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거절당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거절 당하기 전엔 무언가 부탁을 해야하니까.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말고 살아야지 하는 쪽으로 마음이 굳어지게 마련이니까.
언제부터였을까? 누구에게든 ' ---좀 해주세요.'라고 자연스럽게 내밀던 손을 거두어 들이게 된 것은.
입도 뻥긋해보지 못하고 속으로만 애태우던 것은.
이야기를 읽으며 부탁도 전에 안될거라며 접었던 수많은 장면을 떠올려봤다.
가족에게든, 친구에게든,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든
어쩌면 부탁을 해야하는 그 상황 자체가 번거롭고 마음쓰기 싫어서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태양이가 시도하는 여러 도전자체가 지켜보는 어른으로서는 대견스럽게 보였다.
빵집에서 빵목걸이를 만들어달라고 하고~ 미용실에서 소액으로 그 값어치만큼 머리를 자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아이가 얼마나 될까. 우리가 살다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부탁을 해야만하는 순간도 있으니까.
거절당할 것이 분명한데도 문을 두르려야할 순간이 있을테니까.
장난 삼아 시작한 태양이의 도전이, 좋아하는 친구의 조언으로 진지해진다. 평소 가장 부탁하기 힘들었던 사람에게 도전해보기로 하고 한 것. 매번 불친절한 대답으로 아이들을 쫓아내는 문방구 주인에게 새로운 제안을 하지만 역시나 거절~!
하지만 거절당할 것이 뻔한 부탁을 했는데 도리어 고맙다고 말해주고 거절해서 미안하다고 마음을 써주는 어른들을 만나자, 태양이는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동화를 읽는 어른으로서 이야기 속에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런 어른들의 모습이 반갑다.
거절당하기 숙제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주변에도 이렇게 거절당하는 것이 마음 상하는 일만은 아님을, 생각보다 따뜻하게 품을 내주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현실에서도 경험하며 자랐으면 좋겠다. 그래서 사람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거절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며 살아가면 좋겠다.
10번의 도전 이후에 거절 당해도 속상함 보다는 거절하는 상대의 상황을 헤아릴 만한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 태양이처럼. 숙제가 아닌 진짜 도전을 시작할 수 있을테니까.
*이글은 위즈덤하우스 <나는 교사다>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