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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사랑 - 심리학자 곽금주, 사랑을 묻고 사랑을 말하다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도대체 사랑>
도대체 사랑이 뭘까? 간단한 질문인데다가 흔해 빠진 질문이라서 오락프로그램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질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겉멋이 가득한 멋들어진 답변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그러한 남에게 들려주기 위한 대답이 아닌, 나 자신에게 조금 더 솔직해 진 뒤 스스로에게 대답해 보았으면 한다.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일까?
나의 경우에는 선뜻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책을 펼치기 전에 분명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을 각오가 된 뒤에 책을 펼쳐야 하는 것은 아는데, 어찌 대답하기가 이리도 힘든지… 결국 몇 명의 지인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를 듣고 나서야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나는 ‘사랑’에 대해서 대답할 수 없기 때문에 어려웠던 것이라는 것을.
개인적으로 내가 삶을 살아오면서 겪은 사랑은 부모와 자식간의 가장 1차원적인 사랑 밖에 주고 받지 않은 것 같다. 물론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이성과의 2차원적인 사랑을 못해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2차원적인 사랑은 아직 해보지 못해보았다고 생각한다.
번번히 사랑 앞에서 부딪히는 실패.
이는 과연 나의 미숙함인가 아니면 그 사람의 미숙함인가 그도 아니라면 우리 두사람의 미숙함인가.
도대체 사랑이 뭐길래 열렬히 사랑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그 사람과 내가 결국 이별을 맞이하였는가.
곽금주교수는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시기부터 시작하여 소위말하는 밀당(밀고 당기기)의 시기, 연애시기 그리고 결혼 그 후에 함께 하는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부딪히는 ‘미숙함’에 대하여 다양한 사례와 함께 충분히 공감갈 수 있도록 조근조근 설명한다. 너무나 재미있는 이야기와 내 옆에서 볼 수 있는 사례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나의 경우에는 한번쯤 궁금하였던 ‘못생겨도 연애 잘하는 여자, 예뻐도 연애 못하는 여자’ 였는데 이 부분은 사실 나에겐 공감이 될 듯 말 듯 하지만 어쨌든간 주제가 너무 재미있지 않은가?
더군다나 이 질문에 대해 어쨌든간 대답을 내린 곽교수의 생각이 정말 재미있어서 책을 덮고 난 지금도 한참이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처음 읽으면서 나는 조금쯤은 ‘답’을 찾길 원했다.
얼마전부터 대화가 잘 통한다고 여겨서 자연스럽게 연애를 시작하게 된 사람이 있다. 매사에 진지하고 걱정이 많은 나와 달리 그 사람은 유머러스 한데다가 좀 체 걱정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 외에는 비슷한 점도 많고 달라도 서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게 너무 즐거웠었다. 이렇게 나와 반대되면서 내가 ‘워너비(wanna be)’로 생각하고 있던 부분을 가지고 있으니 그 사람은 내가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였다. 순식간에 나는 그 사람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그 사람이 너무 좋았고 이 사람과 함께라면 유머스럽게 모든 일을 잘 헤쳐나가 오랬동안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언제부터 나와 달리 유머러스 함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진지한데 왜 그 사람은 진지 하지 않은걸까 라는 생각을 하기 되었기 때문이리라.
곽 교수는 이에 대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이야기 한다. 처음에는 달라서 매력적으로 보이던 것이 나와 다르니 조금씩 멀어지는 것이 말이다. 이 부분에서 한 번 위안을 받고 이어 달리 생각하면 간단하다는 곽 교수의 글을 찬찬히 읽어내려갔다.
적절한 사례에 이어 내 마음을 다스리고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 그 사람과의 관계가 곽 교수의 조언으로 인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책을 읽기 시작하면 조금이나마 ‘답’을 찾고파 한 나에게 이 책은 ‘위로’를 해주었다.
P.49 사랑은 배우는 것이다. 인생은 한 번 뿐이라 우리는 언제나 서투르고, 그래서 사랑을 하면서 수 많은 상처를 받곤 한다. 그
과정에서 무언가 배우고 더 성숙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지금 그 사람과 함께 나는 사랑을 다시 배우려고 한다. 곽 교수가 말한대로 나는 늘 비슷한 사람을 만난다.(우리가 사랑하는 그 상대는 늘 비슷하다고 곽 교수는 책에서 언급한다. 곰곰히 사랑해왔던 사랑하는 상대를 생각해보라!) 사랑하는 상대의 유형은 이미 비슷한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실패이다. 그러나 비슷하지만 또 다른 사람이라 이 사람은 내 인생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이다. 서툴러서 상처를 주고 받지만 무언가를 또 배워가고 있다.
도대체 그 사랑 그 놈이 무엇인지 또 다시 이 놈이 나를 힘들게 하면 다시 <도대체 사랑>을 통해 곽 교수를 만나러 갈지도 모른다.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곽 교수는 나의 사랑 멘토로써는 충분하다.
그리고 곽 교수가 사랑의 멘토로써 나 말고도 사랑에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의 멘토가 되었으면 좋겠다.
Pariskit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