 다크 나이트는 최고의 히어로 영화와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