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문을 벌컥
김소리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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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이 문을 벌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쨍한 노랑 바탕에 분홍 보다는 핫핑크라고 불러야할 듯한 색의 제목이 눈의 띄여요. 숨기 어려운 책이죠. 소파에 누운 귀여운 아이가 이 책의 주인공 태양일까요?

소파 뒤로 보이는 동물과 사람들은 태양이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과 달리 왜 이렇게 작게 그려진걸까요?

뒷면의 빙고판처럼 보이는12개의 그림도 각각의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선풍기, 얼음주머니, 부채, 병아리?

수박, 빙수, 선글라스, 샤워/목욕, 화분위로 쑥쑥 자라는 초록이들, 수영, 우산일까 양산일까?

이 책은 쨍한 해가 등장하는 여름책일까? 하루에 관한 책일까 궁금해하며 열었습니다.

그림책을 선택할 때 표지와 제목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저로서는 이 책은 보자마자 열어보고 싶어지는 색과 그림이 유혹하는 책이었어요.


불청객 태양이 우리 집에 들어오면서

고요했던 우리 집은 순식간에 이글이글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이 집의 주인들은 여기저기 숨어보지만

태양을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가 없죠.

.

양면 가득 태양이 까꿍~ 하는데

분명 불청객인데 모습은 왜이렇게 사랑스러운가요.

이 페이지에 태양을 꾹꾹 눌러주면서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해야만 했어요.

아 그럤어요.

어느새 바람결이 달라지고

하늘이 높아지면서

또 좀전까지, 여름의 태양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분명 오늘도 덥겠구나 하면서 맞았던 반갑지 않은 볕이었는데

또 그새 잊고 볕이 좋네 하고 있었구나.

여름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불청객 같다가도

온 집 안을 생기와 초록으로 채워 주기도 합니다.

덥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계절,

우리집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태양에게 인사를 건네 봅니다.

-작가의 말 중-

뒷면지에 실린 작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이 책을 여름에 읽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무시무시한 더위도 웃으며 넘길 수 있지 않았을까?

근데 가을에 읽어 더 좋은거 같아요.

이제서야 여름볕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지 하면서 떠올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아까 표지에서 봤던 그림들이 분명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태양을 피하는 방법으로 등장하는데

병아리는 왜 그렸을까?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가족들은 이제 피하지않고 적극적으로 태양을 변화시킬 방법을 찾아봅니다.

차가운 물로 목욕도 시키기!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아이들과 "너라면 어떻게 집 안으로 들어온 태양을 맞이하겠니? 함께 하기엔 너무 뜨거운 태양을 말이야." 하면서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얼마나 기발한 방법을 이야기할까요?

무엇보다 그림에 반했어요.

이토록 강렬하고 생기넘치는 색을 시원시원~ 자유자재로 쓰는 작가님이라니~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작품을 마커로 작업하신 듯한데

작가가 사용한 색으로 여름을 표현해봐도 좋겠다 싶었어요.


아니면, 책 속에 이런 이야기 속 장면이 컬러링 엽서로 들어있었는데

다른 색으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도 궁금하구요.

태양이 싫어 태양이 싫어 하면서 멀리하던 볕이

어느새 온순하게 다가와 쓰다듬는 가을입니다.

내일 찾아올 태양은 왠지 벌컥 보다는 스리슬쩍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데요.

올 가능을 태양이와 더 친하게 지내야겠어요. 태양이 내주는 볕 끝에서

그림책 속의 글과 그림에 취해 보내면 어떨까요?

우선 마음의 생기를 불러 일으키는 유쾌한 이야기와 색들이 주는 위로를 이 책을 열고 맞아보세요.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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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까지 숨이 차면 - 제4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 ㅣ 텍스트T 22
조은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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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올해 역대급 더위가 온다는 뉴스에 이어, 올해가 가장 덜 뜨거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이어진다.

이제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을 안고 살아가야하는 시대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데~

그래서 이 번에 만난 이 이야기가 판타지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전지구적인 핵전쟁 후,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은 이십만 명이 사는 녹운시.

도시 하나를 덮을 정도로 큰 나무, 우산아카시아 덕분에 살아남은 인간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인 나는 데메테르연구소, 녹운고 3반 실습생으로 출근하며 학생과 직장인 사이를 오가는데~ 흥미로운 점은 내가 특성화학교 학생이자, 한 손을 의수로 식물 이식을 기다리는 자립준비청소년이라는 설정이다.

매년 점점 더 심각한 여름을 나고 있지만, 기후 위기 시대에 재난에 대한 체감도는 다르다. 이야기 속의 재난상태가 과연 누구에게나 심각한 상황일까 라는 질문이 남는다.

나처럼~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때론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을 상황이라도) 생존을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존재들. 그래서 월급의 절반을 냉방비로 쓰는 사람들은 무료냉방이 직업 선택의 중요한 조건이겠지만, 이야기 속에서 간접적으로 등장하는 누군가는 쾌적한 환경 속에 일하고 있다. 한 번도 전기가 끊기지 않고 위험 환경에 노출 된 적이 없기에 그늘 하나 없이 에너지만 제공하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시위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래서 위험상황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뛰어나와 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무엇이, 누가 사회의 그늘이 되어줄 것인가? 하는 문제를 던지는 이야기였다.

나의 팀장님은 아직 학생인 나를 늘 아이처럼 보살피는 존재로 등장한다. 다른 팀의 팀장님들과 달리 어려운 일은 늘 앞장서며 결국 생의 마지막까지 '나'를 챙겨준 존재. 부모가 없는 것이 자연스러운 내게 팀장님이 보여준 어른으로서의 선은 후에 내가 스스로를 돌보며 중요한 선택을 하는데 자양분이 된다. 선배는 내가 기대는 유일한 어른이었기에 , 너는 아직 어른이 아니니 위험한 일은 하지 말라고 막아주는 사람이었기에...

그래서 이 이야기는 인간이 벌인 전쟁으로 최악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존자이자, 아이와 어른사이, 학생과 직장인 사이를 오가는 나의 성장기로 읽히면서도, 기후위기로 인한 사회갈등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로 읽히기도 했다.

인간의 손실된 신체를 대체하고 기능을 대신할 식물, 종간 이식이 가능한 시대라는 흥미로운 설정 아래 식물의식의 가산점을 받기 위해 특성화고의 채집원 자리를 선택했지만, 항상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일을 하는 것.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자리에 실습생으로 파견된 학생들을 앞으로 떠미는 어른들. 채집 중 생명 보호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온조절기의 고장 및 수리는 늘 자비로 충당되기에 매번 점검할 수 없는 현실과 이로 인한 죽음 뒤에도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기업, 산재문제의 고발.

기후위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게는 가장 치명적이고도 가혹한 문제라는 것을 SF 이야기를 통해 다시 체감했다. 결국 가장 사회적 약자가 문제의 현실을 보고 해결에 나선다는 것. 이 점이 이 글을 읽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와닿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SF이기에~ 이런 극단적 현실이 펼쳐지기 전에~

너희들이 살아갈 현실이 이러하니 너희들이 어떤 선택과 해결을 할래 라고 떠미는 것이 아니라

먼저 살아간 선배로서. 이 기후 위기를 가중화 시킨 앞 세대로서 먼저 움직이는 어른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서점에는 이렇게 감각적인 북트레일러들이 숨겨져있다. 책을 읽기 전에 아이들과 트레일러를 보면서 내용을 짐작하고 읽어도 좋을 듯하다. 워낙 많은 설정이 던져져서 sf 장르를 멀리한 친구들도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다가가지 않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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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느껴질 때
임수현 지음, 김지혜 그림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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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끈을 묶는 아이. 그리고 그 아이 앞에 선 또다른 그림자가 보입니다.

이 둘은 어떤 관계일까?

우선 따스한 색감이 기분이 좋아요.

마침 이 그림책을 읽을 때가 흐리고 비가 내리던 날들의 연속이었어서~

이렇게 적당히 노랗고 따스한 볕이 그리웠나 봅니다.

그런데 제목이 '천사가 느껴질 때'라니 쓱 넘겨보면서

'한 편의 시 같네' 라는 말이 나왔거든요. 알고보니 '천사가 느껴질 때'는 <미지의 아이>라는 동시집에 수록된 시더라구요. 문학동네 동시집 시리즈는 야금야금 한 권씩 모으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미지의 아이>는 특히 좋아하는 동시집이라 여러 번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 시를 처음 보는 것 같죠?

하긴, 그것이 시집의 묘미이기도 하거든요.

분명 전에는 이 시가 눈에 들어왔는데

어느 날은 다른 시가 눈에 들어오는~

참 삶이 버겁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덥고 지치는 날에는 더더욱 양어깨도 발걸음도 무거워지곤하죠.

그런 날 이 책을 펼쳤어요.

천사라니. 천사라고?

'너무 호사스러운 거 아냐? '하고 심드렁한 마음으로 열었는데, 온화한 색채와 글이 다독여주던 그림책이었습니다. 파랑새처럼~ 천사도 내 눈길이 닿는 순간순간 속에 존재하더라구요.

온통 이상한 것 투성이인 아이가 울타리 아래 고양이 새끼들을 살피고

책을 이리저리 돌려보게 끔 만들고

그림 속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위로, 옆으로 이리저리 옮겨가는 구성.

제가 이 그림책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은 이 장면입니다.

시간이 동그라미 속에서 지치지 않고 갈 때

돌멩이도 둥글둥글 둥글어진다는 게


우산도 바닥에 툭 던져두고 편의점에 들어갈 만큼 무심해보이던 아이가

창 밖에 비맞으며 뛰어나가는 아이를 발견한 장면. 아이는 우산을 건네고

날아간 모자를 되찾고 그리고 맨 마지막 면지엔 아이들 둘이 함께 있는 장면까지.


우산은 우산으로 돌아온다고 믿고 있어요.

누구도 젖지 않고 지치지 않게

천사가 우산을 발명했답니다.

작가의 말 중 우산은 우산으로 돌아온다 라는 말이 남습니다.

비 오는 날 나를 씌워주던 우산이 고양이들의 비를 피하는 안식처가 되었듯이요.

아무래도 홀로 지치지 않고 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거 같아요.

그래서 비에도 지지 않고 쭉 갈 수 있게 우산을 내 줄 수 있는 천사들을

틈틈이 인생에서 만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우산이 우산으로 돌아오듯이

나 또한 누군가의 천사로 잠시나마 존재하는 찰나가 있다면

그 자체의 삶으로도 충분히 따스하고 소중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하죠?

요즘 정말 나 정말 나이 들었나봐.

왜이렇게 모든게 다 심드렁해.

왜이리 불평불만이 많아.

그거 해서 뭐해.

아 쉽지 않아 쉽지 않아

고되다 지친다 하며 딱딱해지던 맘이

또 이런 그림책 장면에 말랑 말랑해지고

시구절을 자꾸 읊조리게 되니깐요.

천사를 만나려거든

자꾸 두리번 거리세요.

자꾸 멈칫멈칫하세요.

자꾸 이상하게 생각해봐요.

아무래도 몸도 마음도 움직이기 쉽지 않다면

그러면 그림책을 펼치면 되요.

놓칠 뻔한 비오는 날의 감성을.

놓칠 뻔한 아름다운 시를 그림책 덕에 다시 만나 더 반가웠던 책이었습니다.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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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을 샀다 - 장선환 그림책
장선환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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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덥고 지치는 여름이지만 저는 여름이 좋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여름을 그냥 보내기가 아쉽습니다.

'여름'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전 주저 없이 '수박'이거든요.

그래서 세상 좋아져 일년 내내 수박을 먹을 수 있다하더라도

수박만큼은 여름이 되었다 싶을 때 삽니다. (보통은 동네 재래시장에 가게마다 수박이 보이면 그때가 바로 수박을 살때)

하늘은 어둡고 온통 비는 종일 내려서 온통 질척이는 듯한 날,

이 책을 넘기며 여름을 보낼 준비를 합니다.

제게 '수박을 샀다'는 '오감이 몽실거리고 마음이 몽글 거리던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여름이 아닌 과거의 어느 여름날로 데려다주던 책이었어요. 과거의 여름의 추억을 떠올리며 자꾸 멈추게 되던 페이지들.

모든 것이 넘치기보다

조금은 모자라도 불편했던

그 시절을 기억하며,

_사랑하는 어머니에게


표지를 비롯한 이 책의 삽화에 끌려서 책을 넘기다 마지막 이 책의 헌사를 보고 다시 처음부터 넘기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장에 가는 엄마를 따라나서는 아이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아이와 엄마가 전철을 타고 다섯 정거장을 지나 찾은 시장.

온갖 냄새와 색, 소리에 홀려 이리저리 둘러보게 되는 그곳, 시장

아이는 마냥 신이 납니다.

이 페이지에서 어릴 때 엄마가 시장을 나설 때면 무작정 따라 나섰던 기억이 났어요.

시장 초입엔 신발 가게가 있었는데 오늘은 구두 하나 사주려나 기대하면서요.

엄마는 온갖 채소 반찬에 생선토막에 가끔은 튀긴 어묵도 사고

분명 신이나 따라온 자리였는데 여기저기 한 바퀴 두 바퀴 돌다보면

발걸음은 무거워지고, 엄마 언제가 라는 소리가 계속 나오는데

입이 점점 튀어나올라치면 엄마는 입에도 주전부리를 넣어주셨던 것 같습니다.

건어물 가게에서 말린 오징어채 같은 것을 얻어먹기도 했구요.


.

지친 아이 눈에는 수박이 들어옵니다.

기억나나요? 수박 달아요? 하고 물으면 이렇게 삼각형 모양으로 쓱쓱 잘라 저 칼에 꽂은 채로 건네던 저 수박

생각해보니 요즘 시장에는 수박을 다듬어 썰어주거나, 쥬스로 만들어주기까지 하는데

저렇게 삼각형 모양으로 칼 채 건네는 조각은 사라진거 같아요^^:

통통 두드려

삼각형 모양으로 잘라주던 맛보기용 수박.

엄마, 우리 수박 사요, 저 수박 사요.

엄마는 이제 손이 없는데...

내가 들고 갈게. 내가 할 수 있어.

내가 들면 돼요.

안 돼. 네가 들기엔 너무 무거워.

수박은 다음에 사자.

아빠도 수박 좋아할 거야.

누나도 엄청 좋아할걸.

엄마, 나 수박 먹고 싶어


수박을 사기 전에 엄마와 아이의 대화 부분은 동시 같기도 했어요.

그러고보니 수박은 혼자서 먹을 수 없는 과일이네요.

혼자서 들고 오기도 겁나는 과일이구요.

입안에 들어오기 전까지 수박을 썰고 껍질을 버리고 품이 필요한 과일.

이렇게 조르고 졸라 수박을 들고 오는 길. 전 이 장면이 참 좋더라구요

.

비닐끈에 꽉찬 수박을 안고 자리에 앉아있는 아이도. 아이의 자랑스러워하는 표정도

곁눈질로 수박과, 수박을 든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도

지하철 창밖으로 보이는 노오란 여름빛도.


그런데...집까지 수박을 들고 가는 길이 쉽지 않네요.

아이는 수박은 양손에 꽉차게 들고 가는데 어째, 불안불안하죠?

수박을 사긴 샀는데....이 수박이 제대로 집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

같이 읽은 아이는 엄마가 집에서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수박'이라고 내놓는 부분이 가장 좋았대요.

(수박의 운명이 짐작되시나요?)

요즘 아이들과 함께 읽다보면

아니 이 더운 날 뭐하러 멀리까지 수박을 사러 가요?

배달이 있는데요? 택배가 있는데요.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말대로 조금 부족하고 모자라고, 서툴러도 좋았던 순간을 추억처럼 꺼내며 읽으면 어떨까요?

그러고보니 이 책의 제목의 <수박을 샀다> 입니다.

어떻게 이 제목으로 지어졌을까?

수박을 살까? 도 있고

수박을 샀어! 도 있는데

수박을 샀다. 라니~

수박은 그냥 먹기만 해서는 모르지.

날 잡아서 어렵게 간 곳에서 힘겹게 들고와 나눠먹는 기쁨을 말이지! 하며 이야기해주는 장면들이었다고나 할까요.


먼훗날 아이에게 이 여름날의 장면은 어떻게 기억될까요?

알록달록한 시장의 색으로, 여기저기 손님을 부르던 목소리로?

쓱쓱 탁 하고 베어물던 맛보기 수박으로

지하철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던 순간으로

무거운 수박을 들고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게 느껴지던 논밭길로?

올해 수박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아이와 넘기다 보니

수박을 사러 가고 싶네요. 이왕이면 나란히 걸어서

양손에 비닐끈을 잡고, 한손에는 주전부리를 입에 물고 말이죠.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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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용감한 달팽이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307
나심 흐랍 지음, 켈리 콜리어 그림, 이혜원 옮김 / 국민서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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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용감한 편인가요?

아니면 용감하고 싶은가요?

여기 <진짜 용감한 달팽이>가 있습니다.

히어로처럼 망토를 두르고 한쪽엔 곰인형을 낀 당당한 포즈의 달팽이.

어때요? 용감해 보이나요?

.

원제는



그리고 표지를 넘기니 면지에 수많은 종이 비행기가 보입니다.

종이 비행기와 용감함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궁금해 하며 페이지를 넘겼어요.


스스로를 용감한 편이라 소개하는 달팽이. 이쯤에서 궁금해집니다.

도대체 용감하다는 건 뭘까?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이 질문을 아이들과 나눌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렇다면 넌 용감한 편이라고 생각하니? 그렇지 않다면 왜 용감하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말이죠.


달팽이가 스스로를 용감한 편이라고 소개하는데는 이유가 있어요.

큰 소리도, 어두운 밤에 홀로 공연하는 것도 두렵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용감하다는 것은 무서운 것이 없다는 것일까? 가끔은 말이죠. 그림책을 읽다보면

너무 익숙한 단어나 우리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요. 이번 처럼요. 그때는 사전을 찾아보기도 하죠.

.

사전에서 용감하다는 '용기'가 있으며 씩씩하고 기운차다 라는 뜻으로 되어 있어요. 혹은 두려움을 모르며 역시 기운차고 씩씩하다. 주로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용기가 무엇일지도 궁금해지지 않나요?

용감하다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이 있는 상태인가봐요. 하지만 세상의 모든 단어들이 국어 사전에 나온 뜻으로만 쓰이지는 않잖아요. 분명 '용감하다'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사물을 두려워하지 않고 씩씩하고 굳센 것을 넘어서는 무언가. 이 책에서는 '용감하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줘요.

사실, 달팽이가 조금 무서워하는 것은 이 세 가지 였거든요.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

실수하는 것

자기 자신을 믿는 것


달팽이가 두려워 하는 것은 저도 두려워하는 것이었어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두려워하는 것.

달팽이는 종이 비행기 대회에에 나가고 싶었지만(왜 면지에 종이 비행기가 나왔는지 이제 짐작이 가시죠?)

종이 비행기도 제대로 접지 못하고 그래서 꼴찌를 할까봐, 끙끙 댑니다.

혼자라면 종이 비행기 대회는 꿈도 못꾸었겠지만

친구 그루터기 덕에 용기있게 대회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불안한 마음도 털어놓게 되요.

그루터기는 그런 달팽이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며 종이 비행기 접는 것 부터 연습까지 함께 하자고 합니다.

나를 믿어주는 든든한 친구, 그리고 연습으로 채워지는 시간들이 쌓였으니 달팽이도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되겠지요?


아니죠, 대회에 참가할 생각도 못한 달팽이가 이렇게 자신을 믿고 대회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그 자체로 얼마나 용감한달팽이인가요~! 여기에서 이야기가 끝났다면 이 그림책이 너무 뻔한 그림책이라고 생각했을거에요.

지나치게 교훈적이어서 재미없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했을지도요.

제가 가장 좋았던 장면은 대회 이후 장면들입니다. 달팽이를 열심히 도와주던 그루터기가 종이접기 대회에서 아무 상도 받지 못하자 화가 난 그루터기. 그리고 용감한 달팽이의 선택.

여기서 전 '용감한 그루터기'를 응원하게 되었거든요. 그루터기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달팽이는 그루터기가 달팽이를 도왔던 것처럼 곁에서 용감한 그루터기가 되는데 어떤 도움을 주었을까요? 쭉 이어지는 부분은 스포장면이라 직접 이 책을 읽어보시라고 생략합니다. 제목도 그냥 용감한 달팽이가 아닌 '진짜' 용감한 달팽이잖아요. 그렇다면 분명 한 단계 더 나아간 이 둘의 성장이 기대되지 않나요?


이 책을 읽으면서 수업아이디어도 얻었어요. 비행기에 속상한 마음을 접어 날리는 것 해봤지만 이 책과 함께라면 더 즐거울 거 같은 느낌.

책 속에 등장하는 '마음 비행기 날리기' 바로 이거야~!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속상한 마음을 겁내지 말고 마주해봐.

그리고 불편한 마음들을 꺼내 건강하게 날려 보내볼까


  2학기를 시작하면서 또 새롭게 잘하고 싶은 마음, 노력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한 아이들이 교실을 채울거에요.

개학날 서로 지난 여름방학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마음 한 구석엔 방학이 훌쩍 지나가버려 아쉬운 친구들도 있겠지요.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1학년 아이들과 종이 비행기 접으며 뾰족한 마음을 날려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방학 전 다짐했지만 잘 되지 않았던 것들, 혹은 노력했지만 기대만큼 되지 않았던 것들. 시도조차 못해서 아쉬운 것들.

2학기를 보내며 , 한 해를 보내며 해봐도 좋을거 같아요.

우리 안에 슬픔, 분노, 상처, 두려움이 생길 때 같이 용감한 달팽이 이야기를 읽고, 내 안의 속상한 마음을 꺼내 마음 비행기에 담아 날려보내기~

무엇보다 어린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그림책이어서 더 반가웠습니다.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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