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생애 가장 젊은 날
이기주 지음 / 청조사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써보려고 한다. 나는 오늘이라는 단어에 큰 의미를 두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오늘은 내 생애 가장 젊은 날> 이라는 책을 택하였느냐고 묻는다면 표지가 나를 설레게 했다고 대답하고 싶다. 비록 내가 오늘의 소중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은 아니지만 예쁜 민트색과 둥실 떠다니는 찻잔과 티포트 그리고 예쁜 글씨는 이제까지 소중함을 몰랐어도 괜찮아. 지금 책을 열고 느껴보고 마음대로 해도 좋아!” 라고 외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굉장히 소소하고 일상적인 관찰이 담긴 얇디얇은 책을 단숨에 읽어버리고 숨을 돌릴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멀지 않은 이웃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지은이 이기주씨는 얼마나 작은 소리의 온기가 외치고 있는 소리를 듣는 걸까.  

 

버스를 기다리는 아주머니, 택시기사, 휠체어 타는 아주머니, 잡지판매 아저씨,

 

누구나 한번쯤 또는 매일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그들이 소리치는 사연을 들어본 적이 맹세코 단 한 번도 없다. 그저 바삐 앞만 보고 걷기에 바빠 이외는 그들을 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입버릇처럼 여유를 찾겠다고 외치면서 시간이 날 때면 카페를 쫓아가고 공원으로 카메라를 들고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왜 내 옆의 시간들에서는 그러함을 찾지 못했던 걸까? 주위와 소통하는 쉼을 알지 못했던 나를 다시 말하면 여유 있게 살지 못했다는 소리가 아닐까. 귀를 꽉 막은 이어폰에서는 상큼하고 쉬어가는 노래가 도심 속을 걷는 내 고막을 울리면 무엇 하나, 정작 나는 내가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뿌리치는데. 

 

 

오늘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입니다.’

 

젊음. 어디까지가 젊은 것이고 어디까지가 늙은 것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러나 정말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무언가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은 나와 그리 멀리 있는 것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금 식상한 이야기지만 달리 표현할 길도 없을뿐더러 이 책이 전하고 있는 것들은 정말로 그러하다.  

 

 

  책을 덮고 지금 글을 쓰며 가장 기억이 나는 것은 버스를 기다리는 아주머니 이야기였다. 암으로 고생하는 남편을 두고 있지만 그래요, 당신이 곁에 있어 참 다행입니더.” 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마음에 어쩐지 눈시울이 붉어 질 것만 같았다. 당연히 옆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사람의 존재에서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 대단한 시간이 들지도 않는데 그러한 생각을 왜 하지 못했던 걸까. 입 밖으로 한 마디 뱉어 본적이 없는 내가 참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람 냄새가 나고 또 순간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짜인 이 책은 가볍기도 가볍고 얇기도 얇아 다 읽고 나서도 손에 쥐고 가방에 넣고 참 많이도 들고 다녔다. 마치 부적처럼 들고 다녔던 것 같은 지난날들이었다.

 

<오늘은 내 생에 가장 젊은 날>의 주인공들 덕분에 나는 지나갈뻔한 순간의 행복에 대해 감사해 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내 가슴을 훈훈하게 채웠으며 죽어있던 마음에 잔잔히 돌을 던져 파동을 일으켰다. 덕분에 보고픈 이, 고마운 이 에게 참 많은 연락을 했었다.

 

또 내가 치매에 걸린 경비원이 되었다는 마음으로 사소 한 것을 기록해보고자 서랍 한 구석에 박혀 뜯지도 않은 수첩을 열어 몇 개를 끄적여보기도 했다. 편지든 무엇이든 그렇듯 쓸 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 역시 흔히 하는 말로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부끄럽지만 내 입가에 미소가 걸려있는 것은 그 순간의 행복이 진짜 행복의 기록이었고 그 순간의 고민마저도 지나가면 웃게 되는 무언가가 있나보다.

 

 

  이 책을 다 읽은 아직도 오늘의 소중함을 많이 느끼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미묘하게 변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어쩌면 더 나이가 들어서 젊음이 그리운 날 진짜로 오늘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지나간 메모를 보며 젊음을 만끽할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이렇게 미묘하게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로 인해 변했듯이 그들도 행복을 진정으로 느꼈으면 좋겠다. 이기주씨의 눈으로 바라보고 관찰당해 찾은 행복이 아닌 정말로 행복을 그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큰 욕심을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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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켈러 - A Life - 고요한 밤의 빛이 된 여인
도로시 허먼 지음, 이수영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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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이 책을 읽기 전 까지만 해도 헬렌 켈러,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대부분의 가정집에는 위인전 한 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 내 책장에도 참 여러 종류의 전집들이 가득 꽂혀 있었던 기억이 난다. 많게는 40~50권 적게는 20권이 조금 넘는 전집들을 보며 어린 마음에도 뿌듯해서 그 앞에서 많이 머물렀었다. 많은 전집 가운데 어디에서 헬렌 켈러를 읽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위인전 중에 한권 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야기 책 중에 몇 권의 위인들이 섞여있었는데, 그 중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혹은 그 둘 다이던가.

어린 시절에 내가 최초의 만남을 가졌던 헬렌은 나와 마찬가지로 어렸다. 그 아이가 못된 어린이에서 착한 어린이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읽으며 신세계를 맛보았던 것 같다. (밥상에서 포크를 던질 수 있는 아이라니!) 그랬던 그 아이는 눈이 멀고 듣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바르게 자라났다. 바로 앤 설리번 선생님에 의해. 당시에는 그냥 그렇구나 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끝났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헬렌은 단지 시청각장애우였고 그녀를 인도한 것은 앤 설리번이었는데 왜 그녀가 위인전에 올라가게 되었는가?

헬렌이 위인전에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한 마리의 짐승에서 사람으로 변해 착한 심성을 가지고 살아갔다는 이유인가?

그녀는 앤 서리번의 교육을 받은 후 무탈하게 생을 마감하였는가?

더 이상 내가 빽빽이 꽂힌 위인전의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어린아이가 아니 듯 내 기억속의 헬렌도 어려서는 안 된다. 나만큼이나 헬렌은 자라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가 고른 위인전집의 헬렌이 아닌 내가 헬렌을 선택해야하고 그 시간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헬렌 켈러-A life>는 ‘햇살이 환히 비쳐들고 소리가 가득한 방에서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헬렌 켈러가 슬픔으로 목이 메인 채 앤 설리번이 영원히 잠들어있는 침대 곁을 지키고 있었다.(p241)’ 으로 시작한다.
하등 의문을 품을 문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첫 문장을 인용한데에는 이유가 있다. 헬렌이 애니의 죽음을 보았고 실과 바늘처럼 단짝인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먼저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다! 위인전에서는 영원히 행복할 것 같았던 그녀들이 죽음을 맞이했다. 이 사실만으로도 나는 놀라웠고 <헬렌 켈러-A life>에서 많은 것을 보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헬렌 켈러는 균형 잡히고 어여쁜 여성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그녀가 정상인이었더라면 그 무엇보다 그녀의 몸매와 아름다움이 먼저 이야기 될 만큼 그녀는 실로 아름다운 여성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앤 설리번은 최고의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것과 달리 그녀는 고집 세고 독하며 가난뱅이의 여자일 뿐 사실 그 분야에서 알려진 최고의 선생님도 아니었다고 한다. 애니의 성품을 보아온 선생님에 의해 추천되었을 뿐이지. 어쨌든 애니는 헬렌과 비슷하지만 많이 다른 로라를 도와주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또 선생님이 추천해준 성품을 한껏 살려 애니의 방식대로 헬렌을 가르쳤다. 그것은 인내였지만 애니에게는 희망이었다…

 

표면적인 헬렌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헬렌의 삶에 대한 ‘결과’는 확실히 우리 모두가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인간적인 헬렌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한 번 돌이켜 봐야 할 것이다.

 

 

  처음에 내가 던져둔 몇 개의 질문이 있다. 그러나 그 몇 개의 질문마저도 부질없으리란 생각이 들만큼 <헨렌 켈러-A life>는 척척 대답을 내놓는다. 그 당시에는 헬렌만큼 복잡한 장애를 가진 사람도 드물었고 설사 있다고 해도 부모와 사회에 의해 버려져서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도 없을뿐더러 일찍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헬렌은 복잡한 장애임에도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이 기울여졌고 그녀는 일상생활이 가능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또한 그녀의 이러 인간다운 삶은 그 당시 장애우에게도 큰 희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삶 이전과 이후로 장애우에 대한 모든 것이 조금씩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그녀는 단지 역경을 이겨낸 것에 대해서 위인이 아니라 작게나마 장애우를 위한 사회로 발돋움했다는 것에 대해 ‘위인’전에 실린 것이 아닌가 한다.

 

 

  누군가가 지난날의 나와 같이 헬렌 켈러를 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아마 당신은 도로시 하먼이 말하는 헬렌이 장애를 극복한 성녀이기이전에 누구보다도 수줍고 당찬 여성이니 어쩌면 내가 알고 있던 헬렌과 달라서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p546. 헨렌 켈러 A Life

빛이 없는 어둠이 있다면 그것은 무지와 외면의 어둠일 뿐이다.

우리는 다르다. 볼 수 없는 사람들과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서로 다르다.

감각이 다른 것이 아니라 감각을 사용하는 방법이 다르다.

감각을 뛰어넘는 지혜를 찾기 위해 펼치는 상상력과 용기가 다를 뿐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헬렌 켈러, 그 ‘여인’을 안다고 대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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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하게 벚꽃이 만개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덧 벚꽃을 살짝 저물었네요.

반면에 5월이라는 싱그러운 달이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어요. 수줍은 소녀같은 봄이 성숙한 여인으로가는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느낌이 들어서 금은 아쉽기도 또 설레기도 해요.

이렇듯 제가 생각하는 5월은 참 묘한 달입니다. 아름다우면서도 어쩐지 아련한 4월의 봄과 싱그러움과 푸르른 열정을 가진 6월 그 사이에 공존하는 달 같거든요. 

 

 

 

       첫 번째, 오늘은 여행하기 좋은 날입니다. 

 [눈물 대신, 여행 :장연정/북노마드]

 

 <소울 트립>을 시작으로 그녀의 조금은 메마르고 아련한 감성에 빠져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이 맘때 쯤에는 꼭 장연정의 지난 책을 꺼내 읽고는 했었는데, 올해는 <눈물 대신, 여행>이라는 책으로 그 감성을 쫓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따뜻하면서도 아름답게'라는 모토로 쓰인 이 책은 이 맘때 딱 읽기 좋은 느낌의 사진과 글들로 마음을 짠하게 채우네요. 제목은 눈물 대신이라고 하는데 어쩐지 사진과 글귀를 읽다가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두 번째, 겨울의 시림을 추억하며 내 사랑은 어디에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박범신/은행나무]

 

 최근 들어 가장 '핫'한 작가 중의 한 명이신 박범신 작가님의 에세이 입니다. 모든 것을 내려두고 고향 논산으로 내려가서 그의 사랑을 찾아 해매이는 산문집이예요. 겨우 내 논산의 모습과 함께 고백의 대상인 문학을 향해 끊임없는 열정을 태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지요.

감탄이 나오는 사진도 있고 아무렇게나 철컥 찍은 것 같은 사진이 어우러져있네요. 쓰인 일기는 일기의 의미를 뛰어 넘어 짧은 시 같기도 해요. 시린 날에 열정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박범신 작가의 '따뜻해지고 싶다'라는 소망을 담은 책으로 나의 사랑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 번째, 고물상 주인이 된 노숙인 공동체를 통해 찾은 희망

 [누군가에게 쓰레기는 희망입니다 :하재호/호박]

 

 조금은 특이한 작가의 이력에 먼저 눈길이 가네요. '감옥을 두 번이나 갔다오고 아내와 이혼 위기까지 몰렸던 남자'. 그런 남자가 지금은 신학공부를 통해 목사가 되고 노숙인들을 돕고 있다는 이야기랍니다. 노숙인의 이미지는 꼬질꼬질하고 퀭한 눈빛에 삶을 의욕을 잃은 이가 떠오르는데 사실 그 들이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은 삶을 끝으로 몰려있기 때문이지요. 사회에서는 그들을 골칫거리로 여기고 재활은 불가능 하다고 하지만, 마찬가지로 삶의 끝까지 몰려본 남자는 이들을 구해내고 고물상 주인으로 만들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들로 바꾸어 놓습니다. 희망을 보게 된거죠. 지친 날 읽으면 좋지 않을까요?

 

 

      네 번째, 행복하게 이별하는 법

 [고마워, 너를 보내줄게 :존 카츠(위선주)/미래의창]

 

 '당신의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이별하는 법'이라는 주제라 다소 봄과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제 경험을 돌이켜보면 봄에 좋은 일들도 있었지만 슬픈 일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무엇'과의 이별이지요. 언제든지 이별은 참 슬픈 것 같아요. 계절과는 다른 이별을 과연 행복하게 맞이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반려동물'과의 이별이라고 말하지만 당신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가 아니라도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이별은 견디기 힘드니까요. 행복하게 이별하기 위해서 따뜻한 날 미리 예방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다섯 번째,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 :김제동/위즈덤경향]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에 이은 두 번째 책이예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두고 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간 리더들과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화합고 소통에 목적을 둔 책이예요. 누구보다도 거짓없이 이야기를 담아내어 이 전에도 많은 공감을 하였는데 이렇게 두 번째의 책이 출간되었네요.

우리가 잘 아는 인터뷰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공감도 하고, 또그들의 속내를 함께 공유하고 싶다면 이 책이 딱 좋을 것 같아요. 모두가 따스해지는 이 맘때 어느 누구 가릴 것 없이 하나 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는건 어떠세요?

 

 

 

*

'아련함과 싱그러움 사이에서'라는 주제로 페이퍼를 작성하고 나니,

빨리 나가서 이 시간들을 만끽하고 싶네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이 잖아요.

책 한권 끼고 산들산들 바람을 맞으며 배 깔고 집에서 읽는 책도, 또 향긋한 차와 함께 카페에서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어서 이 시간을 만끽할 수만 있다면 어디든지 상관없을 것 같아요.

더불어 어디든지 책과 함께이겠지요?

행복한 5월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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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하루 그림 - 그림으로 문을 여는 오늘, 그림 한 점의 위로와 격려
선동기 지음 / 아트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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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은 나를 설레게 만든다. 봄이 뭐라고 나를 설레게 하는지 새벽에 글을 쓰면서 곰곰이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봄날의 나는 책 표지의 아이들만큼이나 기분 좋게 들떠 있고 벚꽃나무를 끼고 걷기위해 부러 먼 길을 돌아갈 만큼 여유가 넘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 기분 그대로 가능하다면 그림의 아이들처럼 맨발로 걷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만 아니라면 말이다.)

매일이 두근두근하는, 그러나 아무것도 아니고 때로는 더 지치는 봄 날.
봄날의 로망과도 같이 꽃잎이 하늘하늘 떨어지는 나무아래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 하에 달디 단 책을 찾고 있던 내게 한 책이 눈에 띄었다.
처음에는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왔고, 두 번째로는 <나를 위한 하루 그림>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왔다. 세 번째로는 '그림 한 점의 위로와 격려'라는 문구가 뇌리에 박히면서 마지막으로 이 책을 꼭 손에 넣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늘을 출발하는 것은 봄과 같다. 눈을 뜨는 것으로 시작하는 '하루' 맞이는 설레지만 가끔 시작부터가 울적한 날들이 있다. 그래서인지 '나를 위한 위로와 격려'라는 문구가 참 재미있었다. 돌이켜보니 나는 그 동안 나 자신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주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일을 더디게 진행하고 있는 나를 질책했고 해야 할 일을 미루는 나를 꾸짖기만 했었지 그 흔한 수고했어라는 말 한마디조차 내게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특별한 2012년을 위해 나를 격려해주기로 마음먹고 <나를 위한 하루 그림>을 집어 들었다. 계절 별로 나누어 그림과 글이 한 면씩 배치되어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조금 더 세분화 하여 월(月)별로 나누어 이야기 하는 것도 좋았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내 그림실력은 그리 뛰어나지가 않다. (지난 날의 선생님말씀을 빌리자면 스케치만 보면 나름대로 괜찮고, 또 색감만 보자면 훌륭한데 어째서 이 둘을 조합하면 참 오묘한 그림이 탄생하니 이것도 실력이라면 실력이다라고 비웃을 정도로 그냥 못 그리는 솜씨이다.)

어쨌거나 못그리는 그림이지만 나름대로 그림에 대한 확고한 내 취향이 있어 그 편향대로 그림을 무수히도 보아왔었다. 강렬하고 조금은 난해하고 또 자신만의 철학이 가득 담긴 그림들을 보아오다가 이 책에 나오는 그림들을 보고 참 재미있었다. 그리고 신기하기도 했었다. 낯익은 화가들도 있고 낯선 화가들도 있었지만 다 들 어쩜 이리도 소박하게 그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모두 소박하고 정겨웠다. 마치 시골의 된장국처럼 구수하고 폐교의 벽화를 바라보는 느낌이 묻어난다고 하면 느낌이 전해지려나 모르겠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림들만 주르륵 모아놓아 두었으니, 이러한 그림들을 그 동안 보아오지 않은 나도 책을 보는 내내 이유 없이 마음이 편해지고 스륵 웃게 되는 봄 날 같은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참 재미있지 않은가?
그 동안의 내 취향과 분명 다른 소박한 그림들만 모아두었는데 이것들을 보며 피실피실 웃고 있는 나라니.

 

 

p66

봄이면 마당에 꽃을 심습니다. 매년 심는 꽃이 조금씩 다르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양'으로 심는다는 것이죠.

무리 지어 피는 모습들이 보기 좋거든요.

간혹 홀로 피어 있는 꽃들에게서 당당함이나 고고함을 볼 때도 있지만 혼자보다는 둘이나 셋, 그리고 이렇게 비슷한 키 높이로,

무더기로 피어 있는 모습이 저는 더 좋습니다. 특히 봄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사람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요.

함께 피어나는 모습만큼 웃음 짓게 하는 것도 많지 않거든요.

 

 

  <나를 위한 하루 그림>은 말 그대로 그림으로 나를 위로해주고 또 때로는 격려해준다고 하지만, 실상 이 책에는 그 흔한 당신 힘내세요! 오늘 하루 파이팅! 같은 문구는 발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 한 점과 더해 그림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구어체로 전해주는 활자들을 보고 그냥 마음이 따뜻해진다. 꼭 이유를 꼽자면 그냥 소박하고 그만큼 소박하고 그래서 또 소박하고 소박하기에 마음이 따듯해지고 위안을 받게 되는게 아닌가 한다.

다시 말해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것을 쫓아가는 현대인이라고는 하지만, 누구나 한켠에는 고향이 시골이든 시골이 아니든 된장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던 그 것들과 상관없이 소박한 것을 품어두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소박하고 수수함의 절정을 이룬 책이라 구어체로 전해오는 활자들마저 정겹고 마치 낮은 저음의 사내가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 난다.

적당히 좋은 글과 적당히 아름다운 그림들과 오랫 동안 함께이고 싶어 조금 더디게 아껴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봄을 이 책과 함께 더 만끽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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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한의 취업 적성검사 불패노트
이시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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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맘때 쯤이면 졸업시즌과 맞물려 기업들의 공채소식들이 속속히 날아든다. 비단 머나먼 일이 아닐까 하던 시절도 다 지나가고 어느 덧 나에게도 가까워져오면서 조금은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었다. 대기업들의 공채소식에 많은 이들이 지원했으리라 생각된다. 또 그 많은 이들 중 나도 한명에 포함된다. 떨리는 마음으로 지난 날의 공부했던 나를 보이고 과연 어떠한 평을 받게 될지 두려움이 크다. 아마 이번 시즌에 입사지원서 및 자기소개서를 낸 이들은 나와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내가 공부한 것을 평가받고 나의 가치를 알아봐주고 하는 기업과의 만남을 조우하기 이전에 문제가 하나 있다. 대부분의 이들(나를 포함하여)이 원하는 흔히 말하는 '잘나가는' 기업들은 자기소개서와 졸업증명서는 기본으로 하고 한가지를 더 요구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인재는 바로 우리 회사의 시험에서 무사 통과를 해내는 사람을 거르는 것, 바로 인적성검사이다. 인적성검사하면 중고등학교때 치루었던 대국민적인 아주 기초적인 시험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취직에 걱정 없던 시절의 나 또한 그리 쉽게만 생각하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 시험은 쉽게 볼 것 이 못된다.

내노라하는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를 찾고, 원치않는 인재는 거르고자 하여 만든 시험인데 어디 쉬울수가 있으랴.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여 문제를 비꼬고 문제를 간파하고 답을 찾는 사고력과 이해력, 순발력 등 다방면으로 우수한 인재만이 통과할 수 있도록 많은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한 문제들인데 말이다. 따라서 시중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을 타깃으로 하여 각 기업마다 문제집이 출판되고 있다.

 

 

  문제집을 구입하여 풀어보고 시험치면 되지 않겠냐는 아주 간단한 답을 이야기하면서 걱정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도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말은 정답이다. 만약 당신이 엄청나게 부유한 집안의 자녀라면 말이다. 나의 경우에는 그냥저냥 평범한 가정의 자녀인데다가 용돈을 받아서 그냥저냥 생활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내가 지원한 기업마다 각각의 책을 구입하기에는 배보다 배꼽이 큰 격으로 돈이 많이 들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비단 나에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 지원서를 낸 이라면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기업에 여러 지원서를 넣고 시험치는 날만을 기다리는 것인데, 기업마다 개별 문제집을 사서 풀어보자니 시간도 없고 돈도 부족하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취업준비생(취준생)이 아닌 발등에 불이 떨어져 급히 취준생으로 변신한 나에게는 한가지 통합문제집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지금 풀고 있는 이 문제집이다.

다양한 기업들을 통합하여 문제를 제시해두어 한 권으로 여러마리의 기업들을 잡는다는 책의 목표답게 내용도 알뜰차서 공부하기 편리했다.

먼저 이 책으로 공부하기전에는 사실 걱정 아닌 걱정도 없지 않았다. 과연 통합 한 권으로 모든 기업들을 노릴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걱정말이다. 그래서 서점을 직접 찾아가 각 기업에 맞게 문제집을 펼쳐 놓고 보면 각각의 기업에서 특히 신경쓰는 부분도 있지만 통합되는 부분도 적지 않게 많았다. 이 부분에 대한 시간절약을 할 수 있는 것이 이번 문제집의 장점이다.

 

 

  즉, 통합 문제집인 , <이시한의 취업적성검사 불패노트>를 통해 시간절약을 해둔 뒤 기업에서 요구되는 특별부분만 공략하자는것이 이번 계획으로 잡고 한창 실행중이다. 이렇게만 부지런히 노력한다면 아마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오늘도 공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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