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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까지 숨이 차면 - 제4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 ㅣ 텍스트T 22
조은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8월
평점 :
매년 올해 역대급 더위가 온다는 뉴스에 이어, 올해가 가장 덜 뜨거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이어진다.
이제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을 안고 살아가야하는 시대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데~
그래서 이 번에 만난 이 이야기가 판타지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전지구적인 핵전쟁 후,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은 이십만 명이 사는 녹운시.
도시 하나를 덮을 정도로 큰 나무, 우산아카시아 덕분에 살아남은 인간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인 나는 데메테르연구소, 녹운고 3반 실습생으로 출근하며 학생과 직장인 사이를 오가는데~ 흥미로운 점은 내가 특성화학교 학생이자, 한 손을 의수로 식물 이식을 기다리는 자립준비청소년이라는 설정이다.
매년 점점 더 심각한 여름을 나고 있지만, 기후 위기 시대에 재난에 대한 체감도는 다르다. 이야기 속의 재난상태가 과연 누구에게나 심각한 상황일까 라는 질문이 남는다.
나처럼~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때론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을 상황이라도) 생존을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존재들. 그래서 월급의 절반을 냉방비로 쓰는 사람들은 무료냉방이 직업 선택의 중요한 조건이겠지만, 이야기 속에서 간접적으로 등장하는 누군가는 쾌적한 환경 속에 일하고 있다. 한 번도 전기가 끊기지 않고 위험 환경에 노출 된 적이 없기에 그늘 하나 없이 에너지만 제공하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시위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래서 위험상황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뛰어나와 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무엇이, 누가 사회의 그늘이 되어줄 것인가? 하는 문제를 던지는 이야기였다.
나의 팀장님은 아직 학생인 나를 늘 아이처럼 보살피는 존재로 등장한다. 다른 팀의 팀장님들과 달리 어려운 일은 늘 앞장서며 결국 생의 마지막까지 '나'를 챙겨준 존재. 부모가 없는 것이 자연스러운 내게 팀장님이 보여준 어른으로서의 선은 후에 내가 스스로를 돌보며 중요한 선택을 하는데 자양분이 된다. 선배는 내가 기대는 유일한 어른이었기에 , 너는 아직 어른이 아니니 위험한 일은 하지 말라고 막아주는 사람이었기에...
그래서 이 이야기는 인간이 벌인 전쟁으로 최악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존자이자, 아이와 어른사이, 학생과 직장인 사이를 오가는 나의 성장기로 읽히면서도, 기후위기로 인한 사회갈등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로 읽히기도 했다.
인간의 손실된 신체를 대체하고 기능을 대신할 식물, 종간 이식이 가능한 시대라는 흥미로운 설정 아래 식물의식의 가산점을 받기 위해 특성화고의 채집원 자리를 선택했지만, 항상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일을 하는 것.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자리에 실습생으로 파견된 학생들을 앞으로 떠미는 어른들. 채집 중 생명 보호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온조절기의 고장 및 수리는 늘 자비로 충당되기에 매번 점검할 수 없는 현실과 이로 인한 죽음 뒤에도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기업, 산재문제의 고발.
기후위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게는 가장 치명적이고도 가혹한 문제라는 것을 SF 이야기를 통해 다시 체감했다. 결국 가장 사회적 약자가 문제의 현실을 보고 해결에 나선다는 것. 이 점이 이 글을 읽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와닿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SF이기에~ 이런 극단적 현실이 펼쳐지기 전에~
너희들이 살아갈 현실이 이러하니 너희들이 어떤 선택과 해결을 할래 라고 떠미는 것이 아니라
먼저 살아간 선배로서. 이 기후 위기를 가중화 시킨 앞 세대로서 먼저 움직이는 어른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서점에는 이렇게 감각적인 북트레일러들이 숨겨져있다. 책을 읽기 전에 아이들과 트레일러를 보면서 내용을 짐작하고 읽어도 좋을 듯하다. 워낙 많은 설정이 던져져서 sf 장르를 멀리한 친구들도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다가가지 않을까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