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권대웅 지음, 바른손 그림 / 홍익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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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가 선물한 책이다. 무심한 나에 비해 후배는 다정다감한 성격이다. 그녀가 선물로 고른 책답게 예쁜(?) 책이다.

그뿐이다.  애석하지만 나의 취향은 아니다. 2005년 최고급 다이어리가 덤으로 주어졌으니, 두배로 기뻐해야겠지만, 그렇지가 못하다. 감성을 일꺠우는 책은 좋은 책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감성으로 도배된 책은 지루하다. 책은 단순히 밤에 쓰는 일기 이상의 의미가 담겨져 있어야 한다.

글 반, 그림 반이다. 책 내용이 아니라 이쁜 강아지 캐릭터가 중심이라고 해야 옳다. 캐릭터 전문회사 바른손과 공동 제작한 책이라니...... 요새는 이런 류의 책도 출간되는 모양이다.

덕분에 다이어리 살 돈은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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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잠언 시집
류시화 엮음 / 열림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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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탁에서 밥도 먹고, 책도 읽고, 낙서도 한다. 그러다 보니, 가끔 평소에 보는 책들을 치우지 않고 식탁 한 귀퉁이에 모셔 놓을 때가 종종 있는데, 그때 식탁위에 올려져 있는 책들을 보면 내 현재의 독서 성향을 알수 있다. 이 시집 또한 한달 이상을 식탁위에서 이리저리 뒹구는 수모를 당했으니, 나는 밥을 먹다가 낙서를 하다가 무심결에 아무 페이지나 들춰 읽어보곤 했었다.

이 시집은 잠언시집이다. "잠언"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가 궁금해 찾아보니, "사람이 살아가는 데 교훈이 되고 경계가 되는 짧은 말"이란다.그래서일까. 여기에 수록된 시들은 쉽고 간결하나, 그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이 아득하다.

정호승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본인의 인생을 후회스럽게 만든 그 옛날의 결정에 대해 위안을 받았다고 한다. 나는 시인의 이 말에 백만번 동의한다.

여기에 글을 올린 사람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성자, 랍비, 수도자, 시인, 수녀, 학생, 이웃집 할아버지, 병자 등......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부류의 사람들이 총 망라되어 있는 느낌이다. 성자나 랍비 같은 지혜로운 분들은 그렇다쳐도 병자나 걸인같은 소외된 사람들도 시를 썼다니 의외라면 의외다. 그러나 여기에 수록된 그들의 시를 보면 그들 또한 옛 성현들 만큼이나 지혜롭다는 걸 느끼게 된다.

난 "17세기 수녀의 기도"를 읽고 신 앞에서 한없이 겸손한 수녀의 진심에 숙연해지고, 랄프 왈도 에머슨이 말하는 인생에서의 진정한 성공이란 명제에 진지해지며, 스코트 니어링의 유언을 읽고 죽음에 대한 그의 의지에 머리숙인다. 또한 내가 존경해 마지 않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글귀를 다시 만나게 되어 가슴 뛰고, 마스타 스목이 들려주는 "다른 길이 없다"란 시로 현재의 초라한 내 인생을 위로 받으며,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를 읽고 미궁같은 내 삶 또한 해답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얻는다.

이 시집은 진정한 행복이란 사회적인 성공도, 물질적인 풍요도 아니라고 말한다. 살아가면서 오로지 자신의 참 모습을 찾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적인 삶이라고 가르친다. 내 삶을 살기위해 다른 사람의 시선은 필요 없으며, 생 앞에서 지나친 두려움으로 움츠러들 필요 또한 없으며, 단지 현재만을 살고 즐기며 무조건 행복하라고 말한다. 이 세상에는 초라한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각자 자신이 인생의 위대한 영웅이며, 지금의 당신 모습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아! 주위의 어떤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던 내 삶이 고귀하다고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누가 내게 좋은 책을 한권 권해달라고 하면, 나는 주저없이 이 시집을 추천하겠다. 책에서 만큼은 사람들의 기호가 너무 다양하여 일일이 그 구미를 맞출수 없다 하더라도 누구에게나 호소력을 가질수 있는 책은 있을 수 있을테니, 바로 이처럼 용기와 희망과 위안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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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 요가
이태영 지음 / 여래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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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배우기 시작한지 일년이 넘었다. 평소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사는게 주특기이며 어쩌다 큰 맘 먹고 헬스 이용권이라도 끊을라치면 일주일 넘기기가 고작인 내가 요가만큼은 꽤 오래간다. 내가 기특하게도 일년이 넘도록 이러한 끈기를 유지하게 된 건 놀라운 요가의 효과 때문이다. 난 한창 나이때의 나보다 더 건강해졌으며, 마음은 더 유연해지고 밝아졌다. 하루에 한시간 반 가량을 투자하여 많은 것을 얻은 셈이다.

요가의 오묘한 세계에 빠져들면 들수록 몸이 체험하는 바를 이론적으로 알고 싶어지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요가 관련 책자들은 겉표지부터가 눈에 띄게 화려하다. 아무래도 요가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보다는 요가의 효과에 치중하다보니 볼거리 위주로 씌여질 수 밖에 없다. 난 정통적인 요가에 관심이 많다. 그러니 "몸매 가꾸기"나 "이렇게 하면 예뻐져요" 부류의 책들은 관심 밖이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요가철학을 공부하고, 요가에 정통한 저자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책은 요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려 주는 부분과 실제 요가 행법이 적혀 있는 부분 등,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요가의 기본적인 지식에는 요가의 의미와 요가의 생리학적 측면, 수행자가 지켜야할 계율등을 간략하게 설명해주고, 행법을 다룬 부분에서는 아싸나(체위)와 호흡법, 명상등을 다루고 있다.

요가란 "말에 멍에를 씌우다"란 뜻으로, 감각의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심신을 수행으로 통제하여 삶을 자유롭게 즐기도록 하자는데 그 의의가 있다. 요가는 종교와 철학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실천 행법이다. 그러니 요가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며, 다이어트를 위한 보조수단은 더더욱 아니다.

요가의 매력에 빠진 사람이나, 처음 요가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볼 책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건 스스로 몸과 마음이 느끼는 일일 것이다. 요가 수행으로 해탈에 이르지는 못하더라도, 몸이 건강해지고 삶이 행복해지는 건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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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여유, 그리스 - 역사여행가 권삼윤의 그리스 문화기행
권삼윤 지음 / 푸른숲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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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기행문을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같은 출중한 기행문을 만나는 일도 쉽지 않으려니와(아니 거의 없다고 보는 편이 맞다.), 기행문의 특성상 여행길에 부딪힌 모든 일이 감정의 필터로만 여과될 경우 말 그대로 감상문의 수준을 넘어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선뜻 이 책을 고르게 된 건 순전히 계절탓이다. 바야흐로 일년에 딱 한번 소중한 휴가를 내서 너도 나도 들로 산으로 여행을 떠나는 마당에 일상에 발목 잡혀 쉬이 여행에 동참하지도 못하는 내가 도서관에 쳐박혀 할 수 있는 일이란 많지 않은 법이다. 게다가 책 겉표지에 떠억하니 박혀 있는 지중해의 쪽빛 바다와 부시게 하얀 성당의 환상적인 사진이 내 눈을 유혹하는 바에야......

그리스는 신화의 나라다. 한글을 깨우치기 시작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통과의례처럼 읽어야 했던 책이 "그리스 로마 신화"이고 보면 지중해의 먼 나라 그리스가 아주 낯선것만은 아닌 듯도 하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됐든 난 그리스의 신화보다 그리스가 주는 느낌에 더 많이 반응한다. 주위의 모든걸 하얗게 비워버릴것만 같은 작렬하는 태양, 원시적 색감 그대로의 바다, 기질적으로 더없이 낙천적으로 보이는 사람들, 시간마저도 엿가락처럼 쩍쩍 늘어질 것만 같은 여유, 등등......적어도 내게 그리스는 악다구리같은 일상의 번잡함에서 뚝 떨어지고 싶을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나라이다.  

저자는 그리스를 사랑하여 여러번에 걸쳐 신화의 땅을 밟은 여행가라고 한다. 여러번 그리스를 다녀왔다는 것치고 저자의 기행문은 덤덤하다. 아주 재미있지도, 그렇다고 아주 지루하지도 않다.

혹시나 이 책을 통해 그리스 문화의 전반에 걸쳐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스러움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겠다. 책 내용은 우리가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내용을 넘어서지 않는다. 그러나 책에 수록된  사진들은 아주 좋다. 머리 아픈 일은 잠시 제쳐두고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거나, 빡빡한 글씨가 지겨워져서 푸른 바다에 눈동자를 젹셔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다소 휴식같은 책이 될 수도 있겠다. 이 책의 미덕은 전적으로 사진에 있다. 별 4개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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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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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가 80편이 넘게 올라오는 책이니 그 인기를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하긴 도서관에서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쳤는지 책 겉표지가 닳아 거의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그러고보면,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책에 대해서, 혹은 글 쓰는 일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가 보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뉠거다. 첫째는 스티븐 킹의 소설에 매료된 사람과, 둘째는 순전히 글쓰는 방법을 알아보려고 하는 사람...... 난 두번째에 속한다.

책은 크게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작가가 되기까지의 단편적인 기억들을 적어 놓은 부분(책의 목차에서 이력서 부분)과 저자가 글을 쓰면서 터득한 글쓰기의 방법론을 적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글쓰는 방법론이 본 게임이라면 이력서 부분은 오프닝 게임이다. 처음부터 글쓰는 방법을 시시콜콜 늘어 놓아 읽는 사람의 기를 죽이는 대신 저자가 살아온 삶을 단편적이나마 유머러스하게 들려줌으로써,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반은 접어놓게 만든다.

그는 글쓰는 방법론에서 간결한 문체를 사용할 것과, 소심한 수동태를 버리고 당당한 능동태를 택할것, 쓸데없는 부사의 남용을 지양하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좋은 글이란 멋들어지게 꾸며 쓴게 아니라 간결하게 진실만을 말하는 글이다. 게다가 글을 잘 쓰려면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 글쓰기의 기본임은 말할 것도 없고, 글을 쓰겠다는 굳은 의지와 목표도 필요하다. 아무런 노력없이 훌륭한 작가가 되는 일은 절대로 없다는 것!!!

제대로 된 리뷰 한번 써보는 것이 꿈인 나같은 아마츄어에게 창작론 같은 부분은 낯설다. 이런 부분은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전문 분야이므로...... 그러나, 스티븐 킹이 어떻게 작가가 되었고, 그가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는지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결국 글을 씀으로써 작가와 독자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바로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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