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빛 Dear 그림책
문지나 지음 / 사계절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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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빛'을 따라 한 아이가 보낸 휴가의 순간들을 쨍한 색감으로 쏟아냈던 문지나 작가가

<겨울빛>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가 제철 행복을 누리려면 제철 음식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제철 그림책을 읽는 순간들이잖아요? 여름빛이 너무 좋아서 같은 책을 여러 권 사기도 했는데 겨울빛이라니. 반가운 마음에 책장을 넘겼습니다.


  여름에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가볍고 밝고 화사한 색감. 쏟아내리는 햇볕, 출렁이는 파도. 매미 소리와 같은 생동감. 열정 같은 것들이 떠오르잖아요. 반면 겨울은 어떠한가요?

짙은 색의 패딩으로 꽁꽁 싸맨 사람들. 움추러든 어깨와 등. 어쩐지 생기 없는 거리. 미세먼지로 휩싸인 누르스름한 바깥풍경. 회색빛 도시가 더 차갑게 느껴지는 것이 겨울이라고 생각했는데

'겨울빛'속 평화로운 장면들을 만나면서 내가 놓치고 있는 소중한 일상, 특히 겨울의 색이 과연 무채색이기만 했는지 다시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 겨울을 오감으로 생생하게 느껴보라고~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누리라고 말해주는 책.

눈이 날리는 날. 보풀이 늘어 가는 장갑을 끼고 장봐서 들어가는 퇴근길.

새콤한 귤의 향도 나고 내일 아침은 바삭바삭한 토스트려나 싶고

저 스노우볼은 누굴 주려는 것일까 궁금해지는 장면.

  어라, 그런데 퇴근 길에 부부가 함께 만나 집으로 들어가는군요. 따뜻하여라.

한 우산을 쓰고. 분명 추운 겨울밤일텐데, 알록달록 목도리도 새빨간 우산도 그리고 그들은 분명 도란도란 종일 있었던 일을 나누며 갈 거 같아요.

  귤향은 퍼져나가고 아빠가 넘기는 마티스 책처럼 따스한 색감으로 물든 거실 속

장 본 음식들을 나눠 먹으며

책장을 넘기며

좋아하는 것을 끼적이며 마무리하는 하루가 얼마나 평온한 순간인지

아무리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왔더라도

돌아갈 곳이, 기다려주는 이가 있는 삶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얼마나 큰 행운인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놓치는 순간들.

시리도록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이토록 평화롭고 따스한 계절.

그게 겨울이야 라고 색으로, 선으로, 향으로, 감촉으로, 속삭이며 말해주던 책.

사실 책의 내용은 일터에서 하루를 마치고, 가족과 함께 먹을꺼리, 소소한 선물꺼리를 사서 함께 나누는 저녁인데

우리 알잖아요. 이런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프거나. 속상하거나. 때로는 서로 날이 선 상태의 날엔

이런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 참 좋다~ 하는 때가 얼마나 귀한지 알게되죠.

우리에게 지친 하루의 끝을, 애썼네, 하고 품어주는 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이 이어지기를


사실 마지막 장면에선 가족들이 함께 하는 순간에도 길 밖에는 홀로 서 있는 누군가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나무 아래 한 사람이 서 있는 것 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여름빛에서 책장을 넘기다가 오일파스텔을 꺼낼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 겨울빛에서도 '나도 이 겨울을 그리고 싶다. 붙잡아두고 싶다'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사실, 어떤 한 장면을 그리려면 그냥 흐르는 순간들 중 붙잡고 싶은 순간을 찾아

자세히 들여다보고 멈추게 되잖아요.

방학이라고 늘어지고

투닥거리는 일상 중에도

입안에 고구마를 잔뜩 넣고 호호 부는 아이의 볼.

짜증만 내는 줄 알았더니 좋아하는 아이돌의 노래에 엉덩이를 흔들대는 사춘기 아이의 몸놀림.

좋아하는 영화의 ost를 몇 번이나 다시 들어보고 같은 구간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손.

일상의 모든 순간에 빛이 깃들어 있었더라구요.

나만의 겨울빛을 찾아. 오늘도 일상의 감각을 풍푸하게~ 누려야겠습니다. 작가의 봄빛, 가을빛도 나올 것 같은 예감은 뭘까요^^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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