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의 특별한 염색체 - 남들과 다른 내 동생 특별한가요? 파랑새 인성학교 5
모르간 다비드 글 그림, 이재현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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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아직까지 어른에 비해 편견이 심하지 않다. 어쩜 없을 것이다. 다만 주변 어른의 반응과 그들의 편견에서 또다른 편견이 형성되는 건 아닌가 싶다. 다운증후군. 예전 생물시간에 염색체가 하나 더 많다는 단순 지식만 습득했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우리와 조금 다르다는 뭐 그 정도의 지식 말이다.




다운증우군의 아이 사진을 보며 나와 다름에 놀랍고 또 혹여 그들 스스로 창피하지 않을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마티유가 다운증후군인 동생 클레망을 학교에 데리고 가면서 알게 된 그 가르침 그대로 말이다. 처음 마티유는 남과 다른 염색체를 가진 클레망이 부끄러웠다. 잠시 책 속 표현을 빌리자면 끔직했다. 다른 친구들이 클레망을 보고 놀라거나 다른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나이스가 동생을 창피해 하는 마티유에게 알려줍니다. 지금 동생은 전염병을 옮기는 환자도 아니고 다른 아이들과 똑같다는 진실을 말이다.




드디어 마티유는 친구들에게 클레망이 우리보다 사랑의 염색체가 하나 더 가지고 있어 세상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슬픈 마음도 치료할 수 있다면서 그의 특별한 능력을 알려 준다.




역시 멋진 결말이었다. 다운증후군에게 사랑의 염색체가 하나 더 있다는 생각. 이 생각으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형이 된 마티유. 어쩜 여는 광고 카피처럼 생각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아주 심오한 진리가 담긴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아동 청소년 전문 임상심리학자인 조선미 씨가 책 마지막에 조언한 것처럼 남다른 것을 들춰내서 놀리거나 배척하지 말고 이해하고 보듬어 주며 사랑으로 이들을 자신감 있게 자라게 해야 한다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마티유와 클레망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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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도둑 3 - 게메트부르를 찾아서
발 타일러 지음, 최소영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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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모모를 읽으면서 모모가 했던 생각을 함께 한 적이 있다. 회색인간에게 시간 절약을 권고 받는다면, 그 시간들을 아껴서 무엇을 할까. 하는. 시간은 그대로 흘러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나싶은. 모든 것이 순리대로 간다면 다소 재미는 없을지라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겠구나 하는 조금은 안일함이 내 안에 있다.




그런 안일함이 순간, [시간 도둑]을 만나면서 두려움과 긴장과 조바심 혹은 두 눈 번쩍 뜨이게 하는 판타지에 깨져버렸다. 3편은 1, 2편에서 마무리 되듯 돌아온 째각이 이후 순탄할 것만 같았던 시간에 또다시 이상이 생기면서 독자를 끌어당긴다. 그 이상을 알리는 뭔가 울림이 느껴지면서 독자들의 시선은 책으로 고정되고 만다.




시작은 재미 만점 뤠카들의 우스꽝스러운 말투를 담아내는 할큄쟁이와 킁킁이, 빈둥이 일당이 굴을 파는 장면이다. 그런데 가만보니 이들의 행동이 시간의 이상과 연결되면서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 준다. 시간이 갈수록(?) 인간과 가디언의 시간이 분리되고, 인간의 시간 체계가 고장이 나 같은 시간들이 내내 반복되며 이 속에서 여자 뤠카들은 할큄쟁이 일당들이 자신의 미궁을 뺏기 위해 땅굴을 파고 있음에 불안을 느낀다. 결국 로린이 가디언이 된 소피를 찾고, 소피는 로린의 부탁을 듣고 대부 팀에게 여자 뤠카들을 도와 달라 한다. 로린의 말을 들은 대부 팀은 시간의 이상과 할큄쟁이가 파고 있는 땅굴이 뭔가 연결 고리 있음을 고려해 지하 세계를 돕기로 한다. 그런 와중 로린과 가장 친한 몰레니가 행방 불명되고...




끝없이 이어지는 사건과 사건 속, 그 속에서 진정 시간이 무엇 때문에, 어디서부터 이상이 왔는지 그 원인을 찾기 위한 가디언들의 노력은 계속 된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대부 팀은 전설 속에 묻혀 있던 시간의 방 게메트부르를 거론하게 된다. 게메트부르를 찾아나선 이들에 모든 것을 맡기는데.




역시 시간 도둑에게 이번에도 내 시간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둑(?) 맞아버리고 나니 다시 궁금하다. 여기서 다시 4권으로 이어진다니. 미련이 너무 남아 빨리 4권을 만나 이들의 결말을 알고 싶은 조급증을 달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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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 파랑새 사과문고 64
김소연 지음, 김동성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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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창작 동화 속에선 항상 현재만을 만났다. 빌딩도 있고 놀이터도 있고 그리고 그들의 학교도 있는. 하지만 꽃신은 달랐다. 아이들의 창작동화인데 그 속에 역사가 있고, 우리의 선조들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나름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가 생각이 났다. 탄탄한 줄거리, 인물들의 소박한 성격, 굴곡 많은 삶의 배경까지. 눈 덮이 초가 지붕 아래 따뜻한 국밥 한 그릇.

그렇다. 이 책은 그런 국밥 냄새가 진하다. 표지의 단아한 아기씨의 모습 속에서 느껴지듯 책 속에 담긴 이야기도 역사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3편의 중편 동화로 엮여 있는데 꽃신에선 역모죄로 몰린 아버지로 인해 갑자기 삶의 모습이 바뀌에 된 선예 아가씨와 역병으로 부모를 여의고도 화전촌에서 씩씩하게 자기 삶을 엮어가는 달이가 나온다. 선예의 꽃신이 달이가 민들레를 꽂아가며 엮은 꽃짚신으로 바뀌는 과정 속에 그들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방물고리에선 병든 어머니를 위해 억세게 삶의 현장에서 싸워가는 덕님이의 홍석에 대한 풋랑도 예쁘다. 또한 마지막에 덕님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쁜 친척들에게 몰려 덕님이가 억울한 삶으로 빠지려 하자 이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홍석의 정스러움과 고맙고, 이야기 사이사이에서 보여준 상도덕 - 한번 장삿군이 속임수를 쓰면 다시는 장사를 못하게 된다는 - 도 배울게 많았다. 물론 국밥 한 그릇에 묻어나는 우리네 정스런 삶의 모습이 더더욱 보기 좋았다.

 

마지막에 담긴 다홍치마. 역사적으로 정약용의 삶에서 이야기의 씨앗을 얻었다는 작가의 설명대로 모든 것에 인자한, 특히 조선 시대에 엄격했던 신분 사회에서 벗어나 큰돌이를 감싸주었던 선비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결혼한 딸에게 귀향살이하는 아비가 준비한 다홍치마. 그 속에 담긴 매화 나무 위의 새 한쌍. 딸이 결혼해서 한쌍의 새처럼 정겹게 살기를 바라는 아비의 사랑이 넉넉하게 전해졌다. 또한 동생을 구해주고 자신을 위해 억울한 누명(?)을 썼지만 큰 웃음으로 이를 넘긴 선비를 위해 다홍치마를 들고 난생 처음 먼길을 떠나려고 결심하는 큰돌이의 모습 속에서 삶의 진실이 느껴졌다.

 

아이에게 조선시대의 삶의 모습이 묻어나는 동화책 한권 선물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아이도 지금과 다른 그들의 삶의 모습을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또한 우리네 선조들의 나누는 따뜻한 사랑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물론 각 이야기 속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개척해나갈지 여운이 많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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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눈물 파랑새 청소년문학 5
안 로르 봉두 지음, 이주영 옮김 / 파랑새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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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한 인생의 목표를 다르게 할 수 있고 많은 것을 움직이게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살인자의 눈물도 어쩜 이 사랑의 힘을 그대로 눈물에 담아 보여준 것이 아닐까. 눈에 보이지도 손에 만져지지도 않는 사랑, 하지만 그 사랑이 가슴으로 느껴지면 어디서부터 솟아나오는 지 알 수 없지만 강력한 힘을 내뿜고 세상에 새로운 삶을 선사하기도 한다.




여기에 나오는 알렌도 그리고 파올로도, 루이스도 처음 사랑을 만나지 못했을 때는 구석에 앉아 아무런 힘도 없이 어깨을 축 늘어뜨린 아웃사이더인 삶의 주인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알렌이 애정 없이 건조한 파올로 부모를 죽이고 이내 파올로와 만나면서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여정이 그려진다.




책을 읽다보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지명수배자로 얼음 같은 맘의 소유자로 알려진 그에게도 따뜻한 맘이 있었다. 다만 그 따스함이 나올 틈이 없었기에 누구보다 차가운 살인자로 삶을 꾸려나갈 수밖에 없었던 알렌이 파올로의 순수함에 새로 태어남이, 아주 천천히 내게 다가와 마지막 눈물의 카타르시스적 감동을 준다.




그리고 어쩜 세상은 아이에게 스톨홀름 증후군에 빠졌다고 바라보겠지만 아이와 여정을 함께 한 독자라면 파올로에게도 눈물 나는 애정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태고적 따스함이 묻어나는 사랑이. 그랬기에 부모를 죽인 살인자 알렌이지만 그가 파올로를 향해 보여준 진심어린 사랑은 아이가 마음으로 알렌을 원하고 곧 되고 곧 어른이 되어서도 알렌의 사랑을 그리워할 수 있게 만들었음을 깨달을 수 있다.



파올로의 티 없이 맑고 희망에 가득 찬 영혼 앞에서 자신의 거친 삶의 모습을 지워가던 알렌과 더불어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는 힘을 되찾고자 했던 루이스. 결국 루이스는 그 힘을 또 다른 사랑에서 얻고 꿈꾸던 세계 일주를 떠난다. 물론 이 과정 속에서 파올로가 속으로 내뱉은 말 한마디 ‘사는 건 정말 힘들구나.’는 읽는 이의 가슴이 저리게 만든다. 아!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하면서 말이다.




파올로의 성장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그 아이의 삶의 여정 속에서 나도 함께 삶의 힘겨움, 사는 것이 아니라 어찌 되었든 살아있는 사람은 그 삶을 꾸려나가야 한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했던 책이다. 그리고 부모의 죽음이 있는 날 다시 태어났다는 파올로와 알렌의 삶의 여정과 함께하면서 읽은 희망의 메시지에 새로운 힘을 느꼈으며, 탄탄한 구성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이기에 단숨에 책 속에 빠져버릴 수밖에 없는 감동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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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이의 나의 살던 고향은 신영식 오진희의 고향 만화 1
오진희 지음, 신영식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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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집에서 기르는 화초에 물을 주노라면 살그머니 코끝을 간질이는 흙내음에 마음이 평화를 얻을 때가 있다. 아마 짱뚱이는 그런 평화를 가져다주는 흙내음 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초가지붕이 있고 땅이 있고 여름 내내 시끄럽게 울지만 그 소리가 가끔은 시원하게 다가오기도 하는 매미 소리 같은 그런 이야기 말이다.




처음 짱뚱이를 만났을 때 아이는 색색이 예쁜 책에 익숙해선지 단색의 짱뚱이 그림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아이가 살고 있는 곳과 다소 다른 시간이기에(1970년 대가 배경이니) 짱뚱이의 생활에 무척 관심을 보였다.




긴긴 겨울을 나던 시절 출출할 때 먹던 동치밋국물과 고구마라던지 집에서 쪄 먹던 시루떡과 솥과 시루 사이에 붙은 시룻번 씹던 껌을 벽에 붙였다가 다음날 일어나서 떼어 다시 씹는 것, 토끼풀꽃으로 만든 목걸이와 반지, 그리고 아카시아 파마 등. 너무나 아이에게 생소한 이야기. 그래도 그 생소함이 재미를 돋워준 모양이다.




엄마인 나는 예전 어렸을 때 그래 맞아 이렇게 하고 놀았지 싶어 자꾸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복숭아 서리와 한참 기다려야 오는 버스. 그랬지. 맞아 하는 말이 저절로 입에서 나오며, 짱뚱이의 귀여운 모습에 자꾸만 눈길이 가니, 정말 [짱뚱이의 나의 살던 고향은]은  고향 냄새를 가득 실은 그런 책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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